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대 ‘국가대표’ 세종총학생회(회장=조현준, 세종총학)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지난 12월 선거 무산으로 올해 3월 출범한 세종총학은 떨어진 학생회에 대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 복지사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고대신문은 세종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26일부터 나흘간 세종캠퍼스 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단과대와 학년, 성별을 고려해 경상대 43명, 인문대 57명, 과기대 85명, 공공행정학부 11명, 국제스포츠학부 10명, 약학대 4명을 표본으로 추출했다.

▲ 총학생회 후보자 공개청문회 당시,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왼쪽)과 한동민 세종부총학생회장(오른쪽). 사진|고대신문 DB


“총학 사업 안다” 9명 중 1명
응답자 210명의 72%인 152명의 학생들은 작년에 이어 2년째 연임 중인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의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세종총학생회가 진행한 사업을 1개 이상 아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210명 중 16%인 33명만 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 응답자들의 답변 중에는 학술정보원에서 실시한 ‘독서클럽’, 과기대 학생회가 진행한 ‘ST BOX 무료영화상영’ 등 세종총학이 진행하지 않은 사업이 있어, 총학생회의 사업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응답자 210명 중 2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9명 중 8명이 세종총학의 사업을 모른다는 것이다. 사업을 안다고 답한 응답자가 꼽은 세종총학의 사업으로는 석탑대동제(19명)가 가장 많았고 남학생휴게실 신설(2명), KUSE 할인카드(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소통한 적 없다’는 학생들
세종총학의 사업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 중 40%가 그 이유로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을 꼽았다. 인문대 3학년 남학생은 ‘총학생회’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선거유세’라며 선거 때만 얼굴을 비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균호(인문대 독문13) 씨는 “세종총학은 온라인에서는 활발한 소통을 했지만, 오프라인상에서는 딱히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러한 반응에 한동민 세종부총학생회장은 “늦게 출범해 소통할 기회가 충분치 못했다”며 “6월 중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총학에 대한 만족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상의 홍보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그는 “대동제 행사가 촉박해 총학 사업을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SNS를 통해 홍보했지만 학교 내에서 직접 홍보를 하지는 못해 많은 학생들에게 알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총학이 중시한 복지, 학생들은 ‘글쎄’
제28대 세종총학의 공약의 핵심은 복지였다. 학교 주변 상권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KUSE 카드’ 제작과 함께 학내외상권점검이 주요 공약이었다. 또한 무인라커 설치와 교내 컴퓨터 및 프린트 점검 역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세종총학의 복지 활동에 대체로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휴게실 신설, 학교 시설 안전 강화 등 세종총학의 복지증진 사업은 5점 만점에 평균 2.6점을 받았다. 경상대 3학년 여학생은 “학생식당 만족도 조사를 했지만 그 이후 학생식당의 품질이 변화가 없었다”고 답했다. 다른 인문대 3학년 여학생 역시 “교내학생식당의 불만사항이 접수됐지만 달라진 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가 늦게 출범하면서 생각보다 사업을 많이 진행하지 못한 것 같다”며 “총학생회의 기조가 복지인 만큼 2학기에는 복지사업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교육권 개선
‘앞으로 총학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사업’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4%가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 등의 교육권 개선 사업을 꼽았다. 과기대 3학년 남학생은 “계절학기 수강료가 1학점 당 10만 원이나 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경상대 4학년 남학생은 “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등록금이나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뒤이어 ‘남학생휴게실 신설 등 복지사업’(19%), ‘KUSE 할인카드 도입 등 문화사업’(11%)이 꼽혔다. 한편, ‘대학평의원회에 세종캠퍼스 위원 확보’를 택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이는 대학평의원회와 학생평의원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평의원회란 대학의 발전계획, 학칙 개정,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과 대학의 예산안을 자문하는 기구의 역할을 한다. 현재 학생평의원으로는 대학원 대표로는 대학원총학생회장, 학부 대표로는 안암총학생회장이 참가하고 있다. 세종총학은 4월 3일 학생복지팀에 공문을 통해 대학평의원회의 학생평의원 수를 조정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조현준 세종총학생회장은 “대학평의원회라는게 학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며 “다음 학기에는 대학평의원회가 무엇이며 학생들에게 세종학생평의원확보가 왜 필요한 지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다시 학교 측에 학생평의원 수를 조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민 세종부총학생회장은 “2학기에는 1학기 때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업들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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