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은 2006년 <변화하는 대학신문> 특집, 2007년 <서울 지역 8개 학보사 좌담>, 2008 <8개 학내 언론사 좌담>을 진행해, 대학 언론의 위기를 고민하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했다. 올해 고대신문은 일본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2월 16일 도쿄 오차노미츠에서 고대신문 편집국장과 <동경대신문> 전 편집국장, <게이오대신문> 편집국장이 ‘대학 신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강승리 │<고대신문> 편집국장
요즘 신문 구독률은 어떤가

요즘 신문 구독률은 어떤가

 

요즘 신문 구독률은 어떤가

 

요즘 신문 구독률은 어떤가
강승리 고대신문 편집국장 | 구독자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열독자는 확실히 줄었다. 신문사의 캠페인에 참여하는 학생도 적고, 독자 투고도 많지 않다. 고발기사를 써도 파급력이 적다.
카사마츠 카즈야 동경대신문 전 편집국장 | 똑같은 상황이다. 정기 구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다.
엔도 카즈키 게이오대신문 편집국장 | 학기가 시작되고 신입생이 들어오는 4, 5월에는 신문이 잘 나간다. 하지만 다른 때는 큰 관심이 없다.

학생들의 관심이 없어진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동경대신문 | 아사히신문 같은 메이저 신문조차 적자가 날 만큼 신문이란 매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신뢰도도 떨어진 것 같다. 이런 현상이 대학신문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게이오대신문 | 일반론적 대답이겠지만 인터넷 같은 정보 입수 경로가 많아졌다. 신문에 실망한 것도 한 원인이다. 기사의 논조가 광고주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독자들은 이런 데에 민감하다.
고대신문 | 학생이 대학사회의 쟁점에 관심이 없기도 하다. 가장 큰 학생 행사인 총학생회 선거도 투표율 부족으로 연장될 정도다. 교수나 직원 층은 학생 기자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데 어느 정도 공감한다.

신문사 내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게이오대신문 | 기사를 쓰는 학생들은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느끼지만, 광고 일을 하는 학생은 크게 고민하지 않는 눈치다. 광고 수입은 크게 줄지 않았다.
동경대신문 | 요즘 신문사에 들어오는 학생 중 기자를 지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문장력을 늘리거나, 색다른 경험을 쌓기 위해 들어오는 학생이 더 많다. 신문의 위기에 대해 몇몇을 빼고는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대신문 | 중요한 문제로 인식한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 방향을 두고 다양하게 의견이 나뉜다.

독자의 관심을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카사마츠 카즈야│<동경대신문> 전 편집국장

동경대신문 |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기자 스스로 읽고 싶은 기사를 쓰는 게 중요하다. 그런 기사가 쌓여야 신문이 재밌다.
고대신문 | 원래 12면 중 5면이 학교 밖 보도였다. 올해 1학기부터 학교 밖 보도는 줄이고 학교 보도를 중심으로 신문을 만들 예정이다. 학교 밖 보도가 기자의 개인적 취향에 그치고, 그 수준 또한 인터넷 검색으로 얻는 수준이란 비판을 반영했다.
게이오대신문 | 귀여운 여학생이나 잘 생긴 남학생을 선발하는 코너와 스도쿠와 같은 흥미 위주의 지면을 내고 있다. 독자가 이 지면은 꼭 읽는다.
동경대신문 | 우리도 ‘캠퍼스 아이돌’이라는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이런 유의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만약 너무 무거운 소재만으로 기사를 쓴다면 학생들은 질릴 것이다. 좋은 내용의 기사여도 읽히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어려운 주제는 학생기자의 입장에서 다루기도 버겁다. 학생기자가 잘 쓸 수 있는 주제를 찾아야 한다.
고대신문 | 대학신문이 너무 가벼진다는 비판이 나오진 않나?
동경대신문 | 옛날 선배들은 그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1990년 이후 흥미 위주의 코너를 다뤄왔다. 요즘 ‘가벼움’에 대해선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 가벼운 주제도 학생이 공유하는 역사의 일부다.
게이오대신문 | 아예 딱딱하고 학술적인 신문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 신문에 자기만의 특색이 있으면 좋다. 물론 이 경우 대중적 외면을 감수해야한다.

계획 중인 새로운 시도는 없나
게이오대신문 | 지난해 상지대, 릿쿄대 등의 신문사와 함께 ‘관동신문연맹’을 결성해 공동 신문 발행을 논의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공동 관심사를 찾아보자는 취지다. 또 아사히신문에 책자를 함께 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아시히신문과 게이오신문이 양면을 채우는 책자다.
동경대신문 | 아사히신문과 같은 기성신문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 기사를 아사히신문에 내고 원고료를 받는다. 금전적으로 도움도 되고 학생기자의 실력도 느는 것 같다.
고대신문 | 기자가 동아리를 직접 체험해 홍보하는 코너, 어떤 직업을 원하는 후배에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선배를 인터뷰할 기회를 주는 코너를 신설했다. 여론 면에 동아리나 개인의 작품을 실고 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IT기술은 활용하나
동경대신문 | 웹사이트가 있긴 한데,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업데이트를 할까 말까다.
게이오대신문 |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고, 구글에서 광고가 나오게 하고 있다.
고대신문 | 신문이 나오면 곧바로 빨리 인터넷 고대신문에 업데이트한다. 신문을 보지 못하는 졸업생이나 학부모가 많이 찾는다. 재학생 참여가 적어 학교 재학생 커뮤니티와 연계 방안을 고민 중이다.

▲ 엔도 카즈키│<게이오대신문> 편집국장
신문사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게이오대신문 | 광고비와 기성신문의 프로젝트 보상금으로 마련한다. 학생 인건비가 전혀 들지 않아 독자 수는 줄지만 수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학교의 지원은 받지 않는다.
고대신문 | 고대신문사 자체가 학교 기관이다. 예산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는다. 그 외엔 광고수입에 의존한다.
게이오대신문 | 학교의 지원을 받으면 학교에 대한 비판을 하기 어렵지 않나.
고대신문 | 신문사 안에서 그런 우려 때문에 비판을 꺼리진 않는다. 학교를 비판한다고 지원이 끊긴 적은 없다.
동경대신문 | 만약 학교의 지원이 끊기면 신문사 운영이 안 되나?
고대신문 | 광고 수익을 창출해 어떻게든 운영하겠지만,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게이오대신문 | 대학 밖에서 돈을 벌 기회가 많다. 아까 말한 기성신문 프로젝트의 경우 보상금으로 프로젝트 당 20만엔(한화 240만원) 정도를 받는다. 그리 큰돈은 아니지만 쌓이면 신문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동경대신문 | 우리도 학교의 지원은 아예 없다. 광고비와 구독료로만 운영한다. 여타 동아리도 학교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독립성을 잃을까봐 학교의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다.

학내 여러 주체의 갈등을 보도하는 원칙이 있나
동경대신문 | 최대한 중립을 유지한다. 동경대신문의 의견은 ‘의견이 없다’이다. 굳이 학생의 입장에서 보도할 필요는 없다. 독자가 학생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이오대신문 | 중립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학생의 입장에서 쓰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여론을 만들어가기 보단 여론을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다.
고대신문 | 갈등 당사자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답변을 해주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견을 다 싣는다. 의견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말고 신문사의 색깔을 드러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대학신문이 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게이오대신문 | 3자의 입장에서, 학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서 학교에 대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신문과 이 점에서 차별화해야 한다.
동경대신문 | 우리는 학생만을 위한 신문이 아니다. 직원이나 교수, 부모, 졸업생 모두 읽는다. 이런 구성원이 서로를 잘 알도록 대학신문이 필요하다.
고대신문 | 대학신문은 학교 구성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소통의 장을 제공한다. 그리고 역사로 남아 모든 세대 간 소통에 기여한다. 대학신문이 없는 대학을 상상하기 힘들다.

 

 

<동경대신문>
일본 대학 신문 중 가장 오래된 <동경대신문>은 1920년에 창간됐다. 세계대전 발발 전 학술문화지로서 매주 12면씩 6만부 이상을 발행하는 등 큰 위세를 떨쳤다.
지금은 교육부 인가된 독립 재단 법인으로서 ‘확실한 정보 제공’을 모토로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다.
현재 학생기자 15명이 주 1회 4면을 발행한다. 법인에서 고용한 직원도 제작에 참여한다. 신문 1부당 190엔(한화 약 2400원)에 팔며, 1년 정기구독을 하면 1부당 94엔(한화 약 1200원)이다.

<게이오대신문>
<게이오대신문>은 1969년 창간한 게이오대 학생신문이다. 전공투 시절 무분별한 학생운동에 반발하며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한 신문’을 표명했다.
지금은 대학의 공인 단체로서 "불편부당(不偏不?)"을 모토로 중립 언론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월 1회 2만부를 내며 취재, 편집 뿐 아니라 광고나 마케팅도 학생이 직접 담당한다. 현재 80명의 학생이 일하고 있다. 무료로 배포하며, 다른 대학 학생이나 졸업생에게는 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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