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고연전날에 연대생 우는 소리-♪”

  매년 9월, 본교는 정기전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5개 종목 선수들은 승리를 향한 마무리 훈련에 박차를 가한다. 대강당은 응원단 연습 소리로 시끌벅적하고, 각 과방에선 학생들이 붉은 과티를 맞춰 입고 응원곡을 흥얼거린다. 고연전이 다가올수록 학내 부서의 교직원들도 분주해진다. 50여 년을 쉴 틈 없이 달려온 고연전. 그 뒤에는 고연전이 화려하게 빛날 수 있도록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 고연전 뒤에는 행사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숨어있다. 일러스트 | 김예진 전문기자

 

고연전의 기틀을 세우다, 체육위원회
  고연전 열기가 가라앉은 10월, 누구보다 빨리 다음 고연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체육위원회다. 올해 정기전은 고려대가 주관한다. 주관 학교는 그해 정기전의 모든 것은 담당하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체육위원회가 고연전에서 맡은 업무는 크게 대관, 대회진행 준비, 선수지원이다.

  모든 준비의 시작은 대관이다. 송유현 체육위원회 주임은 “대관을 마치면 준비의 70%는 끝난 것”이라며 대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관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야 할 뿐 아니라 스탠드좌석 등 시설 설치와 사용 후 복구 문제도 조율해야해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

  까다로운 대관이란 관문을 넘으면 비로소 원활한 경기진행을 위한 대회 준비가 시작된다. 먼저 방송채널과 아나운서, 심판진, 의료진을 섭외한다. 올해 직접 고연전을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방송사 STN과 함께 경기를 중계한다. 각 협회를 통해 심판진과 경기진행인력을 제공받는 일과 깨끗한 경기장 사용을 위해 미화 업체를 알아보는 일도 빠뜨릴 수 없다.

  선수 지원도 체육위원회가 담당한다.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평소에는 선수들의 훈련과 의식주를 지원하고, 경기 당일에는 장비 구비와 선수 수송을 맡는다. 박정호 체육위원장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숙식 제공, 심리상담, 훈련 시설 관리 등 다방면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까지 챙기는 고연전 진행요원, 체육국
  체육국은 작년까지 총학생회 산하 소속기구였지만 올해부터 특별자치기구로 편성됐다. 체육국은 4.18 마라톤, 고대컵, 아마추어 고연전 출전팀 선발, 고연전 등 교내 체육행사 진행을 돕거나 개최하는 일을 맡고 있다. 가장 많은 인력과 노력이 필요한 행사는 단연 고연전이다.

  방학이 끝나가는 8월 말, 체육국의 고연전 준비가 시작된다. 연세대 체육부와 교류를 통해 작년 문제점을 점검하고 구역별 스태프 배치를 논의한다. 9월 초에는 40여명의 국원이 통제구역 숙지를 위해 경기장 사전 답사를 떠난다. 고연전의 아침을 여는 것 또한 체육국의 일이다. 고연전 당일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4시 반, 경기장 근처에서 합숙한 체육국원들은 잠실야구장으로 향한다. 외야석과 전광판에 고려대와 연세대를 구분하는 경계천과 교기를 달며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체육국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기는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 체육국원들은 안전을 위해 출입구를 통제하고 흥분한 학생들의 경기장 난입을 방지한다. 심재혁 체육국장은 “운동경기다 보니 학생들이 격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을 관리하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학생과 학교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학생지원부
  학생지원부는 학생자치단체와 교내외 행정부서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총학생회, 응원단, 방송국, 각종 동아리 등은 대부분 학생지원부의 도움을 받는다. 학생지원부의 활동은 학생자치단체가 고연전 준비를 시작하는 방학부터 진행된다. 대내적으로 응원단의 여름 훈련 차량과 아마추어 고연전 대표 선발전 장소 등 차량과 교내시설을 제공한다. KUBS와 KUTV 등 학내 방송국에게 전광판 사용법을 사전에 교육하고 응원단, 총학생회와 응원단상, 음향장비, 현수막 설치 등을 논의한다.

  대외적으로는 교우회, 체육위원회, 비서실, 연세대 학생지원부 등과 고연전 일정을 조율한다. 경기장 인근 경찰서와 의료원, 주변 학교 등에 고연전 행사진행 관련 협조요청도 학생지원부의 몫이다. 미연의 사고에 대비해 잠실 근처의 송파 경찰서와, 목동 근처의 양천 경찰서에 연락해둔다.

 

든든한 무대부터 세심한 의전까지, 총무부
  총무부는 크게 VIP의전과 학생지원부의 고연전 업무 지원을 담당한다. 경기장 내 본부석을 마련하고 총장과 교무위원, 주요 외부 손님 등을 안내하기 위해 체육위원회와 사전에 동선을 짠다.

  또한 응원단 무대와 단상의 설치·제작·관리·철거도 담당한다. 응원단에서 학생지원부에 무대 관련 업무를 신청하면, 학생지원부는 총무부에 해당 업무 지원을 요청한다. 박용민 총무부 과장은 “응원단의 안전을 위해 무대 비품 점검을 가장 먼저 실시한다”며 “깔끔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매년 페인트칠을 새로 한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프로리그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무대 설치와 철거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밤새 응원단상과 무대를 설치하는 실무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덧붙였다.

 

정기전에 열정과 흥을 더한다, 응원단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7월. 여름방학의 시작을 같이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본교 응원단이다. 동작부, 기수부(Young Tigers), 음악부(Elise), 기획진으로 이뤄진 응원단은 정기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응원단은 방학동안 세 차례에 걸친 훈련을 진행한다. 1차 훈련에선 동작부와 기수부는 기초체력을 기르고 음악부는 기본 응원곡을 익힌다. 2차 훈련은 합숙훈련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강원도 낙산에서 응원단의 화합과 팀워크를 다졌다. 설악산 등반, 마라톤을 통해 기초체력 증진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3차 훈련에서 음악부는 신곡 작업에 들어간다. 동작부와 기수부는 신곡에 맞는 동작과 가사를 구상한다. 이후 합동훈련과 리허설을 통해 정기전 준비 최종 마무리에 나선다.

  동작부 응원단원 장용현(정보대 컴퓨터15) 씨는 “올해 여름이 유난히 더워 연습하는데 더 힘들었지만, 동기들과 함께 서로 다독이고 의지하며 그 과정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안경환 응원단 총기획은 “뜻 깊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처음엔 부담이 많았지만, 체육국과 학생지원부 등 학내 단체들과 ‘호응회(응원단 교우회)’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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