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증진에 상권은 몸살
국민건강 증진에 상권은 몸살
  • 박영일 기자
  • 승인 2013.07.21 2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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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법 시행 후 안암, 세종 상권 변화

  1일부터 시행된 국민건강증진법(금연법)으로 150㎡(45평형) 이상의 식당, 주점, 카페 등에서 실내 흡연이 전면 금지됐다. PC방은 면적과 관계없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2014년부터는 연면적 100㎡(30평형) 이상의 업소가, 2015년부터는 모든 업소가 금연구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금연법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손님의 실내 금연을 시행하고 금연스티커를 붙이거나 영업장소와 분리된 공간에 칸막이와 배기시설이 있는 흡연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종래에 해당 업소에서 운영하던 ‘흡연실’은 2014년까지만 인정된다. 금연법 시행으로 나타난 안암 상권과 세종 상권의 변화에 업주들은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연법 시행 후 안암 상권과 세종 상권의 모습을 업주들에게 물었다.

대형 술집 매출에 타격 있어
  학교 주변의 술집 중 대부분 업소는 개정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안암 상권의 ‘유객주’, 세종 상권의 ‘클랑’을 제외하면 연면적 150㎡ 이상 크기에 해당하는 술집이 드물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잘 알려진 안암 상권의 ‘청학동’, ‘왕빨대’를 비롯해 세종 상권의 ‘파랑새’, ‘술이야’ 등은 면적이 150㎡이하라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연법 적용 대상 업소의 업주들은 금연법이 적용되지 않는 업소에 고객을 빼앗겨 손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유객주’ 정현택 사장은 “개정법에 따라 옥상에 흡연구역을 만들었지만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흡연자는 술을 마시며 흡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금연법에 해당되지 않는 업소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유객주는 금연법 시행 이후 매출이 30% 감소했다. 흡연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술집은 금연법 시행으로 ‘반사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매출이 소폭 상승했거나 손님의 흡연율이 줄어 업소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답한 업소가 많았다. 개정법 적용대상이 아닌 참살이길의 A업소 관계자는 “애주가들은 금연법에 해당되지 않는 업소를 알고 있다”며 “우리 업소도 매출이 평소보다 10% 늘었다”고 말했다. 세종 상권 ‘피쉬앤그릴’ 이미아 사장은 “금연법 시행 이후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늘어 장사하기 좋아졌다”며 “매출도 약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윤(문과대 일문12) 씨는 “술집에 들어가기 전 금연 스티커를 보면 다른 가게를 찾는다”며 “소규모 업소를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금연법 해당 업소 대부분은 현재 금전적 부담이 큰 흡연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직접 손님의 흡연을 금지하는 실정이다. 흡연시설 설치비용의 부담이 큰 탓이다. 흡연부스 제작업체인 그린공사 박희석 사장은 “7인용 2평 흡연부스 주문이 가장 많다”며 “배기시설과 설치비용을 포함한 실 설치비는 700만 원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흡연 제재를 거부하는 손님을 말리기는 쉽지 않다. 세종 상권 ‘클랑’ 정미현 사장은 “흡연 중인 손님에게 금연을 부탁하면 막무가내로 부탁을 거절한다”며 “작은 가게로 가면 된다며 나가버리니 큰 가게만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금연법 해당 업소가 아닌 안암 상권의 청학동은 금연법 개정 전인 1월 가게를 ‘금연업소’로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2개월 만에 손님들의 거센 반발과 매출 하락으로 무산됐다. 청학동 임정택 사장은 “흡연을 막았다는 이유로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계산도 하지 않고 가게를 나가버리는 손님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금연법이 손님에 비해 업주에게만 과한 책임을 지운다는 지적도 있다. 손님의 흡연 적발 시 물어야 할 과태료는 상당한 수준이다. 업주가 물어야 하는 과태료는 적발 1회 170만 원, 2회 330만 원, 3회 500만 원으로 적발 횟수가 늘수록 크게 상승한다. 클랑 정 사장은 “대다수의 손님은 업주가 흡연을 제지할 때 과태료 10만원만 물면 되니 문제없다는 식”이라며 “점주는 손님의 흡연 사실이 한 번만 적발돼도 과중한 벌금을 받으니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잇단 금연법 변화에 비용적 부담 큰 PC방
  안암 상권과 세종 상권의 PC방 역시 비용적 부담으로 인해 흡연시설 설치를 꺼렸다. 업주들은 비싼 설치비에 비해 흡연시설의 효용성이 미미하다며 ‘전면금연’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암오거리의 ‘강호 PC방’은 출입구 바로 옆에 약 100만 원을 들여 2평 흡연부스 한 대를 설치했지만 부스 이용자는 많지 않다. 안암 상권 ‘제노(Xeno) PC방’ 관계자는 “3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들여 흡연부스 설치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도 “금연법 시행 이후 매출의 20% 이상이 줄어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박민준(인문대 영문11) 씨는 “흡연부스는 화생방훈련을 연상케 해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며 “밖에서 담배를 피울지언정 흡연부스에 들어가 담배를 피우는 흡연가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PC방 업주는 흡연석과 금연석 분리 규정이 생긴지 10년도 되지 않아 불어 닥친 ’금연법 역풍‘에 타격이 크다고 호소했다. 강호 PC방 관계자는 “흡연석과 금연석을 분리할 때에도 큰돈이 들었는데 매번 바뀌는 금연법으로 손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매출 하락으로 올해까지만 가게를 운영하겠다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었다. 가게 매매를 계획 중인 세종 상권 ‘조이파크PC방’ 오가영 사장은 흡연부스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PC방의 매출 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오 사장은 “흡연자 전용 PC방 운영을 허가하는 등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영세업주의 영업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PC방 프랜차이즈 업계도 매출이 하락세다. PC방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은 흡연시설을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지만 올해까지는 업계의 전망이 어둡다고 예상했다. 진행 중이던 점포 계약이 대부분 중단됐다는 업체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노 PC방’ 본사의 박용철 이사는 “회사의 모든 수급이 소강상태다”라며 “PC방 업계의 침체 현상이 얼마간은 더욱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PC방 프랜차이즈 라이온 PC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의 어려움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재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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