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5 13:55 (일)
김병철 총장 인터뷰 - “묵묵히 발전의 초석을 준비하겠다”
김병철 총장 인터뷰 - “묵묵히 발전의 초석을 준비하겠다”
  • 장용민 기자
  • 승인 2012.05.05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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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의 슬로건인 ‘PROACTIVE KU’에서 Proactive는 ‘상황을 앞서서 주도하는’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본교의 ‘PROACTIVE’에는 ‘예리하게, 그리고 실질적으로’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발전의 초석을 닦는 것이 ‘PROACTIVE KU’를 내건 김병철 총장의 목표다.
5월 3일 본관 총장실에서 개교 107주년을 맞아 김병철 총장을 만나 현재 진행 중인 학교의 혁신과 발전 방향을 들었다.

- 현재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일은 무엇입니까
학교 전반에 신경 안 쓰는 일이 없습니다. 취임 후 반값등록금 논의나 감사원의 대대적인 대학 감사 등 큰 일이 많았습니다. 대학 발전을 위한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우선 본교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교원 임용과 인사, 연구실적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제도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고려대학교의 위상 제고를 위한 내실 있는 행보를 밟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외부에 요란하게 자랑하기보다는 묵묵하게 대학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해외에 본교의 가치를 심고 키워나가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학생의 생활 부분에서 가장 관심을 쓰는 부분은 장학금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의 장점인 선후배의 끈끈함을 살려 장학금을 확충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장학금을 받은 후배가 미래에 다시 자율적으로 기부를 하는 ‘릴레이 장학금’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시스템 적으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고대 교우들의 후배사랑과 함께 가까운 미래에는 모든 학생이 릴레이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을 받게 되어 등록금 부담이 크지 않은 대학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 자연계열 발전을 이끌겠다고 하셨습니다. 현재의 성과와 과제를 설명해 주십시오
자연계열만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취지라기보다는, 본교가 명문 종합대학으로서 인문사회계열의 강점에 걸맞도록 자연계열을 동시에 발전시키겠다고 구상한 것입니다. 본교는 출발점인 보성전문학교 시절에는 100% 인문사회계열을 중심이었고, 자연계는 1950년대에 비교적 늦은 출발을 하였습니다. 종합대학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계열이 함께 조화롭게 성장해야 더욱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현재 특성화와 융합, R&D 자원의 효율성 제고, 산학연 협력 등을 목표로 자연계발전위원회가 활발히 활동 중이며 자연계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습니다. 일단 IT-Nano Science, Bio-Medical, Green Tech&Policy 등 3개 분야의 융합연구원 설립을 기초과제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KU-KIST School’을 설립하는 학연협약을 지난 2월에 체결하였고 2013년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R&D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학문간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기기원 설립을 포함한 캠퍼스 공간 재배치 건축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안에 착공할 예정입니다.

▲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 현재 본교의 재정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재정이나 환경이 아직은 다소 미약합니다. 교수 확충과 교육환경개선, 장학금 확대 등을 위한 자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등록금, 기부금, 기타수익금 등의 수입 증대에 있어서는 해외 선진대학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례로 하버드나 스탠포드의 경우 2010년 기준으로 예산대비 기부금 비율이 16%이지만 본교는 5.1% 수준입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교우회와 함께 장학금 모금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래교육관, 기초과학관, 공과대학 50주년 기념관(가칭), 간호대학 등 앞으로 지어질 교육연구시설 확충을 위한 기부에도 교우들을 비롯한 뜻 있는 많은 분들께서 성원을 베풀어 주셨으며 합니다.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본교 발전을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교원임용제도와 교원의 실적요구 증대 등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교원임용의 경우 외국인 교원 비율 향상을 위해 이번 학기에 외국인 학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수 초빙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교수 초빙에서도 14개 분야는 외국인 학자만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8% 내외인 외국인 교원 비율을 10%까지 올릴 계획입니다. 또한, 교수업적평가기준의 일부를 상향 조정하여 교원의 논문실적 증대를 제도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 3일 김병철 총장이 장용민 편집국장에게 학교 발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 대학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교수와 직원들과는 간담회와 보고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며, 공식 행사 등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직접 학교생활을 듣고 있습니다. 또한, 체계적인 자료를 얻기 위해 ‘재학생 만족도 조사’ 등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의 대화는 ‘학생처장-총학생회장 면담’ 등 실무차원에서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조언이나 신속한 행정처리 등이 더 필요하니까요. 앞으로 학생들의 행사 현장에 직접 찾아가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직접 경청하고 애로사항들을 챙길 것입니다.

- 학부생의 형식적인 졸업요건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까
본교는 현재 국제화와 다변화 사회에서 활약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기초소양으로서 공인한자인증, 공인외국어인증, 영강의무 이수 등의 졸업요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고려대학교 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기초적 교양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형식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며 학생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소양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 형식성이 본질적 의미를 퇴색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평소 실력을 지닌 학생들은 인증을 면제하는 등 졸업요건 변화에 대한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국제화를 위한 최근 진행중인 사업과 향후 계획을 밝혀 주십시오.
이제 우리에게 국제화라는 말은 더 이상 새롭거나 선택 가능한 사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만큼 국제화에 대한 여망이나 국제화된 현실 자체가 보편적이라는 뜻이겠지요. 우선 양・다자간 채널을 활용하여 해외 유수 대학들과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양자 채널로서 현재 계획 중인 ‘교수 홍보대사 제도’를 통해 영어권 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는 본교 교수들이 해당 대학과 본교와의 연구 및 학생교류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U21(Universitas 21), APRU(Association of Pacific Rim Universities) 등의 주요 행사를 개최하고 참여하여 세계적인 대학들과 활발히 교류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본교는 지난 3월 ARRU 세계 국제처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미국 및 동아시아 유수대학과의 교류협정 체결과 학생교류협력에도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본교가 한국 사회에 제시할 차별성은 무엇입니까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시대적 책무를 다해 온 고려대학교는 이제 새로운 지성의 창발을 이룩하는 대학, 전통의 숨결을 타고 세계와 호흡하는 대학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대학 본연의 임무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우선 연구 차원에서 다양한 배경의 우수 학자를 초빙하여 학문의 다양성을 추구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의 차원에서 명사초청특강, 교양강좌 등으로 구성되는 University Plus 프로그램을 기획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도 강한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지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학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실제적으로 기여하는 차원에서 사회봉사단 활동을 보다 활성화 할 것입니다. 사회봉사단 창설 이래 지난 3년 6개월 간 1만 3800여명의 고대인이 봉사에 참여했고, 사회봉사단은 현재 16만 4000시간이 넘는 누적 봉사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은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뛰어난 실력과 올바른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에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지식의 전수와 창조가 동시에 이루어질 첨단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미래교육관 설립은 이러한 구상을 담은 ‘Smart Campus 사업’의 첫 단추입니다. 본교는 이 사업을 통해 일차적으로는 미래형 교수학습모델을 개발하여 스마트기기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기반의 강의실 환경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다양한 교수-학습기법을 고안하고 적용해 나갈 것입니다.

- 앞으로 임기동안 꼭 해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짧은 시간에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 100대 대학에 고려대를 진입시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전략적인 행보를 꾸준히 이어나갈 것입니다. 저는 우리 대학을 구성하는 모든 여건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두 가지에 집중해 발전시키더라도 계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게 될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우리 대학발전의 전반적인 내실을 다지고 초석을 닦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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