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문학과 1학년 학생들이 청한서당에서 유요문(대학원 박사과정한문학과)씨의 설명을 듣고있다. 사진│서동재 기자 awe@

13일 오후 5시 대학원 건물, 10명 남짓 되는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둘러앉아 <孟子>라 적힌 노란 책을 읽는다. 한 대학원생이 책을 들어 천천히 강독을 시작한다. 한 글자 한 글자 서툰 해석이 끝난 뒤 청한서당 저녁반을 가르치고 있는 유요문(대학원 박사과정·한문학과) 씨의 피드백이 이어진다. 이어 그는 한문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원본을 읽을 땐, 처음엔 마음대로 해석해보고 마지막에 해석본을 읽는 것이 한문 공부에 도움이 돼요.” 단발적으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학과의 학과별 세미나와 달리, 한문학과는 학과의 특색을 살려 매주 1시간 이상씩 하나의 교재로 연속성을 띄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한문학과는 1학년 학과별 세미나를 ‘청한서당’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 청한서당은 <苟子>의 靑出於藍而靑於藍 氷水爲之而寒於水(청출어람이청어람 빙수위지이한어수)에서 따온 말이다. 이는 ‘청색은 쪽풀에서부터 나왔으나 쪽풀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그렇게 된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뜻으로 스승보다 제자가 더 훌륭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청한서당은 한문학과의 경서강독 소모임으로 한문학전공 대학원생들과 함께하는 스터디다. 한문학과 전공자와 타과 전공자 모두 참여가 가능하다. 조(朝)반과 석(夕)반으로 나누어져 있고 1학년은 석반에 참여한다. 석반에서는 <孟子>의 ‘公孫丑上’을 교재로 매주 1시간 이상씩 한 학기 내내 진행된다.
기존에 단발적으로 진행되던 1학년 세미나를 청한서당으로 대체한 윤재민(문과대 한문학과) 교수는 학과 세미나가 신입생의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민 교수는 “경서 강독반인 청한서당을 1학년 세미나로 지정함으로써 한문에 대한 신입생의 접근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문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서로 친해지는 계기도 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한서당은 한문학과 특성에 맞게 진행되고 주기적으로 이뤄져 학생들의 집중도와 관심이 높은 편이다. 청한서당을 수강하고 있는 한문학과 유채림(문과대 한문15) 씨는 “막연히 어렵게 만 생각했던 고전을 다 같이 차근차근 배워나가 한문에 대한 거리감이 줄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