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위원회(위원장=박정수, 학복위)의 교육, 문화 사업이 2012년을 기점으로 지속해서 축소되고 있다. 2010년 학복위의 교육, 문화 사업은 33강의 교육강좌 개설과 2차례의 시네마 데이를 진행했던 것에 비해 2013년에는 2강의 교육강좌와 공연할인 제휴 사업 하나만 남았다.
 

▲ 학생회관 3층에 위치한 학복위는 줄어든 사업으로 인한 학생 수요 부족을 이유로 방학중에는 계절학기 기간에만 주 1회 문을 연다.

 학복위는 사업 축소의 가장 큰 이유로 예산 부족을 들었다. 현재 학복위의 수입원은 △교육 강좌 사업 △자치기구 지원금 △추석 귀향 버스 △다이어리 사업 △제휴 업체의 지원금 등이다. 이 중 학복위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교육 강좌’가 2012년부터 대폭 줄었다는 것이 학복위의 설명이다. 박정수 31대 학복위위원장은 “한자 졸업시험 제도가 폐지돼 한자강좌 수요가 줄고, 주로 강좌를 진행했던 구법학관 강의실 대관이 어려워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법과대 학사지원부 측은 “학교의 교양과목이 늘어나면서 법학관 강의실 대관이 여의치 않다”며 “방학 중에도 에너지 절약 공문이 내려와 강의실을 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학복위가 수입을 늘릴 수 없는 이유에는 학생들의 학복위 수익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자리한다. 학복위는 규모 있는 사업을 벌일 때마다 외부업체의 협찬을 받아 진행한다. 이민규 학복위 지원팀장은 “수백 명에서 많게는 천여 명분의 양을 준비해야 하는 간식 사업 등은 자체 수입이 부족해 외부 업체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정수 위원장은 “학복위는 학생복지를 기치로 내건 기구이다 보니 수익사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많다”며 “3월 솜사탕 증정 행사도 본래는 수익을 내서 다른 사업의 예산을 마련해보려 했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것에 좋지 않은 여론이 있어 무료로 돌렸다”고 말했다.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 안암총학)가 학생 복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학복위가 상대적으로 활동범위가 줄어든 면도 있다. 45대 안암총학 ‘고대공감대’가 등장한 2012년은 학복위 사업의 하락세 시작 시점과 일치한다. 안암총학이 △허니책방 강연회 △건강검진 △노트북 대여 사업 등을 실시하면서 실질적으로 기존 학복위 사업을 대체하는 상황이다. 최종운 회장은 “학생 복지는 여러 기구에서 할수록 학생에게 도움이 된다”며 “노트북 대여는 학복위의 생각이 닿지 않은 물품을 총학이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민규 지원팀장은 “학복위가 총학보다 예산의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아 두 단체가 겹치는 사업을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학복위 사업이 위축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복위와 학생회가 소통이 잘되지 않아 발생한 사건도 있다. 2013년 대동제에서 천막 대여업체 선정을 맡았던 학복위는 대동제 이틀 전에 업체 계약을 취소했다. 안암총학이 학복위가 선정한 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업체와 계약을 하고 학복위에게 계약 취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종운 회장은 “학생회비에서 계약 취소 위약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학복위 선정 업체로 행사를 진행했을 때보다 비용이 절감되는 상황이었다”며 “학복위의 실수도 있었지만, 총학과의 사전 소통이 없었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민예지 문과대학생회장도 “학복위 측과 학생 대표자들이 만날 기회가 없다”며 “학생 복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학복위와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을 지적했다.

 학복위는 예산부족을 소규모사업 증대로 해결하고, 인원 충원과 학생회와의 소통으로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정수 위원장은 “전시성 사업들은 진행하지 못하겠지만, 학우들에게 작지만 알찬 사업들을 기획할 것”이라며 “기구 이름에 걸맞게 학우들의 생활 복지를 위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종운 회장은 “학복위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줄 의향이 있다”며 “학복위와 학생 대표자들의 자리를 마련해 소통 문제를 타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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