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가슴 속 말을 종이에 녹여 부모님께 드린다. 무슨 말을 편지에 쓸까 고민하고 쓴 편지 내용을 고쳐 쓰는 동안 부모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그동안 무심했던 우리를 반성해본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어버이날을 맞아 고대신문에서 김주진(공공행정10) 씨와 유영훈(사범대 컴교12) 씨가 부모님께 보내는 ‘손편지’를 받았다. 감사와 사랑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은 편지 한 통을 부모님께 보내보자.


김주진(공공행정10)


엄마 아빠. 하나 밖에 없는 딸이에요. 매 번 엄마, 아빠한테 편지 쓸 때마다 왜 이렇게 어색한지요. 2012년 어버이날도 다가와요. 근데 올해는 떨어져 보내게 될 거 같아 죄송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떨어져 지낸 적 한 번 없다가 이렇게 떨어져서 지낸지 3년이 지났네요. 처음엔 무서웠는데 이젠 아주 잘 지내지만 여전히 엄마, 아빠는 계속 그리워요. 괜히 우기고 우겨서 이렇게 떨어져 지내는 딸, 그래도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 걱정시킬 일 없도록 할게요!

얼마 전 집에 갔을 때, 얼마 안 있다 내려가야 되서 엄마, 아빠가 맛있는 거 못 먹였다고 엄청 안쓰러워 하셨잖아요. 그때 제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제가 할 일이 있어서 내려가게 된 건데 엄마, 아빠가 미안해하셔서 뭐가 그리 바쁘다고 자주 집에 찾아가지도 못하고 죄송해요. 그래도 사랑합니다.

엄마~ 매일 매일 전화해주시는데 못 받을 때도 많고 괜히 엄마한테 징징대는 딸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시 세끼 잘 먹고 다니고 건강 잘 챙기고 있어요! 제 걱정은 마시고 엄마 몸 걱정 좀 하세요. 엄마 건강이 최고니까... 이제 엄마 아들, 딸 많이 자랐으니까 엄마도 엄마 하고 싶으신 것 마음껏 하시고 너무 우리들 생각만 하시지는 말아요. 얼른 취업해서 엄마 용돈 많이 드릴게요. 엄마를 보면 항상 나는 나중에 엄마 같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요. 항상 죄송스럽지만 막상 엄마한테는 마냥 어린애가 돼버려요. 이제 좀 더 어른스러워지고 엄마한테 투정만 부르지 않을게요. 정말 정말 사랑해요!

아빠~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아빠한테 살갑게 애교도 부리고 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아서 서운하시죠? 죄송해요. 어렸을 땐 무뚝뚝한 아빠가 날 많이 사랑하지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근데 지금은 그게 아니란 걸 너무 잘 알고, 아빠가 절 얼마나 많이 사랑하시고 항상 걱정하고 계신다는 것 잘 알고 있어요. 떨어져서 지내는 딸 항상 걱정해주시고 집 갈 때마다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커 갈수록 아빠가 절 얼마나 사랑하시고 계시는 지 와 닿아요. 어렸을 때 철없이 아빠한테 투정부리고 짜증낸 거 정말 죄송해요. 왠지 아빠는 예전에도, 지금도 저에게 큰 사람 이고 시간이 더 흘러서도 큰 사람 일 것 같아요. 항상 아빠는 제일 강하고 제일 크게 느껴져요. 항상 건강이 최고인거 아시죠? 건강 먼저 꼭 챙기시고 오래오래 제일 강한 사람으로 제 옆에서 저 지켜봐주세요. 아빠 말씀 안 듣고 매일 우겨서 후회하지만 그대로 결국 저 믿어주시고 항상 이끌어주시는 아빠, 정말 사랑합니다.

결혼기념일 겸 어버이날 선물로 보낸 옷, 사실 커플티 였는데 너무 크게 사버렸네요. 작년에 아빠 옷 작게 샀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너무 크게 사버렸어요. 그래도 아빠가 두 벌다 입으실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다음에는 아빠한테 딱 맞는 치수로 선물할게요. 이번 어버이날 올라가서 직접 못 봬서 정말 죄송하고 결혼기념일엔 두 분이서 꼭 영화라도  한편 보세요. 떨어져 지내는 딸 질 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얼른 취업해서 효도할게요. 엄마, 아빠가 주시는 무조건적인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제가 이런 사랑을 또 누구에게 받을 수 있을까 싶어요. 항상 잘해드리고 싶고 그런데 마음처럼 안돼서 너무 죄송하고 그래도 정말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정말 사랑하고 항상 죄송하고 항상 감사합니다.    
                                                                                                                           - 사랑스런 딸 김주진 드림


유영훈(사범대 컴교12)


저의 곁에서 힘이 돼주신 부모님께
 쉽지만은 않던 인생살이, 순탄하기도 했지만 가끔은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나날들. ‘삶’이라는 길을 걷다 지쳐 잠시 거울 속 저를 들여다보았을 때 길을 헤매던 어린 소년은 어느덧 21살의 늠름한 청년이 돼있었네요.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어머니, 아버지의 눈가에는 주름이 늘어나 있네요.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제 일 처리하는데 에만 급급하여 부모님의 관심에 짜증을 냈던 저는 대학교에서의 첫 중간고사를 다 치르고 난 뒤 저녁에 현관문 앞에 가지런히 놓은 아버지의 구두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컸던 아버지의 구두가 제게는 작더군요. 그리고 굽이 닳아버린 구두를 보며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시간들을 어느새 잊은 무심한 제가 싫어져 이젠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감사히 그리고 소중히 여기며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랑했어요”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어느새 자란 제가, 커버린 제가 어머니, 아버지께 편지에 담아 전합니다. 앞으로 남은 저의 시간,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기억하며 사랑하며 함께 걷겠습니다. 
                                                                                                              - “사랑해요” 당신이 사랑한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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