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학부생 황영호(사범대 체교11) 씨가 5월에 발행되는 한국스포츠교육학회 등재지에 ‘대학교 학생선수의 학습관계망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게재했다. 영호 씨의 논문 지도를 맡은 류태호(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석·박사가 아닌 학사과정의 재학생이 학회 등재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영호 씨가 논문을 쓰게 된 계기는 2012년 12월 말, 수업 이후 곧잘 찾아뵈던 류태호 교수에게 ‘영호야, 공부 한 번 해볼래?’라는 말을 듣고 나서였다.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공부’가 스스로 문제를 던지고 해결해 나가는 공부를 의미한다고 생각했어요. 고민 끝에 그런 공부를 하기 위해선 논문작성을 전제로 한 연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 황영호 씨. 사진│송민지 기자 alsel@
 그는 ‘대학교 학생선수의 학습관계망’을 연구 주제로 정하고, 학생선수와 면담하고 관찰하며 학생선수의 학습 실태와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6개월 정도 학생선수를 참여관찰한 결과 학생선수에게는 ‘학습관계망’, 즉 학습을 위한 네트워크가 부재했어요. 학생선수 사이에는 학습하지 않는 문화가 강하고, 일반학생과의 교류가 거의 없어요. 또 학교나 교수 등 학습관리자들과의 학습에 관련된 관계망 형성이 부족해요. 결국, 어디에서도 학생선수들이 학습할 수 있는 학습문화를 발견하기 힘들었죠.”

 1년의 연구 동안 영호 씨는 교수, 친구 등 많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연구와 논문 작성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해준 교수들과 논문의 2, 3저자인 임상옥(문과대 국문11) 씨와 임용석(본교·체육교육과) 강사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상옥이는 인권·학습권에 대한 뜻이 잘 맞는 친구였어요. 제가 연구를 하며 쓴 논문을 상옥이가 읽고, 따끔하게 충고해주며 글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해줬죠. 지금은 강사지만 학생선수 출신인 용석이 형은 학생선수의 삶을 경험한 만큼 누구보다 이 주제를 잘 이해했지요. 항상 제가 짚어내지 못한 부분을 잡아내곤 했어요.”

 영호 씨는 논문을 쓰는 동안 연구 성과에 대한 부담감과 학부생의 연구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이 없어 힘들었다고 했다. “항상 도서관에 있으면서 논문을 쓴다 해서 누가 읽어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연구를 할 때 교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 제가 먼저 교수님께 다가가야 했는데, 처음엔 이게 참 어려웠어요.”

 그가 힘들었던 1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썼기 때문이었다. “사회적 트렌드를 따르거나 상에 대한 욕심으로 시작했다면 1년을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만약 연구나 논문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주제를 썼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삶이 담긴 연구를 한다면 지치지 않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나아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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