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이 제기한 2014년도 교육환경개선운동(교환개) 10대 요구안이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미디어관이 주말에 개방하기로 하고 본교 대학평의원회가 출범했지만, 이는 전적으로 교환개의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 나머지 안건은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거나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대 요구안은 △공간문제 해결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조 개혁 △전임교원 확충 등을 골자로 한다.

 예정된 수순이었던 성과
 현실화된 두 안건도 교환개의 성과라기보단 예정된 수순대로 진행된 것이다. 이상진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 안암총학) 교육국장은 ‘미디어관 공간문제’에 대해 “담당 부서와 지속적 면담으로 미디어관 개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디어학부 학사지원부 측은 “미디어관 개방은 교환개 이전에도 매 학기 초마다 학부 자체적으로 논의해온 사안”이라며 “학교 측의 지원과 총학의 요구가 맞물려 미디어관 주말 개방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학부는 미디어관 개방을 위해 필수적인 CCTV를 이미 2013년 3월 관 내에 설치한 바 있다.
 또한, ‘대학평의원회 설치’ 안건이 4월 22일 본교 대학평의원회가 출범하면서 실현되었고 ‘개방형 이사제 및 추천감사제 도입’도 시행될 전망이지만, 이 또한 이미 예정된 절차였다. 2013년 11월 헌법재판소가 대학에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의무화한 사립학교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
 안암총학과 안건 담당 부서와의 입장차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안건에는 ‘전임교원 확충’, ‘핵심 교양 문제해결’ 등이 있다. ‘전임교원 확충’ 안건에 대해 안암총학은 전임교원이 부족한 상황을 설명하며 각 학과의 전임교원 수를 균등하게 확충할 것을 교무지원부 측에 요구했다. 이에 교무지원부 담당자는 “학과 발전 가능성과 학과 학생 수 등 객관적 지표를 가지고 학과별로 충원한다”며 “2013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교수 확보율이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상진 국장은 “학생의 실질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전임교원의 수치화는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핵심교양 문제 해결’ 안건에 대해서 안암총학은 편중된 핵심교양 개설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014년도 1학기를 기준으로 핵심교양 ‘과학과 기술’ 영역의 개설 과목 수는 24개인데 반해 14개 과목이 개설된 ‘문학과 예술’을 제외한 정량과 사고 등 5개 영역의 과목 수는 10개 미만이라는 주장이다. 박인배 교양교육실 주임은 “핵심교양 강의자는 전임교원에 한정돼 강의 개설도 전임교수의 수에 영향을 받는다”며 “핵심교양 인정제도와 의무수강과목 수 축소 등 효율적인 다른 정책들을 우선하여 시행하고 있어 안암총학의 요구가 당장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외에 ‘법인 부담금 정상 납부’ 안건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며,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조 개혁’ 안건은 학생 측 등심위원과 이원규 학생처장의 면담에서 등심위를 재차 열어 운영 규정을 논의하기로 약속했지만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실무진행 없는 요구안
 학교 측과 총학 간에 요구안에 대한 실무진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어강의 문제 해결’ 안건은 안암총학이 19일이 돼서야 외국어 특기자의 기초영어강의수강 제한 완화를 골자로 한 공문을 학생처에 전달해 학적수업지원팀에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23일까지 학적수업지원팀은 공문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무지원부와 교양교육실도 해당 안건에 대한 총학 측의 공문을 받지 못했다.
 한편, ‘백주년기념관 공간 환수’ 안건은 안암총학이 명확한 담당자를 찾지 못해 협상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 안건과 관련해서는 6일 박원익 ‘고려대 시간강사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대책회의’ 간사와 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대표가 학교 측과 1차 교섭을 가졌다. 그렇지만 본교 강사가 아닌 김영곤 대표의 교섭 참여 자격을 놓고 학교 측이 문제를 제기해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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