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첫째 날에 빛을 만드셨고 엿샛날에 사람을 만드셨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하느님이 만드신 인간은 쿼크와 랩톤같은 소립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그 소립자는 언제 태어났을까? 첫째 날일까, 아니면 엿샛날일까? 당연히 엿샛날은 아니다. 사람만 소립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물질들이 모두 소립자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립자는 첫째날, 그것도 첫째날의 첫 순간에 만들어 졌어야 한다.

 그렇다면 소립자는 어디에서 만들어졌을까? 소립자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소립자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공간과 또 만들어진 시간이 있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이 없으면 소립자가 만들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물질이 아니다. 이렇듯 우리는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에 있는 시간과 공간 외에도 파동과 중력과 같은 것도 있는데 이 런 것들은 물질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비물질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바로 ‘파동’이란 곳에 우주의 탄생 비밀이 숨겨져 있다. 파동(波動)이란 글자그대로 파도처럼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넓은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파도 혹은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잔잔한 물결을 상상하면 된다. 현대인의 삶은 파동을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다. 형광등, 텔레비전, 라디오, 핸드폰, x-레이, 인공위성.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는 것은 바로 파동 때문이다.

 하느님이 첫째 날 만드신 그 빛 역시 파동이다. 그런데 빛은 하나의 파동이 아니라 여러가지 파동이 합쳐져 있는 것이다. 태양빛을 프리즘을 통해보면 우리는 빨ㆍ주ㆍ노ㆍ초ㆍ파ㆍ남ㆍ보 일곱색을 볼 수 있다. 빨간색과 주황색 파동은 느슨하고 파란색과 보라색 파동은 촘촘하다.

 옥스포드 대학 출신의 허블이라는 변호사가 1914년의 어느날 갑자기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여키스 천문대에서 우주를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그 사이 아인슈타인은 1916년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여 강한 중력장 속에서는 빛도 구부러진다는 현상을 예언하였으며 이 예언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9년 에딩턴의 관측에 의하여 증명되었다.

 1929년 허블은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어줄 결정적인 관찰을 하게 되었다. 허블은 우주에서 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던 가운데, 별에서 오는 빛의 파장이 느슨해지면서 빨간색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지구로부터 먼 별에서 오는 빛일 수록 파동이 느슨해져서 빨간색 쪽으로 더 많이 옮겨간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지구에서 먼 별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얘기를 다시 말하면 “우주는 팽창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서로 잡아당기는 중력 때문에 급격하게 붕괴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과학자들은 우주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 없이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고민 끝에 만들어 낸 것이 우주에는 우주의 붕괴를 막는 힘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허블의 발견으로써 아인슈타인의 일생일대의 실수가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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