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만큼 라이벌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학교가 또 있을까. 두 라이벌의 냉정한 승부 현장인 고연전 속에 서로 사랑을 싹틔워온 커플이 있다. 고연전에서 만나 연인이 된 김예일(경영대 경영09) 씨와 위지은(연세대 작곡09) 씨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둘은 2009년 고연전 마지막 날 우연히 예일 씨의 동아리와 지은 씨의 과가 같이 뒤풀이를 하게 되면서 만났다. 예일 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그때는 서로의 학교를 자랑하는 분위기여서 경쟁의 감정으로 처음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계속 만나서 친분을 쌓다보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죠. 이제 저에게 그날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어요”
그들에게 이번 고연전은 매우 뜻 깊은 행사이다. 지난 2009년에 만나 이번이 4번째 맞는 고연전이지만 2010년과 2011년은 예일 씨가 군 복무 중이어서 같이 고연전 경기를 보러가지 못했다.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어서 더욱 아쉬웠던 지은 씨는 “함께 보는 연고전은 처음이라서 정말 설레요. 항상 예일이랑 경기도 같이 보고, 우리 학교 응원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연인이지만 고연전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존재한다. 지은 씨는 “다른 경우는 몰라도 연고전만큼은 무조건 저희 학교를 응원하게 되요. 고대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연고전 경기를 이기면 아무래도 장난치고 놀리게 되죠”라고 말했다. 이에 예일 씨 또한 작년 고연전이 떠오른 듯 “작년 고연전이 끝나고 지은이에게 많이 장난을 쳤다가 싸우기까지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커플들은 느낄 수 없는 고연전의 매력을 마음껏 느낀다. 지은 씨는 “서로 민감한 부분도 있지만 같이 공유하는 대화의 폭이 넓어지게 돼 좋아요. 물론 다른 커플들과 달리 빨강, 파랑색이나 특정 동물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요”라며 웃었다. 또한 예일 씨는 고연전 커플만이 즐기는 고연전의 기쁨을 이렇게 말했다. “미운 정 든다는 말도 있듯 당연히 고연전 당시에는 서로 민감하고,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도 하게 되긴 하지만 더욱 서로를 돈독하게 해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이번 고연전은 함께 보러갈 테니 양쪽 팀을 다 응원하고 어느 팀이 이기든 승리만 있게 되어서 더욱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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