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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겉도는 지도교수 학점제
3년째 겉도는 지도교수 학점제
  • 류인화 기자
  • 승인 2010.04.03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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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얼굴도 모르는데 학점은 PASS … 제도보다 교수·학생 의지가 중요
2008년부터 시행한 ‘전공지도교수 학점제(이하 지도학점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지도학점제는 지도교수와 학생이 면담, 답사, 식사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면서 ‘전공지도’ 과목을 이수하는 제도다. 전공지도 과목은 기존의 지도교수제를 좀 더 실질적으로 운영하고자 기획됐으며, 0학점의 패스∙페일(P/F) 평가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도학점제는 2007학년도 2학기에 법과대, 경영대, 국제학부 2007학번과 4학년을 제외한 간호대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된 이후 2008년도부터 2008학번 전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운영됐다. 시행 3년 째인 지도학점제는 현재 모든 단과대에서 졸업요건으로 지정하고 있다.
학적∙수업 지원팀이 2009학년도 1학기 전공지도 수강소감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정기적인 면담 여부와 면담의 도움 여부에 대해서는 5점 만점에 3.4점으로 다소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평균 면담 횟수는 한 학기 평균 1회에 불과했다. 수강설문의 점수는 간호대가 3.7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의대, 언론학부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학부제를 적용해 2학년부터 지도학점제가 적용되는 문과대와 이과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얻었다. 학적∙수업지원팀 유신열 과장은 “단과대학과 학과에 관계없이 지도교수별로 편차가 크고, 과별로 모집단위와 특수성을 고려하면 단순히 각 단과대를 비교해 성과를 측정하기는 곤란하지만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과단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도학점제를 필수로 이수해야 하지만 일부 단과대에선 지도교수와 학생의 만남이 전혀 없었던 경우도 있다. 신 모(문과대 사회08) 씨는 “2009년 1학기가 끝날 때까진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며 “성적을 봤는데 수강 신청한 과목도 아니고 교수님을 한번도 못 뵈었는데도 PASS를 맞아 의아했다”고 말했다.
반면 간호학과 유호신 교수는 지도학점제를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 있었다. 간호대는 지도학점제 시행 이전부터 지도교수와 학생간의 교류를 중요시해 단과대학 차원의 제도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1년에 20명 내외의 학생을 지도하는 유 교수는 학생들과 야유회, 식사, 면담의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만난다. 유 교수는 “학년별로 만나고 더 깊은 이야기를 위해서 개인별 면담도 한다”며 “한 학기에 학생당 3번 정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요즘은 학생들이 시간이 없어 만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간 교류의 장 마련’이라는 지도학점제의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도자체의 한계와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연구년인 교수가 지도교수로 지정되는 경우도 있다. 연구년인 교수들은 연구와 방문교수, 해외 일정으로 학교를 비우는 시간이 빈번해 학생을 직접 만나 제대로 교류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단과대 중 유일하게 간호대가 이를 고려해 지도교수가 연구년 교수인 학생에게 다른 교수를 별도로 배정했다. 유신열 과장은 “보통 7~10년에 한번씩인 교수의 안식년마다 학생의 지도교수를 바꾸면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안식년인 경우에도 해당 교수와 학생의 의지만 있다면 지도는 계속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학과의 상황에 따라 교수 1인당 학생수는 다르지만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20명을 넘는다. 지도학점제가 적용되지 않는 2007학번 이상 학생까지 포함하면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30명을 넘기도 한다. ‘학점제’란 형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문과대 학사지원부 관계자는 “전공지도 과목이 졸업요건이지만 실제로 Fail을 받은 학생이 없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좋은 취지와는 달리 ‘지도학점제’는 교수와 학점 사이에서 겉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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