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무 정지된 박세훈 안암총학생회장과 안소현 부총학생회장이 탄핵안 부의 여부를 논하는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10월 31일 열린 ‘2016 3차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장=하원상·이서호, 전학대회)에서 안암총학생회장단의 탄핵을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10월 26일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시국선언 웹자보가 논란이 되며, 안암총학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인 ‘고파스’에서 탄핵안 발의를 위한 서명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27일 38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됐고, 이에 따라 10월 31일 임시 전학대회가 소집됐다.

  전학대회에서 탄핵안을 대표로 발의한 이상훈(이과대 지구환경09) 씨는 탄핵안 찬성 근거로 안암총학생회장단이 임기 동안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례로 △5월 대동제 기간 소음 문제 △사이버고연전, 디럭스와 상의 없이 총학 단독 준비 △중앙광장 열람실 축소·이전 논란 △시국선언문 표어와 연명단체 논란 등을 들었다. 이를 이어 박세훈 회장과 유종헌 중앙집행위원장이 사실관계에 대한 소명을 진행했다.

  특히 사이버고연전 논란의 경우, 외부 기업과 안암총학이 기획한 행사가 기존에 게임동아리 디럭스가 진행하던 사이버고연전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며 학생들에게 혼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훈 씨는 “총학생회장단이 사과문 게시에 그쳤을 뿐, 디럭스에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10월 14일 이정수 디럭스 부회장이 사이버고연전이 열리기 직전 총학생회장단이 동아리 부원을 직접 찾아와 사과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글을 남겨 고파스 내에서 논란이 컸다. 유종헌 집행위원장은 집행부 내부에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긴 문제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유 위원장은 “다만 집행부의 잘못이 총학생회장단의 탄핵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선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동제 기간 소음 문제는 본지 기사에서 5월 대동제 소음 문제 대처 방안에 대해 최지수 축제준비위원장이 “기획자의 입장에서 축제 기간인 만큼 소음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는 전제 하에 공연이나 주점 등을 진행한다”는 멘트가 실려 발생했다. 안암총학생회장단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6월 중 사과문을 게시했다. 유종헌 집행위원장은 “해당 멘트가 기사 속에 맥락이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시국선언문과 관련해선 안암총학이 시국선언문 표어에 대한 학생들의 피드백이 많았는데도  이를 수용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됐다. 당일 열린 38차 중운위에서 고준우 동아리연합회 인문과학 분과장의 도움을 받아 시국선언문을 작성한 사실이 학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총학생회장단이 아닌 사람이 시국선언문을 썼다는 사실로 인해 또 한 차례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박세훈 회장은 전학대회 전 개인 페이스북과 오프라인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학생 대표자들은 탄핵안을 부의하는 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 마지막에서야 부의 여부에 대한 대표자들의 입장이 조금씩 드러났다. 박민정 애기능동아리연합회(회장=박민정, 애동연) 회장은 부의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 박 회장은 동아리 디럭스가 애동연에 속한 만큼 애동연 내에 사이버고연전 논란을 이유로 탄핵을 지지하는 여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정 회장은 “그러나 탄핵보다는 안암총학이 명확하게 사과하고 차후 재발방지 대책 등을 세우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도 있었다”며 “탄핵안 부의에 반대하나 소통창구의 개선사항 등을 차기 총학생회장단에게 인수인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이동미 영어교육과 학생회장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뒤 학생총회·학생총투표 등의 방식을 통해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탄핵안 부의에 찬성했다.

  찬반 양측의 근거가 정리되며 이서호 의장은 새벽 5시 표결을 진행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23표, 반대 34표, 기권 9표로 부의안은 부결됐다. 전학대회 결과에 대해 신창섭 사범대 학생회장은 “일부 커뮤니티에서 일방적으로 총학 ‘편들기’를 일삼는 대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는 게시물을 봤지만, 찬성 23표의 결과는 꽤나 유의미한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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