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2014학년도 입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안암캠퍼스 40%, 세종캠퍼스 33%다. 대학 사회에서도 여성들이 영향력을 넓혀 가는 만큼 본교 여성 구성원을 만나 여성으로서 고려대학교에 다니는 것은 어떠한지에 대해 듣고, 본교 성평등 성적을 들었다.

▲ 홍경실(본교·철학) 강사
홍경실(본교·철학) 강사 : B+
- 일과 가정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고 있나

“가정과 직장을 분리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하지만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만큼 교수사회에의 소속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그래도 계속해서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 매순간 삶을 직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여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앞으로는 사회가 가부장적 의식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여자 후배들은 여성으로서 사고하기 이전에 한 사람의 당당한 인간으로서 생활하길 바란다.”
- 본교 성 평등 성적으로 B+을 줬는데
“예전 여교수가 거의 없던 시절에 비하면 B 이상도 무난한 편이지만 이제 완전한 양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 고려대학교 여성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남성일변도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여성 법조인이나 김수현 작가, 가수 김상희 씨 등 유명인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한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 백나실 과장 : C+
▲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 백나실 과장

- 학교 근무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했던 점이 있나
“다른 학교 기관도 마찬가지겠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업무 분담이 편중되는 것이 힘들었다.”
- 일과 가정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고 있나
“일과 가정의 균형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성향과 가정의 분위기에 따라 다르다. 내 경우 친정어머니와 가족의 희생과 양보가 뒷받침됐기에 스스로 가지는 위축감이 있다. 전업주부에 비해 자녀를 키우는 것이나 집안일을 하는데 부족한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엄마의 상황을 가감 없이 전하고자 한다. 야근이 있어 늦을 때는 왜 늦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가정에 양해를 구한다. 가족의 배려와 응원이 균형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 본교 성 평등 성적으로 C+을 줬는데
“고려대학교가 주는 남성적 이미지는 오랜 시간 동안 굳어져온 이미지다. 아직 고려대학교의 입사에 있어 여성의 비율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A+을 향해 양성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본교 남성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성 구성원과 여성 구성원의 양분화가 아닌 같은 직장 동료로 직장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적과 달성을 위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변화하는 세상을 남성과 여성이 함께 공부하는 모습이길 바란다.”

▲ 이혜민(대학원. 보건과학과) 씨
이혜민(대학원. 보건과학과) 씨 : B+

- 학교생활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했던 점이 있나
“대학원에서 성소수자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아직 여자인 게 힘들지는 않다. 그리고 때로 성소수자를 만날 땐 여자인 사실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 있다. 남자보다 더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본교 성 평등 성적으로 B+을 줬는데
“고려대학교 전체를 확정지어 대답하긴 어렵지만 보건과학과를 위주로 보면 B+이라고 생각한다. A+이 아닌 이유는 아직까지도 술자리나 새내기배움터 등을 가면 러브샷을 시키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런 관습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보과대는 새터에서 아직 양성평등 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는데, 이런 교육을 실시하면 학생들이 좀 더 조심하게 되고 양성평등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 본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추행 같은 경우를 한정해서 얘기하자면, 나쁜 일을 겪었을 때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요청하기 쉬운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묻혀버린 성추행 관련 사건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피해자를 안 좋게 보기보다는 주변에서 여러 도움을 주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 대학원 공부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일과 가정을 어떻게 양립할 것인지
“계속해서 연구를 하면서 시민단체에서 일을 하고 싶다. 같은 영역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결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 고려대학교 여성의 이미지는
“주입된 이미지일 수도 있으나 입학할 때만 해도 ‘제3의 성’이 떠올랐다. 다른 학교의 여학생에 비해 남성적이고 남자 친구들하고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학생들을 한 가지 틀에 맞춰 바라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수진(문과대 영문12) 씨 : D-

▲ 조수진(문과대 영문12) 씨

- 학교생활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했던 점이 있나

“수업시간에는 그런 점이 없었지만 새터나 MT에서는 불편함을 느꼈다. 새터가 2박 3일동안 이뤄짐에도 여방, 남방이 제대로 나눠져 있지 않았다. 게다가 술자리에서 러브샷 등을 강요해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는 압박감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불편했다.”
- 남녀 구분 없이 잘 지내려는 노력은
“2013학년도에 반부학생회장으로 활동을 하며 후배들과 남녀 구분 없이 잘 지내고자 노력했다. 여자 후배들과는 내가 여학생으로서 힘들거나 불편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면서 마음이 맞는 후배들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여자 선배로서 남자 후배들과 어울리는 것은 힘들었다. 남자 후배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더 거칠게 행동해야 하고 거친 언어를 써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 본교 성평등 성적으로 D-를 줬는데
“분야마다 다르고 범위가 넓어서 획일화해 얘기하기 힘든 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선 사람들이 평등이 됐다는 부분보다 불편하다고 생각된 부분들이 더 많았다. 사람들이 여러 부분에서 상당한 평등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

▲ 이예림(공과대 기계공학13) 씨
이예림(공과대 기계공학13) 씨 : B+

- 학교생활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했던 점이 있나
“남학생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성적인 농담을 할 때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 공과대는 남학생 수가 여학생 수보다 많은데
“처음에는 아무래도 남학생들과 지내본 적이 없어서 불편하고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지고 익숙해졌다.”
- 여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새내기 여자 후배들 중에는 술을 처음 마셔봐서 주량 조절에 실패하는 학생들이 몇 있다. 여학생들은 특히 술이 취했을수록 처신을 잘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 미흡한 것 같아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 본교 성 평등 성적으로 B+을 줬는데
“새터나 MT에서도 여자방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배려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완벽히 평등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남자, 여자 차별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남자들은 또 역차별이 이뤄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직 이런 얘기들이 오고 간다는 점 자체가 아직 불평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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