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8 09:56 (금)
'공익성'이 협동조합의 정체성
'공익성'이 협동조합의 정체성
  • 이민준 기자
  • 승인 2017.03.20 0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은 UN에서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였다. 빈곤해결, 일자리창출, 사회통합 등 협동조합이 가진 사회적 역할을 되짚으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같은 해 1월, 한국에선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됐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의 설립·운영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한다. 이를 통해 자주·자립·자치를 추진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6년 차인 올해, 전국엔 1만 1011개의 협동조합이 구성됐다. 단순한 가내수공업부터 대안적 경제공동체까지 협동조합은 폭넓은 역할을 수행 중이다.

  협동조합, 기업과는 다르다
  한국의 협동조합은 국제협동조합연맹의 7대 원칙을 따른다. 7대 원칙에는 △자발적, 개방적 조합원 제도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 훈련 및 정보 제공 △협동조합 간 협동 △지역사회 기여가 있다. 협동조합은 이윤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업과 같은 선상에 있으나, 세부적인 체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협동조합 경영의 핵심은 ‘1인 1표’에 있다. 협동조합 내 모든 조합원은 조합 내에서 동일한 의결권을 갖는다. 통상적으로 기업 내에서 의결권이 보유 주식 지분에 따라 결정되는 것과는 상이하다. 이는 협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가능케 한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협동조합은 주로 지역과 연계해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지역 자원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는 대표사례로 협동조합온리(이사장=김명진, 온리)를 소개하고 있다. 지역 내 폐자원을 모아 수공예 제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작품 제작에는 노인, 저소득층 등 사회 소외계층이 참여하고 있다. 온리 측은 “지역 안에서 대중을 향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역 내 골목 프로젝트나 전통 컨텐츠 디자인 등 지역 활성화 활동이 중심이 될 것”이라 말했다.

  협동조합의 재원은 주로 조합원의 출자금과 사회적 후원금을 바탕으로 한다. 자본금 중 일부는 조합에서 공동재산으로 소유하며, 출자배당이 있는 경우 가입할 당시 출자액을 바탕으로 수익을 제한적으로 배당받는다. 잉여금은 유보금 적립, 활동 지원 등에 이용된다.

  사회적 협동조합, 무엇이 다른가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구성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영리 추구 여부다. 일반 협동조합은 금융, 보험업 이외의 업종·분야에 제한 없이 설립이 가능하며,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조합원들은 이용실적 및 출자규모에 따라 배당을 나눈다. 이와 달리 사회적 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으로, 공익사업을 40% 이상 수행해야 한다. 조합원에 잉여금 배당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도 차이다. 잉여금의 30% 이상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이외 잉여금은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철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은 “조합원에게 배당이 없는 대신 사회적 협동조합의 고용안정성은 높은 편”이라며 “잉여금을 통해 조합 내 근로자 처우에 투자가 많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활동 중인 한 조합원은 “일반협동조합과 사회적 협동조합의 뿌리는 같지만, 사회적 협동조합에 훨씬 엄격한 규정이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다”며 “두 조합의 차이는 공익성을 전면에 내세우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운영에 어려움 겪기도
  일부 사회적 협동조합은 재원 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초기 자본 형성이 어렵고 직접 수익을 벌어들이는 구조가 정착될 때까지의 부담이 커서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배당이 금지된 만큼 초기 출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난관을 겪고 있다. ‘함께살이성북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이소영, 함께살이)은 지역 내 마을공동체와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014년 10월 설립됐다. 성북구 마을 사회적 경제센터(센터장=양현준, 마을센터)에서 출범한 함께살이는 마을센터와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5년부터 함께살이에서 마을센터의 수탁사무를 맡는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설립 4년 차인 지금도 직접사업을 통한 재원 확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현준 센터장은 “재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조합원 확장을 통한 출자금과 후원금이 차지하고 있다”며 “법인의 재정 확충 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화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철선 연구원은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조합을 설립하기 이전에 충분한 고민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활동 중인 한 조합원은 “사회적 협동조합은 배당이 금지돼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며 “설립 초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 또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