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12월 보성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의 친선 축구경기에서 시작된 정기 고연전은 고려대와 연세대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정착했다. 이러한 라이벌 경기를 펼치는 대학은 단연 고려대와 연세대 뿐만이 아니다. 국내·외 여러 대학들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협력과 단결을 키워 나갔다. 경쟁과 협력을 통해 상생해나가는 여러 대학 라이벌 경기의 사례를 알아봤다.

 미국의 더 게임(The Game)
  ‘더 게임(The Game)’은 1875년 시작한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와 예일대(Yale University)의 라이벌 미식축구 경기다. 경기는 매년 추수감사절 전 주말에 열린다. 하버드 공식 스포츠 블로그인 더 백 페이지(The Back Page)에서 로버트 사무엘스(Robert S Samuels) 씨는 “처음 더 게임이 시작됐을 무렵에는 경기가 과열화돼 폭력 사태를 낳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1900년대 초 코치들이 이런 사태를 자각하고 엄격한 규칙을 정해 지금까지 사용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응원에서 하버드대는 학교의 상징색인 크림슨색, 예일대는 파란색과 흰색 옷을 입는다. 양교가 서로를 장난스럽게 비난하는 응원이 진행되는 것은 고연전과 비슷하다. 방준호(하버드대 4학년) 씨는 “YALE을 패러디해 실패를 뜻하는 fail과 발음이 같은 ‘FALE’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실제로 많이 입곤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소케이센
  소케이센(早慶戦) 혹은 케이소센(慶早戦)은 매년 5월, 11월마다 열리는 일본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学)의 친선경기를 말한다. 소케이센에는 야구, 농구, 럭비 등의 종목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은 야구다. 박찬진(게이오대 3학년) 씨는 “다른 경기는 몰라도 야구 경기만큼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며 “학교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승패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케이센의 응원은 본교와 연세대가 치루는 정기전의 응원 방식과 비슷하다. 와세다대와 게이오대에는 응원부와 치어리더가 있어 응원을 리드한다. 와세다대의 응원부는 빅베어스(Big Bears), 게이오대는 유니콘즈(Unicorns)다. 양 학교 응원단은 검은 색으로 된 유니폼을 입고 절도 있게 팔을 휘젓는 등의 동작을 한다.
소케이센은 외부인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메이지대(明治大學), 호세이대(法政大學) 등 인근 대학생들 역시 많이 관전하러 온다. 타카하시 코시로(高橋 宏史郎, 와세다대 4학년) 씨는 “우승하면 소속 학교에 상관없이 경기장에서 학교까지 응원가를 부르며 퍼레이드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KAIST-POSTECH 학생대제전
  ‘
카포전’ 혹은 ‘포카전’이라 불리는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은 매년 9월 카이스트(KAIST)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에서 △해킹 대회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대회 △야구, 농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 △e-스포츠 경기 등을 여는 행사다. ‘사이언스 워(Science War)’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이 행사는 2002년부터 시작됐으며 카이스트가 위치한 대전, 포항공대가 위치한 포항에서 번갈아가며 열린다. 강승모(카이스트 신소재12) 씨는 “많은 학생들이 카포전을 즐기고, 특히 그중 e-스포츠 경기가 가장 인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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