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6대 문과대 학생회장단 선거가 무산되고 모든 투표함이 23일 폐기됐다. 문과대는 내년 3월 재선거가 이뤄지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문과대 학생회장단 선거가 무산된 것은 단독 출마한 전대미文 선본·최하영 정후보(문과대 한국사10) 김위정 부후보(문과대 철학09)이 경고 2회 누적으로 등록 무효 처리됐기 때문이다.

▲ 선거 무산으로 23일 개표 용지가 폐기됐다. 선관위원들은 개표 용지를 꺼내어 봉투에 담고 결과를 알수 없도록 검은 페인트를 부은 뒤 버렸다.

20일 개표 직전 유지인 문과대 선관위원장은 ‘전대미文’ 선본원이 문과대 학생에게 투표독려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의제기를 받았다. 문과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유지인, 문과대 선관위)는 ‘선거과정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판단해 개표를 무기한 연기하고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선관위와 ‘전대미文’ 선본은 회담에서 ‘전대미文’ 최하영 정후보가 강창현(문과대 사학09) 선관위원에게 자신 선본을 지지해달라고 말한 것과 강 씨가 채팅 방에 투표하지 않은 학생들의 명단을 공개했으나 제재하지 않은 정황도 논의했다. 강 씨는 위의 정황을 인정하고 20일부로 선관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선관위원 전원인 11명도 선거무산 사태에 책임을 지고 23일 사퇴했다. 20일 문과대 선관위는 ‘전대미文’ 선본에 △선거운동 기간 외 투표 독려 △정후보가 특정 선관위원에게 지지 부탁 △해당 선관위원이 투표하지 않은 학생의 명단을 유출했으나 제재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두 번째 경고 조치를 내렸다. ‘전대미文’ 선본은 19일 허가받지 않은 대자보를 부착해 1회 경고조치를 받았다.

선관위원의 사퇴와 ‘전대미文’ 선본의 등록무효 처리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주요 갈등 사항은 선본이 대자보에서 제기한 ‘3月 출마 의혹’과 선관위의 경고 조치가 가혹하다는 선본의 반발이다. 선관위는 두 번째 경고 조치 전 ‘전대미文’ 선본에 자진사퇴와 등록무효 중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전대미文’ 선본은 21일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학내에 선관위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전대미文’ 선본은 대자보에서 ‘이전 학생회와 동일한 계열로 구성된 선관위가 총학생회 선거에 집중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거를 무산시키고 3월에 재출마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유지인(문과대 한국사09) 선관위원장은 “선거의 공정성에 명백한 오점이 있기에 내린 결정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전대미文’ 선본은 선거운동 기간 외 투표 독려와 정후보가 선관위원 강창현 씨에게 지지를 부탁한 것에 대한 선관위의 경고조치가 가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대미文’ 선본장 이준형(문과대 철학07) 씨는 “선본원들이 지인과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투표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나, 조직적으로 투표독려를 했다는 선관위의 정황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지인 선관위원장은 “수많은 제보를 토대로 의도적인 투표 독려 의도가 명백히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여러 번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선본은 시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정후보 최하영 씨가 선관위원 강창현 씨에게 지지를 부탁한 정황에 대해 정후보 최하영 씨는 “선거 과정에서 잘못은 인정하지만 자신과 친분 있는 사람을 선관위에 포함시키려는 알력은 관행으로 이를 무시하기 힘들었다”며 “관행에 대한 본질적 고민 없이 이번 사태를 ‘전대미文’ 선본의 잘못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지인 선관위원장은 “선본과 친한 사람이 선관위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정후보가 직접 선관위원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요구하는 관행은 없다”고 반박했다.

문과대 학생회장단 선거 무산에 대해 문과대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준하(문과대 사학11)씨는 “‘전대미文’이 미숙했던 것은 사실이나 선거를 무산할 정도의 잘못인지 의문”이라며 “문과대가 혼란에 빠질 것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소민(문과대 인문학부12) 씨는 “안타까운 일이나 ‘전대미文’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번 사례가 선거의 공정성에 더욱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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