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기자들은 지난 겨울방학 기간 중 1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 상해로 취재 워크숍을 다녀왔다. 3박 4일로 진행된 일정동안 기자들은 4개로 팀을 나눠 주제별로 취재활동을 벌였다. 이번 호엔 그 중 두 번째로 '중국 상해 내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어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봤다.

“빅뱅 때문에 한국어에 관심이 생겼어요.” 상해 리정(Li Zheng, 감천외국어중 1학년) 학생은 2015년 9월부터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리정 학생처럼 중국 청소년은 한류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어를 접하게 된다. 중국 상해의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는 한국어 교육의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 상해 감천외국어중학교 한국어 수업에선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 | 유민지 기자 you@

한국어채택지원사업으로 교육 확대

중국 상해에서 한국어를 정규 과목(제2외국어)으로 채택해 교육하는 학교가 점차 늘고 있다. 2011년 3월 공상외국어중학교(工商外國語學校)를 시작으로 감천외국어중학교(甘泉外國語中學校), 복단대학부속중학교(復旦大學附屬中學校) 등 총 7곳의 학교에서 현재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한국어채택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곳이다. 한국어채택지원사업은 주상하이대한민국총영사관(이하=주상하이영사관)이 2011년부터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중국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행했다. 사업에 선정된 학교는 교사 인건비, 한국어반 운영비, 한국문화제 지원, 교재 개발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이선우 주상하이영사관 영사는 “2004년부터 미국 지역에서 시작된 한국어채택지원사업이 2011년부터 중국에서도 시작하게 됐다”며 “2011년도 3개 학교, 이후 매년 한 학교씩 늘려가며 현재 7곳의 중국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채택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중국 학교 관계자와 학생이 한국어 교육에 열의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영사는 “지원 대상 학교로 선정하는 데엔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학교의 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최근 선정된 중국 항주의 한 학교는 해당 학교 학생들이 한국어 동아리를 운영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말했다.

▲ 사진 | 유민지 기자 you@

교재 개발과 대학 연계로도 나아가

한국어 강사들은 자체적으로 교재를 편찬하는 등 한국어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까지 한국어 전공자를 위한 <비지니스 한국어> 교재와 한국어 초급단계 학습자들을 위한 <한국어 기초발음> 교재가 제작됐다. 또한,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한국어 교사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교사워크숍을 가진다. 감천외국어중학교 진애려(陳愛麗) 한국어강사는 “한류의 영향과 한국어채택지원사업의 시작으로 확실히 학생들의 수가 늘었다”며 “한국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제를 여는 등의 활동으로 학생들이 한국어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어채택지원사업은 사업 초기엔 한국어 반을 개설해 한국을 알리는 것에 집중했고, 현재는 지역사회나 한국 대학과도 연계하며 한국어 교육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던 학생이 한국으로 대학 진학을 하고, 지속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상하이영사관은 상해에 있는 7개 대학교 교수들과 주기적으로 한국어 교육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자체적으로 한국의 대학과 연합해 말하기 대회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이 영사는 “중국 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그런 인재들이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예산 부족과 비입시 과목이라는 한계

전체적으로 한국어 수업과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를 한국어채택지원사업이 모든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예산의 한계가 있다. 이선우 영사는 “한국어 교육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알려 예산을 늘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학 입시가 가까워지는 고학년부터는 한국어가 입시과목이 아니란 이유에서 공부하는 학생 수가 다시 줄어들기도 한다. 전애려 강사는 “흥미있는 학생들이 한국어수업을 많이 듣고 있지만 2~3학년이 되면 입시과목에 집중하느라 현실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등한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는 중국에 많은 소수민족 중 조선족이 적지 않아 대입시험을 치르는데 차별을 줄 수 있어 한국어를 대입시험 과목으로 선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선우 영사는 “한국어도 영어와 같이 까오카오(高老, 수능) 한 과목으로 채택된다면 한국과 중국 양측의 상호상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어 교육의 세계화를 위한 방안으로 한국의 위상 격상을 통한 동기 유발과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제시했다. 박창원(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한국이 더욱 부흥한 나라로 성장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며 “문화별·지역별로 지원을 달리하는 등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통해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