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왜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지 아세요?”

1호선 양주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감악산에 위치한 산머루농원에 도착한다. 이곳에선 와이너리 견학과 산머루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국내에선 쉽게 할 수 없는 체험이라 찾아오는 관람객이 많은 편이다.

아직 익지 않은 산머루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9월 말이 되면 보랏빛으로 익은 산머루를 볼 수 있다. (사진 = 정혜윤 기자 vip@kunews.ac.kr)

산머루는 포도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더 작다. 우리나라 포도는 와인 제조에 적합하지 않아 이곳에선 산머루를 이용해 와인을 생산한다. 산머루는 포도보다 영양소가 풍부하고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의 함량도 높아 항암효과도 있다. 이런 효과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파주시도 산머루농원의 성과를 인정해 와이너리 증축에 도움을 줬고 최근엔 4억 원을 지원 받아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실습실을 지었다.

산머루농원의 가장 큰 매력은 직접 제품을 만들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머루 와인 가공공장과 와인숙성터널 투어에서 산머루 푸딩과 잼 만들기, 산머루를 이용한 천연비누 만들기까지 산머루를 이용한 다양한 활동이 준비돼 있다. 그 중 가장 인기 프로그램은 와인숙성터널 체험이다. 지하를 파서 만든 와인숙성터널은 한여름에도 서늘해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30m에 이르는 터널 왼쪽엔 와인 수백 병이, 오른쪽엔 와인이 담긴 오크통이 놓여있다. 이 모습은 마치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왼쪽으론 와인병이, 오른쪽으론 오크통이 놓여있는 와인숙성터널. (사진 = 정혜윤 기자 vip@)

산머루 농원 이무현 대리는 “참나무로 만드는 오크통은 나무 향이 와인에 영향을 끼쳐서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에선 생산이 불가능해 포르투갈에서 비싸게 수입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은은히 풍기는 와인의 향기를 느끼며 터널을 지나다보면 입에 침이 절로 고인다. 숙성터널에서 나오면 산머루 와인 2종과 브랜디, 산머루즙을 시음할 수 있다. 특히 산머루즙에 브랜디를 섞어 마시면 달콤함과 알싸함이 함께 느껴진다.

30여 명이 동시에 수용하는 설비가 갖춰진 실습실에선 직접 산머루 푸딩과 잼, 비누를 만들 수 있다. 산머루농원 측에서 준비한 산머루와 머루씨오일, 설탕, 펩틴 등을 잘 섞어주기만 하면 어느새 완성이다.

체험장 주변 산머루 밭엔 아직 채 익지 않은 머루열매가 파릇했지만 수확기인 9월부턴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산머루를 수확해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포도주와 다른 풍미가 느껴지는 산머루주를 맛보고 와이너리 체험도 할 수 있는 산머루농원의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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