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 퇴직을 앞둔 유광열 에너지 안전팀 주임이 중앙도서관 전기실에서 변압기를 보고 있다. 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kunews.ac.kr
  에너지 안전팀의 베테랑이자 안암 산우회의 등반대장인 유광렬 주임이 모아놓은 여러 장의 기부증서가 학교에 대한 그의 사랑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가 있는 안암 산우회 사무실 내에는 어른 덩치만한 하얀 비닐봉지 서너 개가 쌓여있었다. 유광열 주임이 31년 동안 본교에서 일한 흔적이었다. “이게 이삿짐이야. 30년 동안 일하면서 모인거지.”

  유 주임은 1983년 9월 1일, 과학도서관 준공을 위해 신설된 ‘기획관리실(현 관리처)’에 입사했다. 그는 전기 시설을 비롯한 학교 시설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을 해왔다. 그는 본교 직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본교에 기부한 사람이다. 그는 입사한 이래 19번에 걸쳐 본교에 1500여 만 원을 기부·약정했고, 그의 부인 이름으로 약정한 것 까지 포함하면 기부금은 총 2100여만 원에 이른다. 그는 기부하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고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 모토가 ‘학생을 위해 일하자’야. 학생도 직원을 이해해야 하지만, 직원도 학생을 배려해야 하거든. 항상 사람은 받는 것뿐만 아니라 주는 것을 생각해야 해. 학생들 등록금으로 우리가 봉급 받으니까 그걸 저축해서 기부하는 거지.”

  유 주임은 본교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아저씨 고맙다’며 담배고 술이고 사왔는데, 요즘은 잘못하면 되레 욕을 들어. 아저씨들은 학생들을 위해서 있고,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데 말이야.” 그는 학교 시설을 사용하는 학생이 자신의 등록금으로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것이기에 주인의식을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2월에 퇴임식이 있지만, 유 주임은 향후 10년 간 본교생을 위한 장학금 모금을 지속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그는 주변의 안암 상권 상인들에게 본교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가게에 크림슨 클럽의 간판을 달아주는 본교의 기부프로그램을 권하고자 한다.“저는 고려대를 사랑하고, 30년 근무한 것도 학생들 때문이에요. 앞으로 10년 간 건강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을 지켜보며, 학생들을 위해 크림슨 클럽을 1년에 한 개씩 성사시켜 10개를 만들어 볼거야. 무리하면 안돼. 딱 10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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