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15:12 (화)
"고시생에겐 절망감이 친구와 같다"
"고시생에겐 절망감이 친구와 같다"
  • 이규희 기자
  • 승인 2012.09.09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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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더 좋은 세상을 만들 공직자를 꿈꾸는 청춘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목표는 행정고시 합격. 포기할 수 없는 꿈이지만 고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불안하고 막막하다. 절실한 꿈과 불합격의 두려움. 그 사이에 선 멘티 4인이 송혜영 멘토에게 물었다.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요?”

김지연(보과대 보건행정08) 씨는 멘티 중 유일하게 본격적으로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 지연 씨는 2월 처음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본 후 고민이 많다.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이 향상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반면 오랜 시간 공부하지 않고도 1차에 쉽게 합격하는 사람들을 보면 ‘PSAT은 타고난 감이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괴롭다.

사실 송혜영 멘토가 바로 그 감이 있는 사람이었다. 2학년 겨울방학, 1달 간 공부를 하고 PSAT에 합격했다. 그러나 멘토는 PSAT이 시간, 노력 등에 개인차는 있어도 결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시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PSAT은 단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야하는 시험입니다. ‘난 감이 없어’라는 심리상태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수많은 문제풀이로 자신감을 키우세요”

행정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는 현제영(사범대 국교11) 씨는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 그러나 졸업까지 채워야 할 수많은 학점을 떠올리면 휴학이 불안하기만 하다. 모두들 같은 고민을 했는지 제영씨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휴학은 언제 어느 정도 해야 할까. 학과 공부와 고시를 병행할 방법은 없을까.

멘토는 3학년 2학기부터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총 3학기를 휴학했다. 이르지 않은 시작이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행시 공부를 병행했다. 개강을 하면 학과공부에 치중하게 되지 않냐는 지연 씨의 말에 멘토는 “행정 고시 과목과 연관되는 강의 중심으로 시간표를 짜라”고 조언했다. 특히 염재호(정경대 행정학과) 교수의 ‘행정이론’, 윤창호(정경대 경제학과) 교수의 ‘산업조직론’과 ‘미시경제이론’, ‘화폐금융론’, ‘국제금융론’, ‘행정학개론’ 등이 고시에 큰 도움이 됐다. “학원 강의나 인터넷 강의는 대학 강의에 비해 깊이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행정고시 문제는 교수들이 출제하니 그것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죠”

새내기인 서현희(사범대 국교12) 씨는 행정고시를 보려고 마음먹었지만 주변에 합격한 사람이 없어 막막하다. 행정고시 준비자 온라인 카페에서 합격수기를 찾아 읽다가 공부 중 ‘멘탈 붕괴’의 순간이 많다는 글을 봤다.

멘토는 막막하고 힘겹던 고시준비 기간이 떠오르는지 씁쓸하게 웃었다. “행정 고시는 공부할 양이 너무나 방대해 여러 번 위기가 찾아옵니다. 특히 저는 경제학은 좋아했지만 행정법을 무척 싫어해서 고전했어요” 고시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 스터디에 들어가서 선배들에 비해 행정법 답안지가 너무 초라해 많이 울기도 했다. 그 때 사용한 방법은 선배들의 답안지를 모조리 외워버리는 것이었다. 울고 싶은 순간은 시험 당일에도 찾아왔다. “2차 시험을 볼 때 경제학에서 계산 실수로 쉬운 문제를 틀려서 당황했었습니다. 눈앞이 하얘졌어요. 그래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결국은 그 시험에 합격했고요. 소중한 젊음을 바칠 정도로 합격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면, 그래서 포기할 수 없다면, 이따금 찾아오는 절망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세요. 고시생에게 절망감은 친구와 같습니다”

‘고시는 잘되면 대박, 안되면 쪽박’이라는 말은 하나의 속담처럼 전해진다. 오하라(경영대 경영12) 씨는 젊음을 바쳐 고시에 뛰어들어 5,6년 투자해도 합격하지 못하면 백수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고시공부를 하다가 포기한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부분 대기업, 공기업 등에 취직하지만 급수를 낮춰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신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고시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차선책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차선책을 고려하면 절실함이 줄어 합격하기 힘들어요”

모임의 마지막, 송혜영 멘토가 말했다. “내게 여러분이 합격 할 수 있냐고 물었나요?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보세요. ‘할 수 있냐’고 묻지 않고 ‘해야만 한다’고 말하게 되는 순간,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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