열 살 때 갈색 털을 가진 너를 처음 만났다. 눈도 제대로 못 뜬 채, 잘 걷지도 못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우리는 말 그대로 같이 자랐다. 어린 내가 투정을 부릴 때마다 너도 따라서 칭얼거리곤 했다. 12년이 흐른 지금, 어느새 흰 털이 늘어 진한 밤색이 흐릿해졌다. 잠을 자며 부쩍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언젠가부터 알 수 없는 물혹이 만져질 때, 노령견 수술 동의서를 처음 쓰던 순간. 그때마다 혼자 이별을 상상해보지만 쉽지가 않다. 할머니가 된 너를 볼 때면 문득 부모님의 나이를 실감한다. 작년 아빠에 이어 내년에 앞자
“결국 모든 것은 우스개다.” -찰리 채플린 코미디 영화를 향한 평가는 박한 편이다. ‘저속하다’, ‘유치하다’, ‘진지하게 다룰 필요 없다’ 등 최근까지도 그 가치를 비하하는 말들을 듣고는 했다. 하지만 영국의 위대한 코미디언이자 영화 제작자 찰리 채플린은 "코미디는 강장제이고, 안정제이며, 진통제"라고 말했다. 먼 과거 무성영화부터 OTT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코미디는 수많은 이들을 웃기고 울려왔다. 코미디 영화의 변천사를 좇아서 1920년대 무성영화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서구 코미디 장르는 배우의 행동을 과장스럽게 표현하는 슬
, , 이병헌 영화감독 인터뷰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1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은 대흥행작 영화 은 2018년 최고의 유행어를 낳았다. 영화는 안 봤더라도 ‘수원왕갈비통닭’을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드라마 OST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역시 여전히 노래방 인기차트 상위권이다. 의 흥행으로 입증해낸 대중성부터 을 통해 형성된 두터운 마니아층까지, 감독 이병헌은 코미디라는
리얼리즘 대신 ‘하이퍼리얼리즘’ 자유로움 추구하는 웹예능이 대세유튜브, 코미디의 새 시장 열어 국내 최초 비대면 스탠드업 코미디 오디션 ‘황금마우스’가 오는 7월 막을 올린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속 웃음이 줄어든 국민의 현실을 위로하고, 활동무대를 잃어버린 희극인에게 활동 재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다. 아홉 번째 시즌으로 막을 내렸던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 역시 올해 하반기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흥과 웃음의 민족이었다. 양반사회에 대한 노골적이고 해학적인 풍자와 함께 신명
아동 향한 냉소적 시선 거둬야어린이는 힐링 수단 아닌 ‘목적’입시경쟁 대신 놀이 필요해 “모든 어른들도 한때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의 서문 중 일부 UN아동권리협약의 사상적 근거를 제공한 아동문학가이자 교육철학가 야누슈 코르착은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사랑받고 존중받는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선명히 쓰여진 노키즈존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어린이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잘못된 교육방식을 가진 일부 부모들로 인해 어린이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은
고려대 전신 보성전문 입학해아동문학을 발전시킨 독립운동가민족의 희망을 어린이에게서 찾다 “새와 같이 꽃과 같이 앵두 같은 어린 입술로 천진 난만하게 부르는 노래, 그것은 그대로 자연의 소리이며, 하늘의 소리입니다.” -지 창간호 첫머리 아동운동단체 ‘천도교소년회’가 창립된 지 올해로 100년을 맞이했다. 다가오는 2022년은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모든 역사의 중심에 소파 방정환 선생이 자리한다. 5월은 어린이와 스승을 기억하는 달이다. 어린이의 영원한 벗이자 민족의 스승, 소파 방정환 선생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