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윤(경상대 경제16) 씨는 동국대 군 휴학 중인 다른 병사가 부대에서 학위강좌를 듣고 학점을 이수하는 걸 보고 군 e-러닝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본교 강좌를 알아본 결과 개설 강좌가 단 하나밖에 없었다. 군인 신분에는 오프라인 시험도 부담스럽다. 좋은 제도라 생각했지만 결국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MOOC강좌의 하나인 군 e-러닝은 국방부가 복무 중인 장병들의 학습욕구 충족과 자기계발 도모를 위해 시행한 원격강좌 서비스로, 일반강좌와 학위강좌로 구성된다. 어학, 자격증 등을 무료로 이수할 수 있는 일반강좌와 달리, 학위강좌의 경우 군 복무 중 소속 대학에서 인정하는 학점을 학기당 6학점까지 취득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것은 2007년부터지만 본교는 서울캠에서 작년 2학기부터 실시해 총 38건의 수강신청이 있었다. 세종캠의 경우 이번 학기부터 강좌가 개설돼 시행된다. 해당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군복무 기간에 학업을 수행해 전역 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강석정(글비대 한국학13) 씨는 “군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버린다는 생각이 줄고 군대에서 학점을 조금이라도 따면 복학 후 좀 더 여유로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행 초인만큼 실효성을 비롯한 여러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적은 강좌 수, 비싼 강의료, 현실적으로 조정이 어려운 오프라인 시험이 꼽힌다. 본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수에 비해 개설된 강좌 수는 아직 부족하다. 이번 학기 개설된 강좌는 서울캠에 4과목, 세종캠이 1과목이다. 서울캠에 개설된 강좌는 ‘대운하를 통해 본 중국정치경제사’(역사교육과 핵심교양), ‘이동통신공학’(전기전자공학부 전공선택), ‘데이터과학기초’(전기전자공학부 전공선택), ‘민법’(법학전문대학원 전공선택)이다. 세종캠에는 ‘셰익스피어’(영미학전공 전공선택)가 개설됐다. 개설과목이 전공선택에 집중돼 해당 학과 소속이 아닌 학생들은 사실상 들을 기회가 없는 것이다. 하나만 운영되는 세종캠의 학생들은 강좌를 고를 선택지도 없는 셈이다. 서울캠과 세종캠 간 학점교류도 불가능하다. 서동민(공과대 신소재17) 씨는 “군 e-러닝은 매우 좋은 제도임에도 아직 제대로 활성화가 되지 않아 아쉽다”며 “수강과목 폭을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군복무자가 받는 월급에 비해 강의료가 비싸다는 점도 지적된다. 군 e-러닝 개설과목 강의료는 1학점 당 10만7900원으로 계절학기와 동일하게 책정된다. 2018년 기준 군인 월급이 대략 30~40만 원임을 고려했을 때, 한 과목을 수강할 경우 한 달 월급을 웃도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박상윤 씨는 “지급받는 월급에 비해서 좀 큰 금액이 아닌가 싶어서 부담스러워하는 병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시험도 애로사항이다. 본교의 경우 평가는 반드시 오프라인 시험(P/F)으로 치러지도록 학칙에 규정하고 있다. 수강생 개인의 부대 일정에 맞춰 휴가를 조정해야 하며, 훈련 등으로 불가피한 경우 교수와의 사전 협조 후 시험이 치러진다. 박상윤 씨는 “휴가 조정의 경우 지휘관의 재량이므로, 군인 신분에서 군대 일정에 먼저 맞추는 게 우선”이라며 군 e-러닝을 선뜻 수강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수들의 더욱 활발한 참여를 통해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대연(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교수법에 익숙한 교수들이 군 e-러닝을 포함한 온라인 강의 개발에 거부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성수·엄지현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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