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문에 대한 호감도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의 영향이 컸다. 참가자 중 ‘노무현은 좋아하진 않지만 문재인은 호감’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을 싫어하는 부모님께 반발심을 가졌다는 1호는 “노무현에 대한 호감도가 자연스럽게 문재인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본인과 부모님의 고향이 모두 전라도인 2호는 “지난 대선 때 중학생이었는데 지역적 성향도 있겠지만 노무현을 지지하는 부모님이 해주신 얘기를 듣다보니 문재인에게도 관심이 갔어요”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3호는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예로 들었다. “노무현은 강호동이고 문재인은 이수근이예요. 이수근이 강호동을 잘 따랐잖아요. 이제 이수근이 주도하는 시즌2가 나왔어요. 시즌1도 잘 안 봤지만 시즌2는 더 안보고 싶어요”라고 했다.


“사람은 친구를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문재인 친구 노무현입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소개할 때 했던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지근거리에 두고 신임했던 마지막 비서실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나는 참모용’이라며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던 그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문 고문은 야당의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본교생에게 문 고문은 어떤 이미지일까? 다양한 지역 출신의 본교생 6명에게 직접 들어봤다.

 

그림으로 알아본 이미지
사전에 이들은 ‘문재인’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Top of mind)에 대해 그림을 그려왔다. <그림 참조> 1호는 “노무현이라는 달걀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 문재인이에요. 문재인하면 노무현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요. 노무현을 깨고 나오는 게 과제예요. 노무현을 넘어서는 문재인만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문 고문을 비호감이라고 말한 3호는 “문재인은 통통배예요. 엔진도 낡았고 과연 목적지에 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거든요”라고 말했다. 4호는 문 고문을 연필에 비유했다. “연필심을 만지면 손이 더러워지죠. 그런데 이것을 덮고 있는 연필나무는 깨끗하고 젠틀한 이미지가 강해요. 연필은 다듬어서 써야 하듯이 문재인도 다듬으면 쓰기 좋을 것”이라고 했다. 또 6호는 “대나무가 떠올라요. ‘대쪽’이라는 말이 어울려요”라고 말했다.




노무현의 그림자,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다면 문 고문이 대선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벗어 던져야 할까? 2호는 “문재인 자신이 노무현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기에 벗어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4호는 “노무현 이미지를 희석시킨다 해도 반(反)노무현 표를 얻을 것 같진 않아요. 지금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노무현에 대한 향수도 무시할 수 없구요”라고 말했다. 반면 1호는 “문재인은 노무현 이미지를 꼭 희석시켜야 돼요. 문재인만의 원칙과 비전이 있을 텐데 이걸 보여주지 않으니 지지율이 정체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6호가 “노무현을 그대로 답습해선 안 된다고 봐요.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은 그때와 지금 다르죠”라며 동의를 표했다. 이때 5호가 나섰다. “뉴스를 보니, 역대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노무현이 1등이던데요? 정권을 잡았을 때 잘했든 못했든, 지금 국민들이 돌이켜보기에 그렇다는 거잖아요. 그것도 프리미엄이에요. 이걸 포기하면 안돼요” 참가자들은 ‘노무현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겠지만 문재인만의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음식에 비유한다면
토론에서 등장한 대부분의 비유는 역시 노 전 대통령과 관련성을 띠고 있었다.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이미지이든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문 고문만이 갖고 있는 선명한 색깔은 나타나지 않았다. 문 고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5호는 “달걀이요. 달걀을 보고 있으면 삶은 달걀인지 날달걀인지 모르잖아요. 문재인이란 사람 자체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3호 역시 “박근혜는 고급레스토랑의 코스요리, 안철수는 퓨전음식이라고 하면 되는데, 문재인은 뚜렷하고 획일적인 이미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문재인의 권력욕(慾)
안철수 교수의 이미지 조사에선, ‘안 원장은 권력욕을 갖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문 고문에 대해선 ‘숨겨진 권력욕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3호는 “김종필도 그랬고, 역사적으로 2인자는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어요. <무한도전>의 박명수도 그렇잖아요(웃음)”라고 말했다. 문재인에게 호감을 표한 2호도 “안타깝게도 권력욕을 마음속에 품고 있을 것 같아요. 정치인이 다 그런 것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5호가 “권력욕을 ‘내가 대통령을 꼭 해야 돼’라고 해석한다면, 정말 권력욕이 없는 사람 아닌가요? 얼마 전에 문재인이 ‘내가 아니더라도 더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된다’고 했어요”라고 하자 4호는 “박근혜처럼 권력욕을 드러내면 불리하다고 판단해서 자제하는 것 같다”고 했다. 1호 역시 “노 대통령 서거 3주기 때,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사임했잖아요? 대권후보로서 자신의 권력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국회 개원일 회식자리에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마침 19대 국회가 개원한 날이었다. “문 고문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라는 누군가의 혼잣말에 5호가 “오늘이 19대 국회개원일이니까 지금쯤 회식하겠죠”라며 운을 띄웠다. 회식은 자리배치가 중요한 법. 문재인은 회식자리를 어떻게 주도할까? 6호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할 것 같은 이미지를 봤을 때 두루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때 3호가 나섰다. “왠지 요즘엔 따로 테이블을 만들 것 같아요. 문재인은 이미지는 깨끗한데 가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친노(親盧)끼리만 앉을 것 같아요”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에서 불거진 친노와 비노(非盧)의 갈등을 염두에 둔 의견이었다. 2호 또한 “주변을 의식해서 따로 앉지 않더라도 두루 어울리진 못하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문 고문의 ‘대인배’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력대선주자들과 비교해보니
문 고문은 대선후보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야당의 대선주자들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지지율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참가자들은 문 고문이 이미지 싸움에서 뒤쳐지는 것에 동의하면서 지지율 반등의 여지를 남겨 두는 모습이었다. 6호는 “존재감이 없다는 게 제일 아쉬운 부분이에요. 문재인만의 이미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4호는 “문재인은 안철수와 진보적 이미지가 겹쳐요. 젊은 층은 문재인보다 안철수를 많이 지지하고 어른들은 강인해 보이는 박근혜를 선호하니 문재인의 지지율이 낮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문재인만의 경쟁력, 서민적 이미지
참가자 전원은 문 고문을 ‘서민적’이라고 평가했다. 6호는 “노무현이 퇴임하고 봉하마을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봤는데 정말 서민적이었다”고 말했다. 3호는 “박근혜 공주님, 안철수 왕자님의 이미지와는 다르다”고 했다. 5호도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고, 실제로 그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박 전 위원장과 안 원장이 가지지 못한 ‘서민적 이미지’가 문 고문만의 경쟁력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내가 문재인 캠프의 광고기획자라면
문 고문이 안 원장을 향한 젊은 층의 지지와 박 전 위원장을 향한 장년층의 지지를 빼앗아오기 위해선 어떤 광고를 내보내야 할까? 2호는 “친구들에게 안철수에 대해 물으면 바로 답이 오는데, 문재인은 ‘누구더라?’하는 사람이 많다”며 대중에게 자신을 자주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5호는 “안철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학생 롤모델이 될 만한 성과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인권변호사 활동 등 대학생의 롤모델이 될 만한 에피소드를 부각하는 광고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6호는 “문재인은 옆집 아저씨 이미지가 있잖아요. 옆집 꼬마아이가 문제가 생겨서 문을 두드리고, 인상 좋은 문재인 아저씨가 해결해주는 광고가 좋을 것 같아요”라며 서민적 이미지를 강조할 것을 제시했다. 5호는 “문재인의 선한 이미지는 전문성이 없다는 편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리더로서의 능력도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참모들을 이끌어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도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소속

성별

나이

본인고향

부모고향

정경대

25

서울

경상도

사범대

21

제주도

제주도

정경대

20

전라도

전라도

법과대

24

부산

경상도

문과대

22

대전

충청도

미디어

22

부산

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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