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8 09:56 (금)
막히고 겉도는 장애인 학생 지원정책
막히고 겉도는 장애인 학생 지원정책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4.09.22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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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저희를 이해하고 있는 걸까요?” 교내 장애학생에 대한 학교당국의 무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학생처 산하 장애학생지원센터(센터장=이원규 학생처장)에는 현재 장애학생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담당자가 없다. 수개월 째 비어있는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담당직원과 전체적인 공지수단이 없어 내 장애학생의 불편과 고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과장직을 학생처 직원이 겸임 중
  현재 본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담당직원이 없이 학생처 박용준 주임이 센터업무를 맡아 겸임하고 있다. 기존에 업무를 담당하던 과장이 6월 말일자로 퇴직한 후 현재까지 정식 직원이 채용되지 않은 상태다. 2학기 시작인 9월 1일, 센터에는 대학원 조교 2명, 근로장학생 1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애학생 A씨는 “1학기에 장애학생 제도에 대해 건의하려 센터를 찾아갔으나 직원이 자신은 겸임으로 일하고 있어 도움을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며 “새로운 과장이 정식으로 오면 건의하라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원규 학생처장은 “채용공고를 낸 상태고 이번 주가 직원채용 마감”이라며 “불편이 있을 순 있어도 학생처 직원이 행정 처리를 담당하고 있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통하지 못하는 학생과 센터
  장애학생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와 학생처가 장애학생들과의 소통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한다. 장애학생 B씨는 “센터 운영에 대해 건의를 하려고 1학기 말에 학생처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학생처가 상위기관인 만큼 센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고 센터 운영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원규 학생처장은 “학생들이 면담을 요청했다는 얘기는 전달받지 못했다”며 “만약 그런 건의사항이 있으면 교내 장애인권위원회나 학생회를 통해 얼마든지 의사를 전달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장애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조직적으로 전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장애학생들의 의사를 대변할 장애학생회는 2009년 센터와 함께 설립됐으나 2012년 이후 유명무실화 됐다. 현재 장애학생회에는 회장과 집행부원은 없고 총무 한 명만이 소속돼있다. 총무를 맡고 있는 학생은 “사실 장애학생회 역할과 운영에 관해 알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거의 없다”며 “12년도 이후로 회장이 선출되지 않아 사실상 장애학생회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만 남은 장애학생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총학산하기구 장애인권위원회(회장=신홍규)가 센터 측에 학생들의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하려했지만 센터 측의 무성의한 답변만 들어야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수도 없이 건의사항을 전달했지만 센터의 이전 과장님이 인권위 활동을 반대했다”며 “장애학생회가 있다는 이유로 인권위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사소통 문제에 대해 장애학생 A씨는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들과 장애학생들이 한 학기에 한 번이라도 정기적으로 모여 건의사항이나 불편한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개인적으로 찾아가서 말을 꺼내는 수밖에 없어 불편을 말하기가 많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의 불편에 공감하지 못해
  장애학생들은 센터 측이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장애학생 C씨는 “담당 필기도우미 학생이 너무 불성실해 센터 측에 얘기했으나 ‘네가 담당 학생에게 잘 말해봐라’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장애학생에겐 필기도우미가 매우 중요한데 센터가 이를 진심으로 이해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필기도우미 외에 1:1 튜터링 제도를 건의했으나 ‘그런 제도가 왜 필요하냐’는 답변을 들은 학생도 있었다. 장애학생 D씨는 “센터 측은 장애학생의 불편을 공감하지 못하고 행정적으로만 처리하려 한다”며 “학생을 이해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공감 및 이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대학에서는 장애학생지원센터 내에 전문위원이나 학사 지도교수를 두고 있다. 연세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학사지도 교수가 포함돼있으며 이화여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사회복지과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고 특수교육과에 재직 중인 전문위원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본교 장애학생지원센터에는 그 역할을 해줄 교수 또는 직원이 없었다.

 사이트도 없어 정보얻기 어려워
  본교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온라인 사이트가 없어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는 센터 내에 부착되는 포스터를 통해서만 공지된다. 센터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의 포스터가 센터 내에 게시되는 것도 아니다. 장애학생 D씨는 “1학기에 선배의 권유로 참가한 KB희망캠프에서 타 대학 장애학생들은 학교 센터 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램의 정보를 얻는다는 것을 들었다”며 “지원센터에 안 가는 장애학생들이 더 많은데 포스터 한 장으로만 공지하면 어떻게 학생들이 알 수 있겠냐”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관계자는 “사이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역차별이라 생각해 만들지 않았다”며 “정보가 필요한 중증 장애학생들은 센터에 많이 오기 때문에 포스터 공지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장애학생들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어째서 역차별이냐”며 센터 측의 의견에 동의하지 못했다.

  현재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대, 연세대 등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두고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교내 장애학생을 위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16일, 경희대와 연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사이트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장애인 인재 채용공고’에 관한 글과 ‘2014 차세대 리더 아카데미’의 수강생 모집 공지사항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18일 기준, 본교 포털 공지사항과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에선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센터 관계자는 “장학금이나 기타 몇몇 정보들은 본교 포털에 공지하고 있고 채용에 관해서는 경력개발센터에서 충분히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학생 B씨는 “KB에서 시행하는 노트북 지원 사업이나 기업채용공고에 대한 정보를 듣지 못해 신청 시기를 놓친 적이 있다”며 “요즘에는 연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사이트를 보면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장애학생들은 장애대학생을 위한 통합 사이트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현재 장애학생을 위한 각종 정보는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 또는 관련 부서를 거쳐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사이트가 존재해도 학교가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정보를 받아볼 수 없다. 장애학생 B씨는 “서울 내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마다 정보제공 정도도 다르고 장애인 집단은 공통적으로 정보에 많이 소외된다”며 “관련 정보가 집결되는 통합 사이트가 있다면 장애학생들의 정보접근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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