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대 안암총학은 ‘운동권 총학’을 표방하고 있다. 총학생회실에서 만난 조우리 안암총학생회장은 “교내 문제를 포함해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학생 여론을 수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 황세원 기자 one@

-지난해 11월에 청와대 앞에서 했던 1인 시위를 한 게 논란이 됐다
총학생회 차원에서 결의해 시위를 기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제 스스로의 판단으로 나섰던 겁니다. 가장 많이 비판받았던 부분은 ‘총학생회장 개인의 의견을 마치 고대 전체 학우의 의견인 것처럼 전달했다’는 것이었어요. 타 대학의 학생회장들도 제게 너무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훈련을 통해 극한의 대치상황을 갖기 보단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긴장 상태를 완화하길 바랐어요. 큰 차원에서의 평화를 의도했던 것인데 오해의 소지가 있었죠.

-한대련 의장직 출마에 관한 안건이 전학대회에서 부결됐는데
물론 개인적으론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학생들의 대체적인 여론이 제 의장직 출마를 반대하는 것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학우들의 여론을 모으고 필요할 땐 설득의 과정을 거칠 겁니다. 학교 문제를 해결할 때도, 사회 참여활동을 할 때도 학생을 ‘주체’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건가
물리적으론 힘들지만 ‘직접적인 대면’을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선거기간동안 약 700명의 학생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어요. 직접 만나며 여론을 듣는 방법은 한순간의 미봉책이라고할 수 있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 생각해요. 요즘은 강의실을 돌며 학우들과 인사하고 의견을 듣고 있어요. 앞으로 하루에 10군데 이상의 강의실을 돌고 각 단과대 학생회장을 2번 이상씩 만나며 여론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비권의 특징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오늘날은 운동권과 비권을 구분하는 기준이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러나 편의상 나눈다면 학생을 주체로 여기는지, 객체로 여기는지를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운동권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해 함께 무언가를 이뤄가는 반면, 비권은 잘 짜여진 틀로 어떤 일을 해결하고 결과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식이죠.
사회참여활동에 대해 ‘원칙’이 부재한 것도 또 다른 특징입니다. 여러 사안 중에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서 참여한다는 것이죠. 총학생회는 기본적으로 ‘운동권의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참여에 굳이 닫혀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인데요, 결국 학생의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 안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에요. 복지향상이란 측면에서 비권만의 장점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교내 문제, 더 나아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좀 더 ‘아래에서 올라가는’ 사회참여활동이 필요합니다.

-운동권 총학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이 있다
학생들이 그동안의 운동권 총학 활동에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운동권 총학이 사회참여활동에 대해 ‘스펙 쌓기’나 ‘정치입문의 발판’이라고 매도하는 것이죠. 총학을 이끄는 저로서는 정말 가슴 아프게 들리는 말입니다. 앞으로 꾸준한 활동을 통해 충분히 학생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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