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나경원 후보 공식 블로그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나경원 후보의 스케쥴은 쉴 틈 없이 돌아갔다.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일정을 조정하는 바람에 주어진 인터뷰 시간은 30분이 전부였다. 30분 간의 인터뷰가 끝난 뒤 나 후보는 “질문만 하지 말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부채문제’, ‘밥값문제’ 등을 누군가 얘기하자 나 후보는 가지고 있던 수첩에 이를 메모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소외되고 배려 받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 제가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그런 연장선에서 시장출마를 한 것이다, 약자를 보호하고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시장이 되고자 한다”

-나 후보님이 생각하는 서울시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서울시에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고, 전통이 있고 역사가 있다. 50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오래된 궁궐도 있고, 달밤에 찾아갈 수 있는 고즈넉한 정원과 함께 곳곳에 자연공간이 잘 보존돼 있다. 교통인프라도 세계수준이며 세계 어느 도시보다 안전하다.
단점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80%이상의 경제비중이 서비스산업에 집중돼 있어 일자리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박원순 후보가 20~3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나는 사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안철수 씨의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반성하는 게 많았다. 기존 정치권이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을 한다. 그런데 안철수 씨의 바람과 박원순 후보가 과연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뛰어들고 공동정부도 구성한다고 한다. 안철수 씨는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아니라고 했는데 박 후보는 좀 다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벤트를 싫어하는데 야권 단일화 과정도 일종의 이벤트로 보였다”

-젊은층의 지지를 돌릴 방안은 있나
“책임있는 정치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사실 박원순 후보가 정책을 내는 걸 거의 못 봤다. 슬로건은 있는데 정책이 없다. 내가 아는 건 양화대교 철거해라 정도? 반면에 우리는 매일 정책보도자료를 내고 있다. 시장은 정치적인 자리가 아니다. 물론 정치력은 필요하지만 시정을 해야 하는 자리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건지 정책적 기반이 없어 보인다”

-박원순 후보도 20대 명예 부시장을 언급했고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라고 정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런 방법은 참 좋은 것 같다. 몇몇을 구성해 대표로 소통하는 방법. 하지만 일단 나는 모양이나 틀보다도 진정성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거세다.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
“사실 우리나라 등록금이 굉장히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먼저 등록금 거품을 빼는 게 우선인 것 같다. 그 뒤에 지속적인 재정투입과 대학이 일정부분 부담하는 방식으로 등록금을 줄이기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등록금과 관련해 시장이 당장 등록금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득수준을 따져 모든 학생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학생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주거 문제도 심각한데 어떤 대책이 있나
“기숙사를 확대하고, 공동 임대 주택을 마련해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 학교 내에 기숙사 지으려면 여러 가지 용적률 제한이 있는데 폐지할 건 폐지해서 대학이 교내에 건물을 쉽게 지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서울시가 시행하던 ‘Youth Housing’도 좀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대학생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을 마련하겠다”

▲ 사진출처 | 나경원 후보 공식 블로그

 -젊은층이 어떤 정책을 원한다고 생각하나
“처음 시장 후보가 된 날 가장 먼저 한 일이 청년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을 만났고 중앙대 앞 호프집에 가서 학생들과 거의 1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 예상은 했지만 학생들 고민이 학교 졸업 후 취업 걱정이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서울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청년을 고용하는 고용률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해 취업 기회를 마련하겠다. 두 번째는 창업인데 요즘 학생들은 창의력이 좋아서 창업하려는 친구들이 많다. 그 친구들이 하는 얘기가 일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서울시의 여러 가지 짜투리 공간 모으면 10만평 정도는 창업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많이 하는 걱정이 ‘실패하면 어쩌지’다. 실패하더라도 재창업을 도전할 수 있도록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생활복지를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기본적으로 서울시장은 정치복지가 아니라 우리 생활의 불편한 걸 개선해주는 생활복지에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활복지가 왜 필요하냐면 서울은 모든 게 만족스러운 도시인데 실제로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지역간 격차 때문이다. 교육시설, 복지시설, 보육시설, 도서관, 공원이 특정 지역에만 잘 돼 있다. 교육시설을 비강남 지역에 적극 설치해 교육문화수준을 높이겠다. 지역의 가치를 높이겠다”

-시민과의 소통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아무리 좋은 행정이라도 시민들이 공감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행정’을 하겠다. 오세훈 전 시장이 전체적인 시정방향은 잘 잡았지만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게 부족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장 혼자만 하겠다고 나서면 시민이 함께 하지 않는다”

-오세훈 전 시장이 전시행정에 그쳤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오 전 시장이 한 일들을 모두 전시행정이라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오 전 시장은 디자인 문화도시를 지향하며 서울의 세계 경쟁력을 26위에서 9위로 끌어올렸다. 대기질을 맑게 하고 아름다운 공원도 곳곳에 만들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있었고, 그래서 낭비가 많다는 지적도 맞는 말이다. 게다가 서민경제가 풀리지 않으니 시민들이 경제적 성과 보다는 약자배려를 더 희망하게 됐다. 오세훈 시장이 강조했던 정책 중 공기질 개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도시경쟁력 향상 등은 나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에 당선되면 최초 여성시장인데 여성으로서 장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보육정책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남성 시장보다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육문제를 해결하면 여성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권자 및 대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서울시장 자리는 참 중요한 자리다. 시민의 행복과 생활이 강조되는 시정으로 시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장애인, 저소득층 등 약자지원을 우선하도록 하겠다. 또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시정을 계획하고 있고, 골목골목까지 챙기는 세심한 알뜰시장, 살림 시장이 되겠다. 궁극적으로 서울을 ‘행복한 생활특별시’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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