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한바탕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접대비 문제로 고민중일 룸살롱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런식으로 영업하는 가라오게는 압구정을 중심으로 이 일대 밀집돼있다. 주로 기업 접대를 위해 성행하는 업소들이다. 향락성 접대비가 지난해 1조8천억원이었다는 것이 실감날 만큼이나 규모도 엄청나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접대비는 4조7천억원이다. 이는 1999년(2조7천억원)보다 74% 늘어난 수치이며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사용된 접대비는 1조8천억원에 달한다. 노무현 정부는 일종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이 세계의 문화 자체를 바로잡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골프장과 룸살롱에서 사용한 접대비에 대해서는 세금계산시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전에 만연한 접대문화의 부정적 결과를 벗어보겠다고 벼르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개혁으로 칭찬을 받던 이 계획은 정부의 양치기 소년식 일처리로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성년식을 맞이해 정부도 진정한 성년이 됨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