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로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하는 시기가 다른 것은 경기 외적인 요인의 영향도 크다. 사회인으로서의 역량 향상, 종목별 프로리그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선수 풀(Pool)도 선수의 경력에 영향을 미친다. 대학 선수의 성장과 경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 외적 요소를 알아봤다.


학위와 인맥이 대학 진학 견인
  대학축구, 농구, 야구의 강호로 꼽히는 고려대, 연세대, 건국대, 동국대 등은 체육특기자 선수들이 교직 이수가 가능한 체육교육과로 입학할 수 있다. 대학농구와 축구의 강호인 경희대 역시 스포츠지도학과에 특기자 선수가 입학할 수 있다. 이렇듯 대학 선수들은 예기치 않은 부상, 기량 저하로 인한 프로 드래프트 미지명 등의 변수를 대비해 조기 프로진출 대신 학사 학위 취득을 선택한다. 고졸 선수들의 조기 프로진출이 주춤한 축구의 경우, 고졸 선수들이 대학 입학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추세다. 축구계에서 고졸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 당연시되자 고려대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소속 선수들이 프로팀에 스카우트되는 경우도 늘어났다.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 신진원 스카우트는 “고려대와 연세대 등 수도권 강호 대학에 좋은 선수가 몰리다 보니 해당 대학 선수들이 프로팀에 스카우트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프로리그에도 수도권 강호 대학 출신 관계자가 많은 한국 스포츠계에서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선수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좋은 기회가 돼 학부모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프로 축구 전문가는 학위 취득과 인맥 확대가 대학 진학 선택의 주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신진원 스카우트는 “선수가 대학 진학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은 경기 경험”이라며 “학벌을 위해 대학을 가기보다는 차라리 일찍 프로팀에 와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2군 리그 열악하면 대학 무대 선호
  해당 종목 프로리그의 운영 방식도 종목별 선수들의 프로 진출 시기가 달라지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해당 종목이 프로 ‘2군 리그’를 활발히 운영할수록 고졸 선수가 프로에 진출할 길이 넓어진다. 신인 지명 시 고졸선수를 선호하는 야구와 고졸선수와 대졸선수에 큰 차이를 두지 않는 축구는 각각 ‘퓨처스리그’와 ‘R리그’라는 이름으로 프로 2군 리그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대한야구협회(KBA) 장윤호 홍보이사는 “선수와 학부모 입장에선 아들이 신고선수로 입단한 두산 베어스의 간판타자 김현수 선수처럼 2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프로입단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프로농구의 경우 2군 리그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초에 운영했던 프로농구 2군 리그인 ‘2013 윈터리그’에도 단 4팀(아마추어팀인 상무를 제외한 순수 프로팀은 서울 SK, 전주 KCC, 부산 KT 3팀)만이 리그에 참가했을 뿐이다. 경희대 김현국 코치는 “2군 리그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타 종목 프로리그와 달리 프로농구의 경우는 선수가 1군에 들지 못하면 사실상 출장이 힘들다”며 “아무래도 이 때문에 타 종목보다 농구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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