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실수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될 때 흔히들 삽질한다고 하잖아요. 말그대로 유럽여행에서의 실수담이예요"

(사진 = 고대신문)
<열아홉살 소녀의 유럽삽질따라하기>라는 제목의 책을 꺼내들며 이정은(공과대 전기전자01) 씨가 꺼낸 말이다.  '삽질'이라는 말은 조금은 투박스럽다. 그래서인지 출판사에서는 제목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100일간의 유럽여행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삽질'뿐이었다며, 이 씨는 제목 바꾸기를 극구 거부했다. 처음 여행을 가게 된, 대학생 초보 여행가의 실수투성이 유럽여행.  '삽질"하는 그녀의 모습은 투박스럽기보다는 오히려 친근감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수많은 여행사의 틀에 박힌 여행코스를 따라 아무런 목적없이 떠나는 여행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나만의 여행,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테마가 필요하다. ꡐ향기를 찾아서ꡑ라는 테마를 가지고 유럽 곳곳을 휘젓고 다닌 그녀. 무언가 새로운 것, 신선한 삶이 필요했던 이씨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 다른 자신을 찾기 위해 즉 그녀만의 향기를 찾기 위해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됐다. 때마침 (주)고나우투어에서 시행한 ꡐ유럽특파원 공개수배ꡑ의 3기 특파원으로 선발되어 유럽 여행의 기회를 얻었다.

"지금도 책을 펼치면 100일동안 써놓은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아요."

유럽 여행을 하는 도중 겪었던 일들과 알게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올린 것이 <열아홉살 소녀의 유럽삽질따라하기>라는 결정체가 됐다며 이 씨는 자신의 책을 일기장에 비유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군가가 자신의 여행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피그말리온 효과를 얻어 더 많이 찾아다니고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아침이슬에 촉촉이 젖은 에펠탑이 환상적이라는 말을 듣고는 예약해 둔 숙소까지 내팽겨치고 에펠탑으로 달려갔다. 침낭 하나에 몸을 맡긴 채 잠이 들었고, 새벽녘 이슬에 젖은 에펠탑은 감동 그 자체였다.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는 한국에서 왔다는 자신을 너무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현지 사람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보고 간단한 터키말도 배워왔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서는 맛있는 커피 한잔을 권하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헤어질 때 목이 추워보인다며 손수 둘러주신 스카프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해 쓰여진 기존의 여행 가이드 서적은 초보 여행자들이 처음으로 경험해 당혹해할 일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보 여행가가 쓴 <열아홉살 소녀의 유럽삽질따라하기>는 여행을 처음 가게 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지가 될 것이다.
처음 방학을 맞이했지만 특별한 경험을 해보지 못한 03학번들과 몇 번의 방학을 무의미하게 보냈을지도 모를 본교 학생들.

이제 개강을 맞이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각종 학교 생활에도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졸업을 하고 사회인이 되면 일에 치여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된다. 젊은 패기와 무모한 용기는 대학생만이 갖고 있는 무기가 아닌가 한다. 겁많은 사회인이 되기 전에 짧은 기간, 어디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대학생활의 낭만이 아닐까.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