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영 기자 ljy@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미지의 길을 처음 걸어간 과학자답게 눈빛이 남다르게 보였다. 본교에서 전산과학과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면서도 사무실 한쪽에 위치한 책장을 인문학 도서로 가득 메울 만큼 송길영 부사장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빅데이터를 ‘사람을 읽는 도구’라 말하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을 만나 국내 최초 빅데이터 과학자의 삶에 대해 물었다.


- 빅데이터 시장에 눈 뜬 계기는 무엇인가

“IT업계에서 사용했던 다량의 데이터를 마케팅에 접목했더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다음소프트는 어떤 일을 하나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인 마이닝 마인드(MINING MINDS)를 한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자료를 모아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낸 뒤 마케팅에 활용한다. 데이터에 담긴 가치는 해석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기에 인문학이 매우 중요하다.”

-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수익을 내나
“기업들이 특정 분야의 빅데이터 마이닝을 의뢰하면 다음소프트가 인사이트 레포트(Insight Report)를 만든다. 기업이 어떤 마케팅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사업의 보물지도를 그려주는 것이다. 인사이트 레포트를 만드는 데엔 약 4주에서 6주가 소요되는데, 하나의 레포트 당 최소 5000만 원에서 많게는 몇 억원까지 받는다. 애초에 컨설팅의 대가로 일정 금액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사업도 있고 특정 기업과 다음소프트가 협업해 매출을 나누는 사업도 있다. 예를 들어 ‘베노플러스’라는 연고회사가 상처에는 마데카솔, 모기약은 버물리 등 ‘멍’하면 생각나는 ‘멍’에 특화된 연고를 만들어 매출을 수직상승 시킨 적이 있다.”

- 빅데이터가 최근에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정치 경제 분야에서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데이터 확산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통계학적 관점에서 빅데이터는 대표성이 없다고 한다
“빅데이터를 얻는 대표적인 도구가 인터넷인데 60대 이상은 아예 인터넷 활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런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빅데이터 분석을 대체할 수 있는 전수조사는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넷 사용자의 연령대가 다양해져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전체 국민의 생각이 아닐지라도 그것이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대학 본부가 빅데이터를 행정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을까
“물론 이용할 수 있지만 수요가 맞지 않아 당분간은 도입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서비스 수용자인 학생이나 교직원의 수요에 비해 재단이나 운영관리위원회에서 빅데이터를 도입할 때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 아직 국내 기반이 미흡해 고민하는 예비 빅데이터 과학자에게
“빅데이터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대학원에 진학해 특정 전공을 깊게 배우는 게 빅데이터 과학자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빅데이터 활용 방법론은 학원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주제의 정보는 오랜 통찰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