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졌다. 취재 차 안암역 사거리 커피빈 건물을 들어서면서 따끈한 감자탕 국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이번 스파이스에선 소개할 가게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곳, 감자탕 전문점 ‘이바돔 감자탕’이다.

이바돔 감자탕.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바지하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주홍 빛 조명의 깔끔한 전경이 나타났다. 흔히 감자탕 가게라고 하면 다소 빈티지(?) 풍의 인테리어가 연상되기 마련인데, 이곳은 깔끔한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테이블도 의자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과 온돌에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나뉘어 있어서 상황에 따라 편한 방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 집의 특별 요리는 묵은지를 넣어 만든 '묵은지 감자탕'이다. “묵은지와 신김치를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묵은지와 신김치는 엄연히 다릅니다. 신김치는 몇 주만에 급하게 숙성시키기에 신내가 나지만 묵은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들여서 숙성하기에 어설픈 신맛이 나지 않죠” 실제로 먹어보니 육수의 깊은 맛에 묵은지가 감기면서 절묘한 맛이 났다.

이바돔 감자탕의 묵은지는 전라남도 해남 화원농협에서, 돼지고기는 국내 목우촌에서 협찬 받고 있다. 특히 묵은지는 전라남도 도지사 인증서까지 확보했을 만큼 질이 좋다. 가게 측에서는 “국내산이 아니라면 이런 맛을 손님들께 선보일 수가 없죠. 최근 먹거리 안전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 같은데 저희 가게는 안심하셔도 좋습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기자 셋이 먹은 감자탕 크기는 커플이지만 세 사람이 먹기에 충분할 만큼의 푸짐한 양이 나온다. 그래도 혹여 감자탕을 먹다가 양이 모자란다면 뼈 추가(10000원)를 해보자. 기존 양의 70% 정도의 등뼈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 

이바돔 감자탕이 감자탕만 파는 가게라고 착각한다면 오해다. 이바돔 감자탕엔 '등뼈찜'이라는 독특한 메뉴도 존재한다. 돼지 등뼈가 감자탕에만 활용되는 것을 보고 ‘새로운 메뉴를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등뼈찜이다. “저희 이바돔의 주요 특징은 묵은지와 등뼈찜이라고 볼 수 있어요”라는 직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등뼈찜은 이바돔을 여느 평범한 감자탕 가게가 아닌 개성 있는 감자탕 전문점으로 거듭나게 한 일등 공신이다.

특허출원한 자체 소스와 △등뼈 △당면 △고구마 △감자 △옥수수 △각종 야채 △새우 등이 찜닭처럼 어우러진 요리가 바로 등뼈찜이다. 소스의 색깔을 보고 ‘엄청 짜겠다’라는 생각도 얼핏 들었지만 한 입 먹어보니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독특한 맛이 났다. 고기를 먹고 난 뒤엔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었다.

앞 접시에 등뼈를 가져다놓고 열심히 뜯고 있는 기자에게 직원 분께서 맛있게 먹는 팁을 알려주셨다. 등뼈찜을 먹을 때나 감자탕을 먹을 때는 냄비 안에서 살코기를 다 발라낸 뒤, 야채(또는 김치, 배추) 등과 함께 싸서 먹어야 제대로 먹는 것이라고. 야채만 먹거나 고기만 먹는다면 ‘맛있게’ 먹은 것이 아니라 말씀하셨다.

보통은 주 메뉴인 감자탕이나 등뼈찜에 공기밥을 추가시켜 먹는다. 하지만 좀 독특하게 먹고 싶다면 약간의 돈을 더 추가해서 도시락(추가메뉴, 3000원)을 앞에 두고 먹는 것도 방법. 매콤, 얼큰한 음식으로 혀가 얼얼하다면 계란말이(추가메뉴, 5000원)를 추가해보자. 두께가 10센치도 족히 넘는 계란말이의 부드러움이 얼얼한 혀를 달래 줄 것이다.

맛은 있는데, 학생들에게 가격대가 좀 비싼 것 아니냐고 기자가 묻자 직원은 해장국도 추천했다. “해장국은 축소된 감자탕이라고 보시면 되요. 점심시간엔 한 상 차려서 먹기엔 시간도 넉넉지 않고 가격대도 저렴하니까 해장국을 드시는 것도 좋죠”

식사를 하고 나면 이바돔 감자탕에서 제공하는 식혜와 매실차로 깔끔하게 마무리하자. “수지타산 때문에 다른 가게처럼 커피를 제공할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비용이 들더라도 식혜와 매실차를 대접하고 있습니다. 식혜와 매실차는 소화를 도와주니 후식으로도 딱이죠” 지금은 이 두 메뉴만 제공하지만 좀 더 날이 추워지면 숭늉도 후식 메뉴로 선보일 생각라고 한다. 맛과 건강 두 가지를 모두 잡고 싶은 사람은 '이바돔 감자탕'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어떨까? 

 

위치: 안암사거리 커피빈 건물 3층    영업시간: 아침9시 ~ 밤 12시

명품 감자탕 (대 32000원, 중 27000원, 소 22000원, 커플 19000원)
묵은지 감자탕 (대 35000원, 중 30000원, 소 25000원, 커플 21000원)
등뼈찜(대 35000원, 중30000원, 커플19000원)
남도묵은지찜(대 25000원, 중20000원, 소 15000원)
부대찌개(점심) 6000원
묵은지찌개 5000원
해장국 6000원

예약은 30석~40석 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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