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문고 고대점이 지난해 3월과 9월 두 차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본교 강의교재의 평균가는 2만8000원이었다. 최고가는 생물학계열의 원서인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로 13만2000원이다.

영풍문고 고대점 오춘심 과장은 "그나마 원서는 대부분 영미판의 3분의 1정도의 가격인 Asian Edition이라 싼 편"이라며 "학생들이 많이 찾는 강의관련 서적은 <미적분학>, <일반화학> 등 1학년 교양 교재로 약 3~4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본지가 지난 14일(금) 정대후문에 위치한 동방서적에서 <맨큐의 경제학>, <MIS>, <형사소송법> 등 학생들이 주로 찾는 전공서적 18권을 조사한 결과 평균 가격은 약 3만원이었다.

학생들의 전공서적 구입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지해선 기자)

본교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교양일본어강의 교재 <日本語>의 가격은 1만8000원이다. 시중의 대학일본어 서적이 약 1만원인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출판부 정회진 과장은 "학교 차원에서 출판하는 책은 수요자가 본교생으로 한정돼 시중 출판사의 책들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의가 원서로 진행될 경우 학생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원서는 책의 원가 자체가 국내책보다 비싼데다 물류비와 유통사의 마진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본교의 경우 교육과정에 원어 강의가 늘면서 원서의 사용 빈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전공에 따라 교재비에 대한 부담은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열의 전공서적 가격은 인문계열 전공서적에 비해 비싸다. 출판사 Epublic 신선희 내서영업팀 과장은 "의학, 미학, 자연계열의 전공서적은 그림과 사진이 중요해 정교한 컬러면을 요구한다"며 "페이지 분량도 다른 서적에 비해 많은 편이라 원가 자체가 높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공서적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구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복사본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방증이다. 정대 후문에 위치한 한 제본소의 경우 하루 평균 50~60여권의 강의교재 복사본이 팔린다고 한다. 보건과학대의 한 학생은 "책값이 너무 비싸 단체로 복사를 하거나 교수님이 직접 복사본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며 "불법인 것은 알지만 복사본 가격의 5배가 넘는 원본을 사기엔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학복위의 주최로 진행된 <봄학기 학복위 책 벼룩시장>은 중고 전공서적을 찾는 학생들로 붐볐다. 오승민 학복위원장은 "전공서적을 물려받을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었다"며 "고파스와 자유게시판 등 웹상에서 통용되던 중고 전공서적의 거래를 한 자리에 모으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직거래와 헌책방을 이용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인터넷 중고책판매사이트인 북코아(bookoa.com) 양필성 기획팀장은 "전체의 15% 정도 되던 대학교재의 거래가 학기초가 되면 30% 정도로 늘어난다"며 "대학 교재의 거래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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