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김연광 기자 kyk@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하루 1회 이상’의 외식률은 20대가 42%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또한 20대의 나트륨 섭취량 중 외식의 기여율은 41.3%에 달해 외식으로부터 섭취하는 나트륨 비율이 높은 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영양안전정책과 김종욱 연구관은 “특히 20대의 경우, 음식을 섭취하는 절대량이 많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도 높다”고 말했다.

  이에 고대신문은 4월 9일 고대생들이 즐겨 찾는 5개 식당 △‘설성반점’의 짜장면 △‘서울쌈냉면’의 물냉면 △‘게눈 감추듯’의 부대찌개 △‘청진동해장국’의 뼈해장국 △‘Hot 떡볶이’의 떡볶이 등의 나트륨 함량을 조사해 외식이 잦은 대학생의 나트륨 실태를 알아봤다. 검사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위생검사기관으로 지정된 (주)에스푸드가디언스를 통해 이뤄졌다.

 

‘설성’ 짜장면이 다른 메뉴보다는 높아
검사결과, 100g 당 나트륨 함량은 △‘설성반점’의 짜장면(374.26mg) △‘서울쌈냉면’의 물냉면(309.44mg) △‘게눈 감추듯’의 부대찌개(294.25mg) △‘청진동해장국’의 뼈해장국(282.63mg) △‘Hot 떡볶이’의 떡볶이(287.50mg)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성반점 짜장면의 나트륨 함량(374.26mg)은 식약처 ‘외식 영양성분 자료집’에 공개된 전국 짜장면의 평균 나트륨 함량(367.94mg)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전국 1회 평균 제공량 650g을 기준으로 했을 시, 나트륨 함량은 2391mg에 달한다. 짜장면 한 끼의 식사가 세계보건기구(WHO) 1일 섭취 권고량인 2000mg을 이미 넘어서는 것이다.

  식약처 박혜경 식품영양안전국장은 “짜장면의 음식 특성상 나트륨 함량이 높다”며 “만약 먹는다하더라도 소비자는 소스를 적게 먹고 공급자는 춘장을 덜 짜게 해 맛을 내는 방법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에 설성반점 김지용 사장은 “나트륨 수치가 지나치게 높게 나온것에 대해 반성한다”며 “주방장과 의논해 춘장의 양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짠 맛 줄이면 학생들 떠날까 걱정
음식점 사장들은 나트륨 과다 섭취에 대한 문제점을 알면서도 쉽게 함량을 줄이지 못했다. 서울쌈 냉면 강동균 사장은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나트륨을 줄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맛이 떨어져 손님들이 떠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식약청에서 ‘짠맛 미각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 10명 중 7명이 짠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자들이 ‘보통’으로 평가한 음식이 실제론 ‘짠맛’에 해당돼 한국인들이 짠맛에 익숙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식당에서 짠맛을 줄일 방법에 대해 홍순명(울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국물량을 100cc만 줄여도 나트륨 함량이 400mg이 준다”며 “짜게 먹는 사람을 말리기는 쉽지 않지만 식당에서 소금을 따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나트륨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는 식당
2012년 12월 식약청는 ‘나트륨 줄이기 운동’에 자율적으로 참여한 전국 99개 음식점을 ‘나트륨 줄이기 참여 건강음식점’으로 지정했다. ‘나트륨 줄이기 참여 건강음식점’은 대표 메뉴의 나트륨 함량을 기존에 비해 평균 14% 가량 줄여 제공하고 이와 함께 메뉴판에 나트륨 함량을 표시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중국음식점 ‘상하이’의 손석국 사장은 “양념 국물을 빼고,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을 때 싱겁게 조리할 지를 물어본다”며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점 이미지로 손님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조리하는 식당도 있었다. ‘맛마루 부대찌개’ 원광우 사장은 “설문조사를 해보니 부대찌개가 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6개월 동안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음식을 평소보다 덜 짜게 조리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2011년 지정된 건강음식점(114개소)이 나트륨 함량을 제대로 유지하는지 확인한 결과 모니터링에 참여한 전체 음식점 103곳 중 74곳이 지속적으로 나트륨 저감화 메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2년 10월 식약청과 한국도로공사는 식품 안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속도로 휴게소 내 판매 조리음식을 대상으로 나트륨의 함량을 표시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인 ‘이서휴게소’는 나트륨을 줄인 건강메뉴를 제공하며 건강한 식생활 실천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이서휴게소’의 식당을 운영하는 풀무원 자회사인 이시엠디(ECMD)은 나트륨 함량이 1240mg인 저염식단을 개발했다. 이는 단체급식의 한 끼당 나트륨 평균 섭취량 2236mg의 2분의 1에 다르는 수치다.

  생선은 소금에 절이지 않고 나트륨 함량이 유자소스를 바르는 등의 시도를 했다. 더불어 식사 전 오이, 당근 등을 먼저 먹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등의 저염식단을 먹는 방법을 함께 소개한다. 이시엠디 휴게사업운영부 임상준 팀장은 “휴게소 음식은 짜다는 인식이 강해 건강 지향식단을 제공해봤다”며 “이제는 휴게소 저염식단을 찾는 매니아가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마라톤 도전하듯 해야
일본 아키타현은 1976년부터 ‘짜지 않은 식생활’ 캠페인을 시행했다. 1969년 하루 평균 20.5g의 소금을 섭취하던 아키타현의 주민들은 2011년에 소금섭취량을 11.1g로 줄였다. 9.4g의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42년이 걸린 것이다. 식약처 또한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20% 이상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량을 단기간에 줄이는 것은 담배를 끊는 것처럼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인식개선과 시행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가정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는 2008년 66%에서 2011년 52.7%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외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는 2008년 29%에서 2011년 36.1%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따라서 외식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식당에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호텔조리학과 김영복 교수는 “매운 맛과 신 맛을 활용하면 소금 사용을 줄 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고추장 요리를 할 때 고추장량을 줄이고 고춧가루를 섞으면 칼로리와 나트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박혜경 국장은 “나트륨 등의 영양표시를 법적으로 의무화 해 소비자들이 먹을거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끔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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