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노리는 선거전략 SNS를 주목하라
청년을 노리는 선거전략 SNS를 주목하라
  • 김진철 기자
  • 승인 2016.03.27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0년대 들어 영향력 커졌지만
활용법과 컨텐츠 고민 필요
"SNS 연구 범위 확장해야"

“발로 뛰는 선거운동에만 관심을 두고 SNS에 신경을 안 썼어요. 그게 패착 원인 중 하나였던 것 같네요.” 한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활동했던 선거사무원은 후보가 등록 전 당내 선거에서 탈락하자 이렇게 평했다.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SNS선거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제20대 총선 예비후보 1196명의 SNS 이용현황(2016년 1월 30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3명 중 2명(66.8%)이 SNS 채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정보 전달이 신속한 인터넷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SNS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정치인의 선거 전략으로 자리 잡았는지, 기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알아봤다.

청년 표심 얻기 위한 선거 전략
1990년대 초반에는 청년의 표를 얻기 위해 지연과 학연을 이용하거나 젊은 이미지를 표방한 명함을 배부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했다.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았던 만큼 오프라인에서 직접 청년을 포섭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PC통신이 활발히 운영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변화를 맞이했다. 정치인들은 낙천낙선운동(2000년), 노사모(2002년)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청년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시만 해도 인터넷 활동의 효과는 미비했다고 말한다. 이준한(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참여 여부가 통계적으로 투표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전체 유권자 중에서 인터넷을 정치와 관련해 이용하는 유권자들이 많지 않은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 전략은 2010년대 들어 SNS로 진화했다. 트위터를 시작으로 최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활용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선거 전략도 그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제20대 총선의 한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SNS를 이용하는 세대가 확대되는 만큼 현재 그 영향력은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시기인 2000년대 후반부터 SNS를 선거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2007년 프랑스 대선, 2009년 독일 연방선거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외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소셜미디어 선거의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라며 ”특히 ‘트위터 선거’라고도 불린 2010년 영국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64.5%로 2001년의 59.4%, 2005년의 61.4%보다 크게 높았다”고 말했다.

제대로 활용 못 하는 후보들
제20대 총선 후보들이 SNS로 경쟁후보를 비방하는 등 SNS를 잘못 이용하는 사례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수사를 받은 222명 중 92명이 SNS를 이용한 사람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와 비교해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등 흑색선전 행위가 증가했다”며 “SNS·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온라인상 흑색선전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제20대 총선 후보들이 SNS를 쌍방향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권자들의 지지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소통과 교감이 필요하지만 페이스북 커버사진의 메시지를 살펴보면 후보 자신을 일방적으로 홍보할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SNS선거전략연구소에 따르면 1월 30일 기준 예비후보들 1196명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반응은 ‘좋아요’가 49.6개, ‘공유’가 1.7개, ‘댓글’이 3.6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재용 SNS선거전략연구소 소장은 “일방적인 홍보수단이 아니라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SNS에 올려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여론 결정할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제20대 총선에서 SNS의 파급력이 과거에 비해 커질 전망이지만, SNS에서의 여론이 후보자의 당락까지 결정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SNS가 활용된 19대 총선의 결과가 SNS가 유권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투표율을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판단에서다. 장우영(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대 총선에서는 정당이나 지연·학연 등이 당락에 훨씬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아직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SNS에서의 정치여론이 전체 여론으로서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트위터만 분석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여러 SNS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2010년 독일 뮌헨공과대학에서는 2009년 독일연방총선 결과가 트위터 여론분석 결과와 일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에 다니엘 가요 아베요(Daniel Gayo Avello, 스페인 오비에도대학교) 교수는 2010년 미국 예비 선거 분석 자료에서 SNS를 트위터로만 한정해 분석한 것을 지적했다. 19대 총선을 분석했던 조희정 상임연구원 역시 “‘소셜미디어=트위터’로 보고 분석하는 것은 페이스북 사용자의 여론을 간과하는 등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며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모두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