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행정학과에 입학한 이경수 씨가 드디어 졸업한다.

3학년까지 다닌 뒤 1969년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 이 씨가 2008년 1월 동국철강에서 35년 근무하고 퇴직한 뒤 지난 해 4학년으로 학교에 돌아왔다. 이유는 부인이 추천한 <95세의 생일날 쓴 일기>라는 시가 동기가 됐다. 그 시는 65세 퇴직한 화자가 남은 생애를 덤으로 여겨 30년을 의미없이 보낸 후 95세 생일 날 지난 시간을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남은 인생을 보람차게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재입학을 결심했다.

40여 년 만에 돌아온 학교는 낯설었다. 본관 서관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익숙치 않았고 수강신청도 복잡했다. 그는 정경대 학사지원부 이강섭 과장의 도움을 받았다. 이 과장이 학교에 적응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경수 씨는 1년간 공부에 푹 빠져 지냈다. 과거와 달리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강의와 조별 과제가 많은 게 신기했다. 학점을 잘 받아 취업해야 하는 학생들과 달리 부담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용현 교수의 <영화로 읽는 전쟁이야기>를 재밌게 들었는데 영화로 수업을 한다는 점이 놀랍고 좋았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김연수 교수의 <생활한자> 강의 마지막 시간에 직접 학생들에게 강연했던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살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말해줬더니 학생들이 참 좋아했어요”

그는 후배들에게 신뢰, 도전정신, 창의성을 갖추라고 조언했다. 특히 신뢰를 강조했다. “신뢰를 얻는 지름길은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에요. 시간약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어떤 결과를 내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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