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포용하지 못하고 내뱉는 구토사회"
"소수자 포용하지 못하고 내뱉는 구토사회"
  • 구자원 기자
  • 승인 2017.08.0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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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 제92조6 폐지안 대표발의자 김종대 국회의원 인터뷰

“군형법 제92조6 폐지안을 대표 발의한 김종대 의원입니다!” 14일 열린 한국퀴어문 화축제 개막식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깜짝 축사자로 등장했다. 김종대 의원은 개막식 참가자들에게 “성소수자로서 행복을 누릴 가치와 인격, 인권이 있다고 당당히 외쳐 달라”며 “법안이 통과되는 그날 이곳에서 다시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의 푸른 잔디밭 위에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국방전문가’로 불리는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은 차별 금지법을 제정해 군대 내에서는 물론 모든 차별을 법률로 금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군형법 제92조6 폐지안을 대표 발의하게 된 계기는
“개인 소견과 당론 부합 그리고 국방위원회 소속이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졌다. 군인권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해오면서 군의 성소수자 차별조항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재 속한 정의당은 원내정당 중 유일하게 성소수자 위원회를 설치해 성소수자 인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이에 당내에선 해당 조항 폐지를 추진하는 것이 확정된 바였다. 또한 군형법 개정안 심의 소관인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기도 해 사실상 대표 발의 적임자였다. 개정안 발의 준비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는데, 발의 전에 A 대위 유죄판결 등의 사건이 발생해 시기가 맞았다.”


- 개정안을 발의하기까지 과정은
“법안 발의에 필요한 열 명의 국회의원이 모이기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의원실마다 공문을 보내고 참여를 부탁했지만 열 명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형법 제92조6 폐지안에 서명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정치적 자살행위’라 여겨져서다.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도 서명을 꺼리는 실정이다. 그렇게 애태우던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몇 분이 서명해줘 법안을 발의할 수 있었다. 발의 이후엔 법안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와 보수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발의에 참여한 일부 국회의원의 지역구에는 곳곳에 항의 플래카드가 붙었고, 하루 평균 6000통의 항의 전화와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 발의안 의결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나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그리 밝지 않다. 하지만 폐지안 발의만으로도 거센 항의가 빗발치는 우리 사회에 하나의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군형법 제92조6 폐지를 위해서는 헌법재판소와 입법부 두 곳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다만 법률의 위헌성을 따지는 헌법재판은 최후의 수단이기에, 국회에서 독소조항을 우선 개정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군형법 제92조6 폐지안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우리 사회는 관용을 기준으로 봤을 때 후진적이다. 고통받는 소수를 위한 입법이 성공한 적이 없다. 이자스민 법, 탈북자 지위 향상법, 세월호 특별법 등이 그 예다. 소수를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다수에게도 이익임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떤 정의로운 법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다. 소수를 배제해야 자신의 이익이 지켜진다고 믿는 다수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나친 경쟁적 사고에 기인한 잘못된 생각이다. 다수와 소수,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은 만들어진 관념에 불과하다. 우리는 누구나 낙오되고 변두리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소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군형법 제92조6 폐지안 역시 마찬가지다.
성소수자들이 비정상적이고 위험하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한, ‘비정상’인 동성애를 장려해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란 여론이 계속될 거다. 이는 분명한 허위의식이다. 차별에 찬성한 적 없다고 하는 분들의 경우에도 결국 다수는 차별에 찬성하고 있다.”


- 관용 사회를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가
“진보 정당인으로서 차별 금지법을 제정해 모든 차별요소를 거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다른 집단을 소화시키지 못하고 내뱉는, 구토하는 사회다. 수년 전부터 성별, 성적 취향, 계층 등 우리 사회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차별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헌법에도 명시된다면 사회 규범이 정착될 것이다. 결국 약자와 소수자를 포용하고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흡수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소수를 이해함으로써 개인은 세상을 넓고 깊게 바라보는 관점을, 사회는 풍요로운 사회의식 생태계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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