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 교육에만 원인이 치중되고 있는 학력저하 현상이 그것뿐만 아니라 대학의 변화, 시대에 맞는 생산적인 학력기준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먼저, 학력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현 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해서 대대적인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능점수와 내신성적 중심의 대학입시에 시달린 고등학생들은 대학진학 후 정서적·심리적 해방감으로 인해 새로운 공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고등교육 과정에서 ‘입시기술’이 아닌 창의력과 다양한 개성, 기초학력을 갖춘 학생을 육성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력의 중심 변수인 교사들 역시 학습 지도자보다 지원자로서의 역할변화가 강조된다. 교육제도 면에서 학습성취 기준을 명시해 학생들의 기본 학력을 정기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학력을 높이는 자료로 활용하는 등 주체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수·학습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중사회로의 변화에 따라 교육시장이 개방되면서 대학의 문은 갈수록 넓어지고 교육의 기회 역시 넓어져 과거에 비해 쉽게 교육을 받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떨어뜨려 기초학력을 저하시켰다고 분석된다. 전남구례고 박명섭 교사는 “과거의 학문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기를 반복하는 대학의 상아탑은 대학생의 학력저하를 초래하는 가장 위력적인 사회적 요인이다”라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대학들이 미국의 대학처럼 졸업요건을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경희(서울교육대 사회교육학) 교수는 “현 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원성을 듣지 않기 위해 지나친 관대함을 보이며 독자적인 교육철학 없이 어떤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며 “질 높은 교육을 위한 대학교육 커리큘럼의 정상화와 엄격한 학점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위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시대착오적인 과거 기준에 의존한 논쟁은 학력저하의 본질적 정체성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노종희(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학생들의 확산적 창조적 사고는 전통적인 도구로는 측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폭넓은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능 점수로 뽑는 정시합격생보다 내신 성적이나 특기로 뽑은 수시합격생의 성적이 더 뛰어난 현상도 생산적인 학력 기준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처럼 학력저하 현상은 단순히 한 문제가 아닌 그것을 야기하는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교육개선이 이뤄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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