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학교운영 재원의 일부를 기금 모금을 통해 충당한다. 이러한 모금형태는 기업과 단체 등이 큰 금액을 학교 발전을 위해 기부한다는 것이 통상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재학생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프로그램이 마련된 사례가 있다.

서울대학교 발전기금(이사장=이장무, 이하 발전기금)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작은참여모금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대학 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것으로 △장학금 확충 △도서관 첨단화 △글로벌 리더십 사업 등 총 다섯 개 분야에 학생들이 계좌를 약정하면 총 약정액의 10배로 매칭 펀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캠페인은 총 1161만 7000원이 약정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31일에 종료됐다. 발전기금측은 올해에도 해당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진(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03)씨는 “기부를 하면 나에게 혜택이 돌아온다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좋은 것 같다”며 “올해에는 홍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 참여율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는 지난 2007년 원주캠퍼스 총학생회가 ‘원주캠퍼스 전교생 1만원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교 측이 모금된 금액의 6배를 예치해주기로 약속해 학생회관의 증축·신축을 목표로 진행됐지만 참여율이 저조해 기존의 학생회관을 증축하는 것에 그치고 마무리됐다. 현재 연세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회장=이충일)는 이를 보완해 ‘나눔’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이 캠페인은 ‘연세사랑 후원회’를 통해 모인 기금과 학생들의 기부금을 모아 가계가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기존에 ‘연세사랑 후원회’를 통해 모인 기금은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배분했지만 ‘나눔’ 캠페인을 통해 모이는 기금은 성적에 관계없이 학생의 경제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충일 연세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장은 “학교 내에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준비하게 됐다”며 “경제가 어렵지만 학생이 학생을 돕는 모습은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대회협력처 박정배 과장은 “대학의 모금 정책은 거액모금 캠페인의 시기를 지나서 대중모금계로 들어설 때”라며 “앞으로 재학생을 포함한 교내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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