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교육부는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배움을 즐기는 수학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발표된 내용에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학습량·난이도 적정화 △실생활 연관 내용 강화 △과정 중심의 교육 △스토리 텔링 수학교육 △수준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수학 교육자들은 이번 변화를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김동중(사범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쉬운 교육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수학의 학습량과 난이도를 적정히 한다고 했고, 전문가들은 이를 ‘교육내용의 감축’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단원 간 연계·연관성이 없는 교육과정 감축은 자칫하면 학생들의 수학적 기초를 약화시켜 신중한 학습량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공계의 경우, 대학에서 필요한 미적분 관련 단원의 축소는 대학 진학 후 수학(修學) 능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김동중 교수는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미적분과 관련된 내용이 줄어든다면 당연히 대학교에서의 수학 실력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고등학교 때 삼각함수와 미적분학을 배우지 않는다면 이공계열 학생들은 대학에 와서 다시 고교 과정의 수학을 배워야 하고, 강의를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이는, 본격적인 전공에 늦게 진입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중등 교육과정 축소와 이공계열 대학생의 수학실력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변화를 교육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였던 유항목(남·60)씨는 “교육부의 방향성은 옳지만, 결국 입시 위주의 교육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생활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문제의 경우, 수능이나 내신 시험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성적이 안 떨어지기 위해서는 기존과 같이 숙제를 내주며 대입이라는 목표지향적인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실생활, 스토리텔링 수학교육이 안착하려면 입시제도가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학 교육과정의 개정에 있어 현장의 교사와 학생 의견이 고려되는 ‘상향식 정책과정’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의견수렴 없이는 모든 정책이 탁상공론”이라며 학생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교육과정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수학적 사고를 즐기는 상식 교육 △수준별 학습 △적정 교육 분량이 수학교육의 주요 과제로 꼽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수준을 고려한 ‘수준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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