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어디선가 기웃대고 있지만 대낮에는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에어컨을 죽부인 삼아 살아가는 이런 날씨엔 아무래도 시원한 음식이 땡길 수밖에 없다. 소문난 집 남이네분식의 여름 별미 콩국수와 열무냉면을 소개한다.

코끼리분식 뒤 남이네분식 간판

안암건강랜드 옆 코끼리분식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남이네분식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골목 안쪽까지 들어가보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코끼리분식에서 몇걸음만 더 들어가면 남이네분식이 나온다. 

왜 이런 위치에 가게가 있을까 싶은데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아저씨의 설명에 의문이 풀렸다. 실제로 입구에 들어서면 아담하고 깨끗한 가정집을 연상하게 된다.

메뉴는 간단하다. 여름특별메뉴인 열무냉면과 콩국수. 그리고 사계절 메뉴로 손칼국수, 수제비, 김치덮밥 등이 있다.
"원래 우리가 동대문과 안국동 등에서 음식 장사를 오래 했어. 그런데 번번이 운이 없어서 가게를 비워줘야 했거든. 그래서 여기를 개조해서 장사를 하고 메뉴를 차별화해서 해보자 싶어서 몇 개만 가지고 시작을 한 거야."
남이네 분식은 메뉴 수가 많지는 않지만 모두 가정에서 먹는 것처럼 만들자는 마음으로 음식을 낸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음식점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 맛. 메뉴와 그 맛을 소개한다.

구수하고 깔끔한 보리밥이 애피타이저

면 종류를 시키면 주메뉴가 나오기에 앞서 보리밥이 나온다. 나물과 된장의 깔끔한 맛과 보리밥의 구수함이 들기름 때문에 더욱 고소해진다. 보리밥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김치와 그릇 등을 내오는데 깍두기는 항아리에 담겨서, 배추김치는 포기채로 나온다. 간혹 식당 중에 김치나 밑반찬이 남으면 합쳐놓았다가 다시 내놓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주인아저씨는 자신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일일이 포기채로 김치를 낸다고 한다.


"야 이거 지대로다~!" 고소한 콩국수

△열무냉면












△콩국수
뽀얀 국물을 한입 떠 넣으면 "야 이거 지대로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집'에서 만든 음식 답게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면은 아주머니가 손수 반죽해 만든 손칼국수로 쫄깃하다. 각얼음이 동그랗게 녹아내리면서 국물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오이와 함께 먹으면 오장 육부가 시원하다.

△열무냉면
살얼음이 가득한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온 열무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진다. 손수 담그신다는 열무김치가 아삭아삭하다. 열무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름 별미로 손색이 없다. 여름 특별 메뉴인 콩국수와 열무냉면은 추석 연휴 전까지만 개시한다고 하니 올 여름에 놓친다면 내년 4월 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해물칼국수

△해물칼국수
원래 남이네분식의 주력 메뉴는 손칼국수다. 손칼국수를 이 정도 가격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학교 앞이라는 위치상의 특혜일 수도 있다. 가을비가 내리는 썰렁한 날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손칼국수가 탁월한 선택. 조미료를 되도록 넣지 않으려고 아침마다 나름의 비법으로 육수를 만드신다고 한다. 이제는 소문이 나서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고.



"우리집에 곱빼기는 없어"
남이네분식의 매력은 음식 맛도 맛이지만 푸짐한 양. 국수는 먹고 돌아서면 배가 꺼진다는 말도 있지만 장정들도 배부르게 먹을 만큼 남이네분식의 음식 양은 넉넉하다. 워낙 넉넉하게 주다 보니 가끔 여학생들이 남기는 경우가 있어서 그 뒤로 여학생들이 주문할 경우에는 양을 조금 적게 만드신다고 한다. "한번은 여자친구가 시킨거는 적게 만들어서 먼저 내왔더니 선배 드시라고 남자친구한테 줘버리는 거야. 그래서 아니 그거 이쪽 거야 하면서 여학생한테 줬더니 뭐 다르게 만들었나 하고 오해를 하더라고." 특별히 배가 고픈 날이라면 주문하기 전에 미리 많이 주세요 하면 국수를 끓일 때 넉넉하게 주신다고 한다.

왼쪽부터 △골목을 들어서면 보이는 입구 △간소한 메뉴판 △내부 전경

 

메뉴정보
해물칼국수·3000 / 수제비·3000 / 잔치국수·3000 / 비빔밥·3500 / 김치덮밥·3500 /
콩국수·3500 / 열무냉면·3500 / 제육덮밥·3500

기타정보
위치정보/영철버거골목 코끼리분식 뒤
영업시간/09:00~20:00(일요일 휴)
전화/02-922-5564
수용인원 24석
포장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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