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심판은 종목별로 경기에 임하는 목적의식에 차이가 있다. 일부 종목에선 대학심판을 프로심판이 되기 위한 ‘수습 과정’으로 여기기도 하고 다른 종목에선 스포츠 경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발산할 수 있는 부업이기도 하다. 심판 육성과정과 심판활동 등 대학심판의 인프라 현황을 알아봤다.

대학리그 심판이 되는 방법
  대학야구리그에 투입되는 대한야구협회(KBA) 심판이 되려면 ‘야구 심판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10주 간의 ‘심판학교 일반과정’을 수료해야만 대학심판에 입문할 수 있다. 수료 후 KBA 심판위원회의 임명을 받으면 대학야구를 비롯한 KBA 주관의 모든 아마야구대회 심판 자격을 얻는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판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지만 프로리그  심판은 야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이 요구된다. KBA 황석중 심판이사는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고급야구를 경험하지 않은 심판이 프로심판이 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고급야구를 직접 경험해본 심판이 그렇지 않은 심판에 비해 경기운영 센스가 확연히 돋보인다”고 말했다.

  대학농구 심판 역시 대한농구협회(KBA)가 운영하는 ‘심판교실’에서 집중 육성된다. 다만 대학농구 심판은 1급 자격과 국제심판 자격을 모두 갖춰야 리그 심판자격이 주어진다. 심판교실 과정을 수료하면 공인 2급 심판자격을 얻게 된다. 수업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인 심판은 ‘경기 심판 강습회’의 특수강습 과정을 거쳐 1급 심판이 된다. 1급 심판은 국제경기연맹(IF)이 주관하는 ‘국제심판 해외 강습회’를 수료하면 국제심판 자격을 얻게 된다.
  아이스하키도 ‘심판 강습회’를 통해 심판을 선발하지만 6개월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한다. 수습심판들은 이 기간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경기기록원의 역할을 맡은 후 심판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하위대회부터 실전에 투입된다. 대한아이스하키연맹 이병철 심판이사는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은 따로 심판의 등급을 나누고 있지는 않지만, 대학리그의 경우 국제연맹기준으로 국제대회에서 심판을 볼 수 있는 A급 심판들이 주로 투입된다”고 말했다.

대학심판의 종목별 특성
  대학리그 종목별로 심판을 배정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럭비의 경우 심판이 많지 않아 지도자와 심판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럭비협회는 경기 전 심판배정위원회를 열어 학연, 지연 논란이 일지 않도록 경기 수준과 심판의 경력 등을 고려해 심판을 경기에 배정한다. 대한럭비협회 관계자는 “럭비의 경우 심판과 지도자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심판의 출신대학이 경기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학연을 완전히 배제한 채 심판을 배정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리그를 진행하는데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대학농구리그 심판은 심판활동이 본업인 프로농구 심판과 달리 심판활동이 부업인 경우가 많다. 3~4000만 원 가량의 연봉을 받는 프로농구 심판과 달리 대학리그는 경기당 수당이 3만 원 수준으로 낮다. 주로 농구를 좋아하는 직장인, 교사 등이 대학심판을 맡는다.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이동엽 경기이사는 “대학농구리그의 경우 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오후 5시 이후 경기가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직장을 다니고 있는 심판들은 경기가 배정됐을 때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나오기 곤란한 상황도 발생한다”며 “최근 아마추어 야구에 1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말한 KT그룹처럼, 아마추어 농구에 대한 지원이 늘어 대학농구리그도 전임심판이 경기를 맡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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