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와 포항공대(포스텍)간 자유학점교류제가 2학기부터 시행된다. 2학기부터 본교 자연계열 10개 학과와 포스텍 13개 학과 전공생은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양교에서 자유롭게 전공을 이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단과대생이 양교에서 교양수업을 듣고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본교와 포스텍의 학점교류는 이번이 최초다. 본교는 서울대, 연세대를 포함한 27개 대학과 학점교류를 맺고 있지만 포스텍과는 왕래가 없었다. 더구나 행정절차가 필요 없는 자유 학점교류제 또한 이번이 처음이다.

전공 교류가 가능한 학과는 본교 공과대·이과대·정통대·생명과학대 10개 학과(표 참조)다. 해당 학과생 상당수가 남초현상을 피해 포스텍행을 저울질하고 있다. 홍성대(이과대 수학08) 씨는 “다음 학기에 포항으로 갈 생각”이라며 “센스 있는 포스텍생과 과메기를 안주로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선형대수론을 논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학과생이 핵심교양, 전공관련교양을 제외한 교양 학점을 양교에서 들을 수 있다. 포스텍에는 인문사회학부가 있으나 교양과목 강의만 담당할 뿐 실제 소속 학생은 없다. 포스텍의 인문학적 공학도들은 자유학점 교류를 반기고 있다. 김제철(포항공대 국문과09) 씨는 “수학과 물리를 잘해서 포스텍에 진학했는데 사실 인문학을 더 잘한다”며 “마침 2학기에 김연아가 복학한다니 고려대에서 한 학기동안 인문학을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교류로 본교와 포스텍이 진짜 통합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본교 핵심 관계자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고대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통합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양교의 교류는 서로에게 윈윈”이라며 “지금 포항에 내려가야되니 다음에 통화하자”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일부 학생은 통합을 가정한 채 교명을 추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그럴듯한 국문명칭이 ‘고래대’, 영문명칭이 ‘KOSTEC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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