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신종교(新宗敎, New religion)는 조선말기인 19세기후반과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산업화시기에 많이 발생해 현재 수 백개의 신종교가 존재하고 있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의 신종교에는 △동학(東學)계열 △증산(甑山)계열 △단군(檀君)계열 등이 주를 이루었으며 그 외 유교에서 파생된 갱정유도(更定儒道)나 불교에서 파생된 원불교(圓佛敎)와 같은 신종교와 남학(南學) 등이 있었다.

동학계열에서 나온 신종교로는 천도교(天道敎)와 시천교(侍天敎) 등이 있으며 증산계열에는 증산도(甑山道)와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 등이 있다. 단군계열에서 나온 신종교로는 대종교(大倧敎)가 대표적이며, ‘생활불교’등을 내세운 원불교도 이시기에 발생했다.

이 시기의 신종교들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 하층 계급들이었다. 당시 부패한 정권과 외세의 침입 등으로 혼란한 사회속에서 피지배계층은 기존의 유교질서를 거부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찾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종교들이 생겨난 것이다.

동학계열과 증산계열의 종교들은 개벽사상으로 기존의 사회질서가 없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교리는 피지배계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또 대부분의 신종교들은 민족주체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산업화시기에 생겨난 신종교들은 기독교계열에서 분리된 것이나 기존의 신종교들의 분파가 발전한 것이 대부분이다. 신종교는 이 시기에 시작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에서 소외되기 시작한 대중들에게 정체성과 일종의 소속감을 부여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기존에는 개벽사상과 공동체중심의 이론이 주를 이룬 신종교가 발전했다면, 이 시기에는 기독교적 종말론이나 개인의 구원 등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통일교나 순복음교회 외에 수 많은 종파들이 생겨났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신종교는 주로 시대가 급변하는 시기에 많이 생겨났다. 권력층은 비교적 시대변화에 잘 적응하는 반면, 하위계층들은 상대적으로 시대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받는 고통을 해소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본교 노길명(인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삶의 의미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신종교에 더 이끌리게 된다”며 “신종교는 계급의 모순과 민족의 모순에 대한 고갈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고 말했다. 즉 신종교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을 표출시켜줄 유일한 통로였던 셈이다.

최근에는 신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피지배계층 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계층으로 확산됐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의 이용범(서울대 강사) 씨는 “현대사회로 오면서 과거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적의미 보다는 개인의 이념이나 문제, 취향 등에 따라 종교를 접한다”며 “이러한 현상 때문에 현대사회에서는 특정계층이 신종교를 믿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신종교가 사회 곳곳에 퍼지게 되면서 그 순기능과 역기능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신종교는 기성종교들이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하면서 그 빈자리를 매꾸는 역할을 한다. 기성종교들이 중산층 위주로 흘러가면서 소외된 계층을 신종교가 받아들임으로써 이들이 불안감과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도록 해준 것 이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이종철 연구원은 “신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떠한 곳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받음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된다”며 “이러한 면에서 개인에게 신종교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신종교는 △인간존엄 사상 △서구문화의 흡수를 통한 새로운 문화형성 △전통윤리의 계승과 보존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반면 일부 신종교들로부터 사회적인 역기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예로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는 대신에 물질적인 착취나 성(性)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켜 결국에는 가족의 황폐화를 일으키도 한다. 또 △인권 △사회정의 △사랑 △공동선 △윤리덕목 등을 추구하는 종교본연의 의미를 생략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모 종교단체에서 신도를 살해해서 암매장하거나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 자주 보도됐다.

하지만 신종교단체들이 모두 다 역기능을 일으킨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이종철 연구원은 “건전한 신종교와 전체 신종교사이에 섞여있는 일부 사이비 종교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커다란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한 다양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종교적다양성을 보장해 주는 길이다. 오히려 다른 종교를 이단시하는 것은 신종교의 본질과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오해와 편견만을 낳을 뿐이다.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입장에서 다른종교를 이단이나 사이비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를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또한 신종교에게도 우리사회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등  다양한 역할수행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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