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 ‘1+1’…. 대형 할인마트에서만 볼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사회적 기업(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및 조직)의 제품을 수식하는 ‘재활용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착한 가격,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아프리카의 아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보내주는’ 1+1 이기도 하다. 이처럼 ‘착한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수익을 남긴다. 사회적 기업의 수익은 시장경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 전체에게 돌아간다. ‘착한 시장경제’의 매력에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시도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지원을 발판삼아
사회적 기업 경영진은 치열하게 제품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에서 신장세를 보이는 패션관련 사회적 기업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선점했다. 스위스의 패션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트럭 천막 등의 방수 천막 재활용으로 가방을 제작·판매해 ‘하나뿐인 제품’이라는 차별성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션디자인학회 ‘옷거리’ 윤정욱 회장은 “패션 업체인 프라이탁, 크라비츠 등 재활용 제품으로 인기를 끄는 업체의 주 소비층은 20대”라며 “고객은 하나뿐인 디자인이라는 희소성과 품질의 완성도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제품을 구매한다”라고 말했다. 본교 인액터스(Enactus) 소속 ‘희움’은 전원 대학생으로 구성돼있지만 제품 디자인은 분야별로 여러 명의 현직 디자이너가 도맡는다. 희움 정현민 팀장은 “제품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다 해도 소비자의 눈에 들지 않으면 안 된다”며 “영리를 취하지 않는 기업이라 해도 판매 제품과 서비스의 질에 꼭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정부지원 의존은 안 돼
관계자들은 정부 지원만 믿고 창업하다가는 실제 지원을 받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지원금을 받으려면 권역별 통합자원기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광역자치단체, 중앙부처, 고용노동부에 7단계 서류 심사 및 검토, 심의를 거쳐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일반청년창업지원과정이 사업기획서 발표 뿐인 것을 감안하면 까다로운 과정이다. 공정무역 까페 ‘온바로’의 현성일 사장은 “정부 지원이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건비나 사업 개발비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많은 서류를 떼고 직접 정보를 캐는 등 발품 고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지원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지원기간이 끊기는 순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사회적 기업을 운영 중인 이레약초 이종언 사장은 “지원금을 노리고 창업한 이들이 지원금이 끊기는 창업 후 1년을 전후로 위기를 맞는다”며 “정부 지원금 이외에 독립적 수익 통로를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지원이 감소하는 순간도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문형구(경영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는 동안 사회적 기업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며 “모든 사회적 기업이 지원 혜택을 받을 만큼 역량을 갖춘 것은 아니기에 정부 입장에서도 무한정 제품을 구매해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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