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하청(百年河淸). ‘중국의 황하강은 늘 흐려 맑을 때가 없다’는 데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황하의 물이 맑아지려면 백년이 넘을 정도로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어떤 일이 이뤄지기 위해선 상황에 맞는 지혜로운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백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그 때의 흔적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기만 한다면 우리의 삶 속에 자리한 유산은 자연스레 잊히게 된다. 특히 삶과 가장 밀접히 맞닿아있는 주거 유산은 관리 주체가 모호하고 거주민의 소유권이 우선시된다는 이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전국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 세계에 알려졌다. 사람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기억하고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소녀상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기억하고 일본군의 반인륜적 범죄를 고발하는 의미는 하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길 바
낙서는 일기장과도 같다.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 가는 대로 끄적이는 것이기도 하고, 지나가 버린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기도 하다. 남몰래 마음을 표현한 글자는 오래도록 그곳에 남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서울 곳곳에 무심히 새겨진 낙서 속 다양한 이야기를 들여다보았다. 고대인의 낙서 낙서는 학내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빛이 바래 희미한 자국으로 남아있는 교양관 강의실의 낙서부터 학관 벽에 새로이 채워지는 낙서까지. 학생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새하얀 벽을 물들이는 색색의 낙서, 벽화 벽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
2024년, 갑진년의 해가 밝았다. 갑진(甲辰)은 육십갑자 중 41번째다. 푸른색을 의미하는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을 합쳤기에 올해는 청룡의 해다. 사람들은 다가온 새해를 각양각색의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맞이한다. 새해의 첫발을 내디딘 사람마다 품은 새해의 염원도 다양하다. 건강, 사랑, 우정, 학업, 재물…. 우리 모두 청룡의 기운을 받아 높게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龍! * 복혜구족(福慧具足): 복과 지혜가 가득 참. 하동근·진송비·한희안 기자 press@
승객 여러분, 지하철 6호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6호선은 단순히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하철 창 너머로 서울 곳곳에 숨겨진 장소를 보고, 맛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안암역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월곡역과 고려대역, 서쪽으로는 녹사평역, 합정역, 망원역에서 내리면 세계 6개국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각국의 매력적인 음식들을 느끼러, 지금 출발! 망원에서 생긴 일 ‘발리 인 망원’ 망원동 골목에 숨어있는 ‘발리 인 망원’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현지 메뉴가 있다. 오래된 건물
‘동행: 같이 길을 감.’ 세상엔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의 배려와 도움, 존재가 더해질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과정은 동행이라 불린다. 약자를 배려하는 자세에서, 도움을 건네는 손길에서, 곁에서 함께 하려는 마음에서 우리는 동행을 느낄 수 있다. 학교 내외 다양한 곳에서 발견한 동행에 다가가 그 마음을 담았다. 같이 뛰기에 더 멀리 가는, 러닝크루 20·30세대를 중심으로 러닝크루 열풍이 뜨겁다. 진입장벽이 낮고 별다른 장비나 장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궂은 날씨에도 러닝을
고대인이 사랑하는 막걸리. 오늘도 안암골엔 빈 막걸리병이 쌓여간다. 쌀이나 밀을 발효시켜 만드는 막걸리는 ‘지금 막 거른 술’과 ‘마구 거른 술’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흐린 모습 때문에 탁주, 하얀 색깔을 가져 백주, 농사지을 때 마신다고 해서 농주 등 막걸리를 칭하는 이름은 다양하다. 농부들이 농사를 지으며 함께 나눠 마시던 막걸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라며, 다 함께 건배! 오늘날의 막걸리 전통술을 계승하고 발전하다 염가은·하동근 기자 press@
‘시장에 가면♪ 사과도 있고♬’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불렀던 노래다. 가사 속 흔한 단어 대신 한약이나 꽃이 들어간다면? 서울엔 특정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유통·판매하는 시장들이 있다. 한약, 꽃, 옷 등을 다루는 특별한 시장 6곳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은다. 시장에는 각각의 고유한 매력과 삶의 향기가 가득했다. 다같이 즐기는 오늘날의 시장, 플리마켓(Flea Market) 벼룩이 나올 정도로 낡은 중고품을 사고판다는 의미에서 플리마켓(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최근엔 ‘누구나, 내가 만든’이라는 의미가
2023 정기 고연전은 고려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연패 후 내리 세 종목을 승리하며 따낸 우승은 더욱 값지다. 학생들이 보낸 열띤 응원에 선수들은 멋진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오늘도, 내일도 ‘필승, 전승, 압승!’ 김태윤·염가은·손제윤·하동근 기자 press@
2023 정기 고연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고려대 운동부는 필승, 전승, 압승을 위해 더위를 무릅쓰고 승리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고려대학교 송추 운동장, 아이스링크장, 연수관 등 장소를 불문하고 불타올랐다. 선수들의 노력이 역사적인 전승으로 이어지길. 김태윤·염가은·손제윤·하동근 기자 press@
종교는 국가, 민족, 문화를 막론하고 어디에나 존재한다. 종교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종교의 ‘건축’은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다. 건축은 가치를 표현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보듬고 자극한다.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종교 건축물도, 어느 순간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얻고 싶을 때, 마음을 담아 기도하고 싶을 때 잠시 그곳에서 안식을 얻는 것은 어떨까. 서울 중앙 이슬람 성원 : 전국 이슬람 신도들의 안식처 매주 금요일 이태원에서는 아랍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
연극은 배우, 제작진, 관객으로 이뤄진다. 관객은 배우와 제작진의 땀과 노력으로 완성된 하나의 작품에 참여한다. 배우, 연출자, 무대감독, 조명 스태프 등은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무대 뒤, 분주히 움직이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1. 극본 작성 : 작가가 만들어 내는 세계 연극은 작가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등장인물, 배경을 설정해 연극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삶의 여러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극본을 쓴다. 본교 문과대학 연극동아리 ‘녹두극회’ 부원 박상신(문과
본교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일주일. 첫날부터 학교는 어느 때보다 붐볐다. 민주광장은 환호와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학생회관 앞 무대는 다채로운 공연이 끊이질 않았다. YB(윤도현 밴드), 선미, ZICO(지코)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도 방문해 대동제의 밤을 달궜다. 그리고 축제의 마지막 날인 입실렌티. 뜨거운 햇빛이 머리 위로 내리쬈지만, 응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한순간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원 없이 소리치고 한없이 행복했던 일주일간의 기억을 되돌아본다. 김태윤·김민경·염가은 기자 press@
‘한양도성의 북쪽’이라는 뜻을 가진 ‘성북(城北)’. 본교 서울캠퍼스가 있는 성북구는 조선시대 도성으로 접근하는 주요 골목이었으며 양반들의 별서(별장)가 여럿 있을 정도로 경관이 좋았다. 일제강점기에는 돈암동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져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했고, 2000년대 성북천의 복개를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익숙한 캠퍼스에서 빠져나와 관찰한 성북구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곳,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한양도성 성곽마을, 색다른 문화공간. 성북구의 참멋이 담긴 여덟 군데를 선정해 소개한다.
친구들과 함께 공원을 가로지르며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 그 누구보다 즐겁게 놀 수 있을 때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면 놀이터 대신 카페에 머물고, 까르륵 웃는 소리는 무겁게 내쉬는 한숨 소리가 된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낸 날엔 해맑게 뛰어노는 어린아이가 되고 싶어진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아이와 어른아이의 일상에 들어가 그들의 시선을 담았다. 동심으로 수 놓인 하얀 도화지 많은 고민과 수정을 거쳐 그리는 입시 미술, 상업용 그림과는 달리 어린아이들은 오직 자신의 느낌만으로 손을 뻗어 나간다. 아이의 색연필
제가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요?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렇다면 우리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은 어떨 때 행복할까. 아이들은 그들의 행복을 묻는 질문에 개성 있는 대답을 막힘없이 내놓았다. 어린이집(또는 초등학교) 가서 뭐 하고 놀아요?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있나요? 서울 중평초 4학년 김선우(남·11) “보드게임하면서 많이 노는데, 할리갈리랑 달무티 좋아해요!” 충주 금가초 2학년 원윤우(남·9) “유튜브 보는 거 좋아
음양오행 사상에서 유래한 오방색은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다섯 가지 색이다. 우주의 중심을 상징하며 가장 고귀한 색으로 여겨지는 황색. 만물이 생성하는 봄을 의미하며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청색. 결백, 진실, 순결을 뜻하는 백색. 창조와 정열을 뜻하며 강한 *벽사를 의미하는 적색. 인간의 지혜를 의미하는 흑색. 이들은 각각 방위도 뜻한다. 황은 중앙, 청은 동쪽, 백은 서쪽, 적은 남쪽, 흑은 북쪽을 의미한다. 오방색은 조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한민족의 정서에 부합해 과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지난 14일 파이빌99(KU 개척마을, 이하 파이빌)에서 파이빌 어드벤처가 열렸다. 파이빌은 본교 학생들의 창업 지원을 위해 공간 대여와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행사는 놀이공원 콘셉트로 총 3개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입구부터 들려오는 노래는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동화 속 공주들의 옷을 입고 안내하는 진행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파이빌 어드벤처에선 먼저 자유입장권을 끊어야 했다. 준비된 모든 체험을 즐기고 스티커를 전부 모으면 솜사탕과 파이빌 굿즈를 받을 수 있었다. 동화 속 공주들의 이야기 표
어두운 역사를 들여다보는 다크투어리즘. 이 여행의 매력은 그저 여행지를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있다. 그리하여 아픈 기억을 되새기고 앞으로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성찰할 수 있다. 아름다운 섬, 제주에 얽힌 비극적인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제주 4·3 평화공원도 다크투어리즘의 대표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제주의 4월은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드는 아름다운 달이지만 4·3 사건으로 붉게 물든 황폐한 달이기도 하다. 제주 4·3 사건은 남조선로동당(남로당)과 서북청년회의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새로운 장소에서의 색다른 경험. ‘여행’은 단어만으로 우리를 설레게 한다. 좋은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떠나는 여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이 가미된 여행 형태가 있다. 바로 ‘다크투어리즘’. 역사적 비극이나 재난의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 형태이다. 다크투어리즘의 근본적인 목적은 ‘슬픔의 전승’이다. 방문객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에서 교훈을 얻고 인식의 폭을 넓힌다. 그리하여 세대를 뛰어넘는 보편적 슬픔을 공유하게 된다. 식민, 분단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20여 곳의 다크투어리즘 여행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