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관에 위치한 남학생휴게실에 온갖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여기 자라고 만들어 둔 건가요?” “토한 건 치웁시다!” 본교 홍보관 2층에 위치한 남학생휴게실에 적힌 불만 사항이다. 서울캠에는 애기능생활관 302호와 홍보관 A214호를 비롯해 4곳의 남학생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세종캠에도 학생회관 219호에 남학생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일부 남학생휴게실은 관리 소홀과 무책임한 사용 태도로 인해 위생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관리주체 오인했던 총학생회
  
애기능생활관에 위치한 남학생휴게실은 66m² 면적에 6개의 2층 침대와 암막 커튼이 설치돼 있다. 평소 남학생휴게실을 이용하는 이바울(공과대 건축사회환경17) 씨는 “커튼도 있고 침대도 질이 좋아 편안히 쉴 수 있다”며 “누워 자고 싶을 때 사용하기 적합한 공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학생휴게실의 위생 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편도원(공과대 신소재13) 씨는 “침구류 세탁과 청소가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관리 체계가 체계적이지 않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애기능생활관 남학생휴게실은 2013년 11월 당시 서울총학생회 교육복지국 휴게실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신설됐다. 따라서 관리 책임도 총학생회에 있다. 그러나 서울총학생회(회장=이승준, 서울총학)는 지난 10월까지 남학생 휴게실을 관리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박건후 복지문화국장은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 6개월에 한 번꼴로 침구류 세탁만 했다”며 “2014년 총학생회 탄핵 당시 시설 관리 의무가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관리와 홍보 모두 소홀했던 문과대
  
홍보관 남학생휴게실은 문과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실로 A214호에 있다. 현재 A214호의 관리 주체는 ‘녹두문대’로 등록돼 있다. 따라서 문과대 학생회(회장=김민경)에 공간 관리 책임이 있다. 하지만 문과대학 학생회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다 학생들이 무책임하게 사용해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홍보관 남학생휴게실 바닥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이불도 관리가 안 된 채 널브러져 있다. 안진엽(문과대 불문17) 씨는 “방이 지저분하고 정리가 잘 안 된 상태”라며 “이불 개수도 적고 방도 너무 좁다”고 말했다. 김민경 문과대 학생회장은 “휴게실을 정기적으로 관리하진 않고 때때로 방문해 청소하고 있다”며 “임기 중 시설 확충 건의가 학생회로 들어온 적은 없다”고 밝혔다.

  홍보관 남학생휴게실은 관리도 부실하지만,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과대 학생회는 당선 초 홍보관 휴게실을 정리한 후 4월 26일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청소 사실을 공지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 휴게실의 위치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최문영(문과대 영문16) 씨는 “남학생 휴게실에 대한 정보를 카톡방 외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한 바가 없다”며 “주위 친구들이 휴게실에 가는 걸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경 회장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시설이라 따로 홍보를 진행하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홍보관 남학생휴게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책임감 있는 사용 태도도 요구된다. 사용 후 뒷정리를 하지 않아 타 학생들의 이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휴게실 문 안쪽 면에는 무질서한 사용을 비난하는 말들이 수도 없이 적혀 있다. 김민경 회장은 “학기 초 누군가 토해놓고 갔다는 제보가 들어와 학생회에서 치운 적 있다”고 말했다. 허성(문과대 불문17) 씨는 “사람들이 사용한 후 방을 치우지 않아 불편했다”며 “휴게실의 환경과 시설 사용에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잘 관리될 경우 수요 많아
  
세종캠 학생회관에 위치한 남학생휴게실은 서울캠에 비해 관리가 잘 돼 학생들이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2층 침대 두 개와 의자, 수도시설 등이 갖춰진 남학생 휴게실은 총예비역회(회장=이명훈)가 매일 점검하고 청소한다. 침구류도 총예비역회가 3주마다 세탁하고 있다. 이용하는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남학생휴게실을 사용한다는 채호준(문화대 국제스포츠16) 씨는 “공강 때 주로 사용한다”며 “24시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주영후(정책대 정부행정11) 씨는 “1박을 하는 사람도 자주 있고,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이용하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며 “쾌적한 휴식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대도 작년 총학생회 공약으로 남학생휴게실이 생긴 뒤 학생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국민대 총학생회(회장=이태준, 공감)는 매일 아침 9시와 오후 6시에 출입관리를 점검하며 청소를 한다. 이준용(국민대 국제경영15) 씨는 “휴게실을 사용할 때마다 청결 상태가 좋아 관리가 상당히 잘 되고 있음을 느꼈다”며 “이용하러 갈 때마다 대부분의 침대가 사용 중이었다”고 말했다. 국민대 총학생회 집행부 측은 “휴게실을 찾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며 “남학생휴게실을 추가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박문정·진현준 기자 press@
사진│이명오 기자 myeon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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