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3 16:09 (수)
[Job談] ④ 교정공무원 “사회방위 최후의 보루를 지키는 교정공무원”
[Job談] ④ 교정공무원 “사회방위 최후의 보루를 지키는 교정공무원”
  • 구보민 기자
  • 승인 2017.11.27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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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잡담 [Job;談]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습니다. 본지는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직업인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자 새로운 코너인 '잡담(Job;談)'을 선보입니다.

 

④ 교정공무원

광주지방교정청 김응분 총무과장 인터뷰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교정시설은 어두컴컴하고 고독하다. 수형자를 교화하는 교정공무원 역시 악독한 사람처럼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실제 교정시설의 전경은 영화 속 장면과는 많이 다르다. 교정공무원은 수형자를 ‘인간답게’ 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교정·교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접촉하는 경찰이나 소방관과 달리, 교정시설은 형이 확정돼야 비로소 접할 수 있기에 실체가 왜곡되기 쉽다.
교도소는 사회방위의 최후 보루다. 교정공무원이 한 명이라도 업무를 소홀히 해 수형자가 도망친다면 온 국민이 공포에 떨게 된다. 국민들이 두 다리를 펴고 잠을 잘 수 있도록,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광주지방교정청 김응분 총무과장을 만났다.

 

- 교정공무원의 근무 환경은
“교정공무원은 수형자의 형 집행을 담당합니다. 흔히 ‘교정공무원’하면 연상되는 범죄자 구금 업무뿐만 아니라, 수형자가 사회로 ‘잘’ 돌아가도록 돕는 업무까지 맡습니다. 사회로 돌아갔을 때 재범을 일으키지 않고, 건강한 시민으로 살도록 말이죠. 범죄자를 구금·확보하는 데에만 집중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성폭력, 범죄, 도박 등을 왜 반복하는지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전국에는 규모와 경비 등급이 각기 다른 52개의 교정기관이 있습니다. 경비등급은 S1에서 S4까지 있는데, S3나 S4급에서 근무할 경우 죄질이 잔인하거나 비인간적이었던 범죄자를 상대해야 하므로 업무강도가 높습니다. S4에 구금되어 있는 수형자의 경우 대부분은 장기형을 받아 미래가 없는 생활을 보내기 때문에 교정공무원의 지도에 따르지 않기도 합니다. 반면 죄가 가볍거나 곧 출소할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방교도소가 운영되는데, 여기는 수용인원도 적고, 운영방식도 자율적입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도주의 위험이 적으며, 가석방도 비교적 빈번하게 이뤄져 덜 힘듭니다.

교정공무원들은 여러 지역의 교도소를 순환합니다. 예전에는 간부가 아닌 교정공무원이 지역을 이동하는 사례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7급만 돼도 다른 교도소로 전출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살다보니 외롭기도 하고 관사가 부족해 주거지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도소마다의 애로사항과 체계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교정공무원만의 매력이 있다면
“모든 업무에 봉사정신이 깃들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힘든 삶의 여정을 겪어온 수형자들을 위해 교정공무원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참 많습니다. 봉사정신이나 책임감이 없다면 그들을 가둬두는 업무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도관의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라는 말 한 마디에 마음을 다잡는 수형자들을 보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교정공무원은 선생님, 성직자, 정신과의사 등 여러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무수하게 부여된 역할들을 감당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1995년 부산으로 발령받았을 때 같은 시기에 입소한 수형자입니다. 그 수형자는 채권자를 살인해 무기형을 받았습니다. 입소 초반 그 수형자는 다른 수형자들과 싸우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그와 꾸준히 상담하면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후에 그는 작업장에서도 최고 책임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결국 20년으로 감형됐습니다. 그가 보낸 편지도 수십 통이 되는데, 제가 돌봐준 덕분에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변하기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을 응원해줬던 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노력했다는 말에 감동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쌓여가는 연륜에 업무가 더 재미있어진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40대만 되도 은퇴합니다. 하지만 교정공무원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업무를 더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갈수록 얻는 지혜는 교정공무원이 수형자를 더 잘 이해하도록 합니다. 저는 처음에 소년수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부모가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서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부모가 되면서 내 배로 난 아이라고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인간에 대한 통찰은 수형자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수형자들을 미워하기 보다는 사랑해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길 때 우리도 모르는 인간적인 성숙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 업무상 힘든 점은 무엇인가
“총무과, 사회복귀과 등은 일반적인 사무직의 근무시간을 따르지만, 보안과의 경우 야간에도 수용관리를 계속해야 하다보니까 4부제를 사용해 24시간 근무를 합니다. 그러면 주말이나 명절 또는 중이라도 야간에 근무가 걸리게 됩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명절에 참여할 수가 없고 친구들과의 약속에도 제약이 생깁니다. 야간근무 때문에 육체적인 피로도가 증가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업무시간을 잘 조율하여 평일에 여가를 즐긴다거나 취미활동 등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개인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교도소에는 정신 질환자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징역의 의미를 몰라서 밤에도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요. 그러면 다른 수형자들이 수면을 취하기 힘든데 이럴 경우 어떻게 관리를 하고 대해야 하는지 속수무책입니다. 정신과 의사들의 주사 처방이 필요한 사람들을 이곳에서 징역을 집행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곤 해요. 또는 죄를 인정하지 않고 억울하다고 말하며 출소할 때까지 직원들에게 반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분노지수가 너무 높아서 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의심하며 교정·교화를 다 거부하는 경우도 있죠. 그럴 때면 교정공무원은 어떤 방법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지 너무 어렵고 힘듭니다.

가치판단을 하는 과정이 무겁고 곤혹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전체 수용관리의 측면에서는 이 사람들에게 벌을 주는 것이 맞는데, 수형자 개인의 측면에서는 용서를 해주는 게 더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어디에 가치를 두고 내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판단을 내릴 때 굉장히 외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 현재 교정공무원 여성 비율은 어떻습니까
“전국에 교정공무원이 1만6000명 정도 되는데 그중 여성은 7.5%뿐입니다. 범죄자는 남성이 더 많습니다. 약 5만8000명 정도 되는 범죄자들 중 여성은 5.8%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수용자는 여성이 관리하고 남성 수용자는 남성이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고착화되다보니까 여성 교정공무원에 대한 수요가 적죠. 남자 교도관을 300명 뽑는다면 여성 교도관은 20명밖에 안 뽑습니다. 그러다보니 여성이 합격하려면 남성보다 훨씬 더 높은 성적을 받아야 하고, 실력이 더 좋더라도 뽑히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죠. 그래서 여성의 경우 교정공무원을 지원할 엄두를 못 내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성들이 배치되는 업무 영역이 다양하지 않아 우수한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을 못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여성 교정공무원이 남성 수형자의 교정시설에 배치되는 경우도 있어 업무 영역이 훨씬 넓습니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교정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정 본부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사고의 우려, 성적인 문제 등으로 과감하게 변화의 결단을 내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 교정공무원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정공무원은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입니다. 우리나라 교정이 시설 등 하드웨어는 많이 발전했지만,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수형자를 구금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조금이라도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 교정 문화를 바라보면 앞으로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청년들이 이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수형자 한 명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일 년에 약 2000만 원입니다. 교정·교화를 통해 재범을 막는 것만으로도 많은 세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사람’을 편견 없이 좋아하실 수 있는 청년이라면 교정공무원의 업무에 잘 적응할거라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수형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그들의 아픈 부분들을 나누고 치료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철한 준법정신도 중요합니다. 교정공무원이 모범을 보인다면, 수형자들이 준법정신을 익혀나가는 밑거름이 될 거예요. 교정공무원이 숨 쉬고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교정·교화의 과정입니다. 수형자가 출소해서 닮고 싶은 롤모델이 돼주기 위해 교정공무원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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