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접 지역서 쓰레기 수집이념·언어·소비문화 알 수 있어“해양환경학으로 정밀 연구할 것” 남북 분단 상황에서 교류와 안보 정책을 설계하려면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그러나 폐쇄적인 북한 대외정책의 특성상 실제 산업 구조와 기술에 관한 직간접적 자료를 얻기 어렵다. 단순 문헌 분석만으로는 주민의 생활상 파악이 어려워 새로운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 강동완 동아대 부산하나센터장은 2019년부터 북한에 가까운 *서해 5도 해안을 다니며 수천 점의 생활 쓰레기를 수집해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연구해 왔다. 강 센터장은 “쓰레기를
사라진 공론장, 왜곡된 정보 소비언론미디어가 부추긴 혐오“반지성주의로부터 벗어나야” 최근 서울 명동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혐오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에서는 “차이나 아웃”, “짱깨는 돌아가라” 등 중국인에 대한 반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한국 사회의 깊어지는 반중 정서와 혐오 정서를 지적한 책 을 쓴 김희교(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는 “혐오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의 문화적 감수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외국인 혐오 정서가 퍼지는 원인은 “전 세계가
치료제 선별·재생 치료에 활용 동물실험 대체 기대도“AI 기술로 품질 균일화해야”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한 장기 유사체다. 평균 지름이 1~2㎜로 작아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사람의 줄기세포에 목표 장기로 분화시키는 유도 신호를 투입해 배양한다. 장기마다 연구 수준은 다르지만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뇌, 심장까지 대다수 장기가 오가노이드 기술로 구현된다. 실험동물보다 인체의 구조와 비슷한 만큼 신약 개발과 맞춤형 치료제 선별, 재생 치료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기술로는 장기의 기능을 완전히 구현할
삶을 사랑하기 위한 죽음 연구자유의지 행해야 좋은 죽음“품위 있는 임종 맞아야” 시대가 바뀌며 죽음의 의미도 달라졌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운명, 중세 기독교 시대에는 구원에 이르는 길목으로 여겼다. 17세기에는 과학과 합리주의가 등장하며 죽음은 신성불가침이 아니라 인간 이해의 영역이 됐다. 20세기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죽음을 실존적 성찰의 출발로 삼았다.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타인의 죽음으로 인간관계의 윤리를 설명했다. 이처럼 죽음으로 삶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2
알·구더기로 사망 시점 추정유병언 감정으로 타당성 입증“곤충분류학 연구 인력 늘어야” 시체 위 파리의 알, 구더기의 생장 상태, 딱정벌레의 활동 흔적은 현장에 남겨진 시체만으로 알 수 없는 사망 후의 시간을 설명한다. 법의학의 일종인 법의곤충학은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연관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사건에서 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며 국내 수사 도구의 하나가 됐다. 고려대 의과대 법의학교실에서 국내 첫 법의곤충학 표준 체계를 구축한 박성환(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곤충의 분포와 성장 단계가 만들어낸 미세한 생태 변화를 읽어내
21세기 들어 일본 정계 우경화 일본인 절반, 전쟁 반감 커“과거 담화 지키고 민간 연대해야” 1965년, 한국과 일본은 한일 강제 병합 등 이전의 모든 조약과 협정을 무효화하고 일반적인 국교 관계를 규정하는 한일기본조약을 맺었다. 경제·안보·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하면서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았지만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정치 갈등으로 양국 간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서승원(문과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 정치의 우경화로 과거사 갈등이 깊어졌다”며 “국가 권력의 강화를 우려하는 양국 시민사
입법 지연 속 갈등 반복계정 권한 승계 놓고 의견 분분“유산 상속자 생전에 지정해야” 디지털 유산은 소셜미디어 계정, 이메일, 가상 자산 등 고인이 생전에 남긴 모든 디지털 자료를 일컫는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서비스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개인이 남기는 디지털 흔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유족이 디지털 유산 상속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어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과 유족의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 디지털 유산 상속의 핵심 쟁점은 계정 정보·사진·메시지 등 인격적 요소가 강한 자료를 상속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이상기후로 토양 흘러내려재난이 재난 낳는 악순환“재난과 생물다양성 통합 관리해야” 이상기후로 인한 대규모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올봄에는 영남 산불로 10만㏊가 넘는 땅이 불탔고 여름에는 서산, 광주 등 최소 11개 지역에 일 강수량 100㎜ 이상의 비가 1%의 발생 확률을 뚫고 내렸다. 이러한 자연재해는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의 서식지를 해치며 생물다양성을 저해한다. 국내 70% 이상 생물이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받는 산림에 산불, 산사태, 폭우 등이 연속 또는 동시에 발생하자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피해를 최
육지·수역 사이 완충지대 역할이상기후로 종다양성 감소“자연 친화적 해결법 찾아야” 습지는 국토 면적의 3.6%에 불과하지만 국내 멸종위기종의 약 32%가 서식하는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이다.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를 이어 동식물의 서식지를 확대하면서도 물이나 흙의 범람 등 지역 간 지나친 물질교환을 방지한다. 이렇듯 경계에서 완충 역할을 하던 습지에 최근 이상기후가 찾아와 생물다양성을 직간접적으로 해치고 있다. 인위적으로 기능을 복구하기보다 습지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자연 친화적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염물 거르고
악몽은 흉조 아닌 각성의 메시지꿈 작업으로 치유 경험하기도“내면 탐색 위해 꿈 기록해야” 신의 예언, 초자연적 메시지 등으로 해석되던 꿈은 20세기 초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과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을 시작으로 심리학계의 연구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점차 꿈을 환상이 아닌 무의식을 나타내는 언어로 바라봤으며 꿈의 해석은 인간 내면을 탐색하는 도구이자 심리 치료의 단서가 됐다. 고혜경(치유상담대학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무의식의 언어인 꿈은 꾸
가장 큰 원인은 성호르몬성차연구는 정밀 의료의 출발점“성차 반영된 치료 지침 필요해” #1 1950년대 후반, 입덧 치료제 탈리도마이드를 먹은 임산부들에게서 팔다리가 결손된 기형아가 잇따라 태어났다. 탈리도마이드 처방이 시작된 후 2년간 유럽에서 태어난 기형아의 수만 8000명이 넘었다. R형과 S형의 입체 이성질체로 구성된 탈리도마이드에서 입덧을 완화하는 효과는 R형 입체 이성질체에 있는데, S형 입체 이성질체에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태아의 기형이 유발된 것이다. 1960년 FDA 조사 결과 탈리도마이드 개발 과정에
3D 스캔 데이터로 숭례문 복원볼류메트릭 기술로 무형문화 전승“기술에 비해 이론 수준 떨어져” 디지털 헤리티지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디지털 형태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유산의 복원 및 재현에 사용되거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기술 등과 결합해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천진기 국가유산청 무형유산위원회 위원장은 “디지털 헤리티지 기술로 유산의 원형을 영구 보존할 수 있다”며 “디지털 헤리티지는 궁극적으로 유산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여 문화유산 향유층을 넓히는 기술”이라 설명했다. 시
신뢰 없애고 개별 방화벽 구축복잡한 개념 탓에 구현 어려워업계 내 협력 필수로 진행해야 “절대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검증하라”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의 핵심 개념이다. 제로 트러스트는 네트워크 내 사용자를 비롯한 단말, 애플리케이션 등 업무 처리에 관한 모든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자원별 보안 솔루션을 구축해 보안 성숙도를 높인 기술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선정한 2025년 사이버보안 10대 이슈 중 하나인 제로 트러스트는 디지털 환경의 다변화와 해킹 기술의 발전 속 차세대 보안 모델로 주목받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사이보그, 공포에서 일상으로”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서사 SF 장르에서 사이보그는 단골 소재다. 기술이 발전하며 SF 속 사이보그의 모습이 점차 현실화돼가는 지금, SF 작가 김준범, 남유하, 이산화와 평론가 박상준, 심완선을 만나 21세기 사이보그 서사의 의미를 짚어봤다. - 사이보그 서사의 가장 큰 매력은 이산화 | “인체를 변형하고 해체함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해요. 사이보그 서사는 인간의 몸으론 할 수 없지만 사이보그는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에 대한 상상에서부터 시작됩니
신체·기계 결합해 기능 보조기술 결점 보완 국내서도 잇따라독점시장·고단가로 상용화 어려워 장애인을 위한 사이보그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국내 사이보그 기술 분야에서 보행보조로봇인 워크온슈트F1, 스마트 맞춤형 의족 소켓, 체내 완전 삽입형 인공와우 등 혁신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으나, 높은 생산 비용과 안정성 확보의 문제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첨단 기술 기반 사이보그의 현주소 사이보그(cyborg)는 ‘cybernetic’과 ‘organism’의 합성어로, 기계를 생체에 결합해 신체 기능을 복원·향상한 존재다. 이강
해양 탄소 포집성, 숲의 10배바다숲·갯벌 복원해 생태 살려야실증 연구 기반의 제도 필요 이상기후가 현실로 다가왔다. 올여름, 유례없는 스콜성 기후가 지속되며 시간당 강수량 100㎜ 이상인 호우가 8차례 이상 나타났다. 11월 초순까지 서울의 하루 최고 기온은 20℃에 육박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11일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4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4℃ 높아졌
연구 전제는 물리법칙의 보편성전파·흔적 분석으로 UFO 파악“청문회선 과학적 분석 언급 없어” 20세기 초 과 등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SF 영화와 소설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던 중, 1950년대 미국과 소련에서 우주 개발 계획을 수립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할 단초가 마련됐다. 70여 년이 흐른 지금, 아직까지도 뚜렷한 증거는 없다. 그러나 드넓은 우주에서 인간만이 사유할 줄 아는 생명체가 아닐 것이라는 학자들의 믿음은 여전하다. 지난달 13일 열린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소위
러시아의 한반도 개입 가능성 커져살상 무기 지원엔 신중해야“북방 외교 여지는 열어둬야”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규모가 올해 말까지 1만9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복 북한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이끄는 선발대가 전선으로 이동 중이란 첩보도 보고했다. 파병을 대가로 북한군이 첨단 군사 기술과 실전 경험을 얻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러시아가 참전 보상을 지급하는 순간,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후엔 우리
“AI의 블랙박스 문제 해결해야”프로그래밍 언어로 설명 제공처리 속도 유지가 관건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AI)은 자신이 내놓은 답을 설명하지 못한다. 알고리즘의 기능이 강화되며 구조가 복잡해진 탓이다. 구조가 복잡해 결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블랙박스 모델’이라 부른다. 학계와 산업계에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이하 ‘X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오학주(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에게 XAI의 일종인 PL4XGL을 개발하게 된 경위와 그 원리에 대
텔레그램 협조 없인 수사 불가워터마크·위장 수사 확대해야미성년자 윤리교육 범주 넓혀야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허위 영상물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범죄 발생 건수는 2021년 총 156건에서 2024년 7월 기준 297건으로 증가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른 딥페이크 성적 허위 영상물 심의 요청도 2021년 1900여 건에서 지난해 7200여 건으로 늘었다. 김승주(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탐지 기술을 개발해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을 잡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